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듐 걸스(Radium Girls) 이야기
1917년 미국, 야광 시계 공장에서는 수많은 10대 소녀들이 일했습니다. 소녀들은 매일 입술로 붓을 뾰족하게 만들어, 시계 야광판을 하루에 무려 250번 정도나 칠했습니다. 하지만 당시 사람들은 붓에 묻은 야광 물질이 얼마나 위험한지 전혀 몰랐습니다.
그 야광 물질은 바로 우리가 알고 있는 방사능 물질 ‘라듐’이었습니다. 하지만 당시에는 라듐이 몸에 좋다는 잘못된 인식을 갖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소녀들은 야광 물질을 머리카락이나 손톱이나 이에 바르고 심지어 우유에도 타 먹었습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많은 여공들은 다리뼈가 으스러지고 아래턱이 통째로 빠지는 등 끔찍한 병에 걸리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회사들은 이 사실을 숨기고 책임을 회피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많은 소녀들이 아까운 생명을 잃었습니다.
이후 소녀들의 죽음은 방사능 물질의 위험성을 알리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또한 미국 내 노동자의 권리를 향상시키는 데 큰 영향을 주었습니다.
라듐 걸스는 10년이 넘는 긴 싸움 끝에 산업재해를 인정받았습니다. 소녀들은 이미 죽을 운명인 것을 알면서도, 더 이상의 희생이 없기를 바라는 마음에 마지막 순간까지 최선을 다했습니다. 그리고 죽은 뒤에도 연구를 위해 자신의 몸을 아낌없이 기증했습니다.
이 책에는 무겁거나 슬픈 장면이 하나도 없습니다. 소녀들의 용기와 희생으로 더 나은 세상이 될 수 있었다는 것을, 결코 소녀들의 죽음이 헛되지 않았다는 것을 알리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부디 하늘에서는 소녀들이 건강하고 즐겁고 자유롭기를 바랍니다. 이 책을 과거와 현재의 모든 라듐 걸스에게 바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