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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단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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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4월 <[큰글자도서] 세계는 이렇게 바뀐다>

단요

사람 한 명과 함께 강원도에서 살고 있다. 사람이 사람이라서 생기는 이야기들을 즐겨 쓴다. 2022년부터 작품 활동을 시작했으며, 장편소설 『다이브』 『마녀가 되는 주문』 『인버스』 『개의 설계사』 『세계는 이렇게 바뀐다』를 펴냈다. 2023년 <문윤성SF문학상>과 <박지리문학상>을 동시에 수상했다.  

대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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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내역

저자의 말

<개의 설계사> - 2023년 6월  더보기

“그렇게 써도 된다”는 확답 우선 한국 SF에 대한 이야기부터 하겠습니다. 제가 느끼기에는 세 개의 테마가 벤 다이어그램처럼 겹친 채 최신 한국 SF의 주류 영토를 이룬 듯합니다. 하나는 연대와 다정함, 공감, 선의, 환대, 돌봄, 다양성, 소수자 등 각광받는 진보적 수사가 휴머니즘과 어우러지는 영역입니다. 둘째는 SF의 도구를 알레고리로 사용하여 지금 여기의 문제를 직설적으로 말하는, ‘참여 SF’라고 칭할 법한 영역입니다. 셋째는 관료제나 대학원생이나 직장인이 중심축으로 등장하고, 일상적인 한국인의 삶에 약간의 트위스트를 주는 방식으로 소소한 감정의 진폭을 자아내는 영역입니다. 셋째에 대해서는 ‘일상 사회파’ 혹은 ‘관료제/사회 드라마’ 같은 이름을 붙이고 싶은데, 자의적인 분류와 작명이니까 깊이 다루진 않겠습니다. 하여간 벤 다이어그램 바깥에서 뉴웨이브나 황금기 스타일을 구사하는 작품도 있지만, 대중적인 호응을 얻거나 문학상 등을 통해 스포트라이트를 얻는 작품들은 대체로 저 범주에 속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런데 개인적으로는 그 정서가 거의 와닿지 않았고, 겪어온 삶 또한 거기에서 제시하는 것과는 큰 차이가 있었습니다. 다소 혼란을 느꼈지요. “내 현실 인식과 세계관이 잘못된 것인가? 독자에게 소구하기 위해서는 이런 것을 이런 방식으로 다뤄야 하는 것인가?” 그래서 거기에 부합하는 글을 써 보기도 했는데 결국엔 저 자신에게 솔직해지는 것이 가장 낫다는 결론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수상은 “그렇게 써도 된다”는 확답으로 느껴지기도 합니다. * 움베르토 에코가 쓴 칼럼이 하나 있습니다. 〈유명인을 만났을 때 반응하는 방법〉이라는 제목으로, 한국에도 번역되어 있지요. 내용은 사람들이 친분 없는 유명인을 마주칠 때 얼마나 무례해지느냐에 대한 것인데, 사실 유명세라는 단어에서 알 수 있다시피 알려진다는 건 언제나 좋은 일은 아닙니다. 호감에 기반한 관심조차 나쁜 방향으로 작용할 때가 많습니다. 요컨대 저는 애정과 호감이 반드시 선하거나 좋은 감정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부끄러움을 모르는 명분이라는 면에서는 더욱 나쁜 것 같기도 합니다. 예컨대 사람은 자신이 타인에게 호의와 애정을 표현하는 것이 그 자체로 은혜라고, 혹은 일종의 청구권이라고 여기는 경향이 있습니다. “내가 너를 이렇게 좋아해서 이만큼 힘드므로 나는 네게 이 정도는 요구할 수 있다”와 같은 태도는 꽤 흔하지요. 한편으로는 “내가 이렇게 널 좋아했는데 나를 실망시켜?”와 같은 기묘한 권리의식이 있고, 좋아함의 형상에 맞추어 상대를 좌지우지하려는 경향까지 나타나기도 합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아주 당당하게도, 호감과 선의를 근거로 제시합니다. 물론 이런 일에 대해서는 뒤틀린 애정이나 어그러진 사랑이라는 수사가 적용되긴 하는데, 그런 식으로 우회로를 만들면 세상에 잘못된 감정이란 없을 겁니다. 분노 같은 것조차도 그렇습니다. 의분이라는 단어에서 알 수 있다시피 분노는 의로운 행동의 동기이자 연료가 되고 해방 운동에 강력한 동력을 제공하니까요. 생산성에도 도움이 되고요. 그러니까 홧김에 사람을 죽인 일에 잘못된 분노라는 라벨링을 붙이면 어떨까요? 솔직히 말장난처럼 들립니다. 뒤틀린 애정이라는 수사학도 마찬가지지요. 따라서 여러 가지 동기가 있습니다만, 결국엔 소설을 통해 감정과 애정의 본질적인 징그러움이 윤리와 어떻게 뒤엉키는지를 그려내고 싶었던 것 같습니다. 이때 방점의 상당 부분이 윤리에 찍혀 있기 때문에, 소설의 테마는 감정의 윤리, 영원한 타자의 윤리라고도 할 수 있겠습니다.

- 제3회 문윤성 SF 문학상 수상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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