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지 않는 일기예보처럼
언어의 기후는 늘 다른 동네에서만 비를 내린다.
흠뻑 젖은 사람들이 서로 다른 현실로 울먹일 때
생애의 몇 퍼센트쯤 강물에 담근 적이 있다고 말했다.
골목에 찍힌 젖은 발자국이 말라가는 동안 나는
슬픔이란 모국어를 시늉하곤 한다.
그중 몇몇은 필요 이상의 성량을 보태거나 술주정이 되었다.
희미한 기억들 일부가 용케도 시편이 되었지만
어느 것이든 역사적 차이는 없었다.
표정과 몸짓이 미흡할수록 가책보다 안도를 느낀다.
가능성을 이야기하지 않아도
어제는 살아있어야 했으므로
누군가의 슬픔은 비공식적인 호흡이어야 했으므로
어제처럼 계절이 바뀌면
젖은 행렬이 가슴께로 들어온다.
오늘도, 내일도
뾰족한 것들은 오래된 취기가 맺힐 것이다.
찌르고 찔리면서 떨어진 핏물을 마시고
이 땅의 시간도 검푸른 바다로 흘러나간다.
물고기와 사람 사이에서
시의 체온에 가까운 종족을 찾기로 한다.
2022년 5월
일더위가 뿌듯해질 무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