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공직생활을 끝내고 이제부터 내가 해야 할 일을 생각해 보았다. 그러다 서슴없이 결정을 내렸다. 내가 그처럼 갈망하던 소설을 써야 한다고. 나는 이제껏 작가의 뒤만 따라다니며 그들의 창작기법이나 사상을 연구하는데 생을 바쳤으나, 이제부터는 내가 작가가 되어 남이 나의 뒤를 따라오게 해야겠다는 생각을 한 것이다.
이번 소설집에는 일단 10편의 단편소설만 골라 실었다. 어떤 것은 나를 연상케 하는 내용도 있고, 어떤 것은 SF소설도 있으나 모두 순수창작임을 밝혀둔다. 역사물이 하나 있는데 이것은 역사소설이 대개 칠실삼허임을 감안하여 허구 3할을 섞어 쓴 팩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