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초 홍명희는 한국소설사상 기념비적인 걸작 <임꺽정>의 작가이자 식민지시기 최대의 민족운동 단체 신간회를 이끈 민족지도자였다. 이 책은 그의 삶의 궤적을 추적함으로써 조선조 말부터 식민지시기를 거쳐 분단시기에 이르는 격동기 우리 역사의 한 중대한 공백을 메우려는 시도이다.
벽초를 연구하는 동안 나는 참으로 행복했고 많은 것을 배웠다. 문학 연구의 좁은 테두리 안에 머물러 있던 나는, 작가이자 동시에 민족지도자로서 한국 근현대사의 격변의 한복판을 통과해 온 벽초의 삶을 연구하느라 전공 영역을 넘어서는 숱한 중요한 과제들과 맞닥뜨리는 사이에 학문적인 시야가 전에 비할 수 없이 넓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