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위에서 나는 메모했다. 기차 안에서, 바람 아래에서, 모텔 베란다에서, 늦은 밤의 어두운 카페에서, 눈 내린 자작나무 숲에서, 수도원의 종소리 아래에서 나는 나의 내면을 엿볼 수 있었다. 그것은 내가 생활에서 발견하지 못한 것들이었다. 날짜 변경선을 지나며 우리 인생의 덧없는 하루에 대해 생각해보기도 했다. 사막에서는 결국 우리 모두는 각자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풍경을 정신의 흔적이라고 한다면 이 책에 실린 짧은 교감의 기록도 풍경이라 불러도 무방하리라. 내가 당신에게 보여주는 낯선 풍경이 당신에게 새의 발자국 같은 위로가 되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