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딘

헤더배너
해리 세트 - 전2권 스케일 : 생물.도시.기업의.. 인생 우화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트위터로 보내기
"<도가니> 공지영, 다시 무진으로"
해리 세트 - 전2권
공지영 지음 / 해냄
장바구니 담기자세히 보기100자평 쓰기
"그 가을의 모든 새벽마다 안개는 무진(霧津)의 바다로부터 육지로 상륙했다." <도가니> 공지영이 다시 무진을 본다. 안개로 해조차 빛을 드러내지 못하는 곳. 진보적 성향의 뉴스 매체에서 기사를 쓰는 '이나'는 엄마의 투병 때문에 고향인 무진으로 돌아와 잊고 있던 폭력의 기억과 촘촘한 악의 거미줄을 마주하게 된다. 정의로운 메시지를 전하는 신부 백진우와 불행한 장애인을 돌보는 가련하고 순진한 얼굴의 여자 이해리. 성추문과 학대가 그들의 진짜 얼굴이라면. 마땅히 선해야 할, 선한 자리에 있는 이들의 악을 마주하고 말았을 때, 우리는 어떻게 해야할까.

"'무슨 일인지 너무 깊이 알고 싶어 하지 말아'라고 머리가 말했다. 하지만 돌이켜보면 '너는 이 일을 피해가서는 안 된다'하고 영혼이 말하고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백진우 사건의 피해자의 어머니 '최별라'를 마주한 순간 이나의 마음에서 일어나는 갈등. 소설의 한 문장은 이 소설이 말하고자 하는 바를 선명하게 보여주는 듯하다. 악의 카르텔을 감싸고 선 무진의 안개를 상상하면 우리의 미약함이 그 견고함을 깨트릴 수 있을지 확신이 서지 않는다. 그러나 영혼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어떤 사람들만이 세상을 바꿔왔음을 우리는 알고 있다. 소설 <도가니>가 그랬듯. 공지영이 등단 30주년을 맞아 펴낸 장편소설. '야만의 현장'을 본 작가의 눈이 뜨거운 질문을 던진다. - 소설 MD 김효선
이 책의 첫 문장
그 가을의 모든 새벽마다 안개는 무진(霧津)의 바다로부터 육지로 상륙했다. 모든 아침들은 해가 떠오르기 전에 빛을 은폐하는 안개에 둘러싸였다.

책 속에서
만일 어떤 사람이 성스러운 수단을 입고
입을 열면 가난한 사람들을 위해 일한다고 말하고
마더 데레사와 프란치스코 교황
성녀 아가다와 가난한 자의 성녀 헝가리의 엘리사벳 등의
사진으로 게시물을 도배하면서
성스러운 돈을 모아
그 돈을 다른 좋은 곳에 전하는 척하고 있다면
그가 설사 양의 탈을 쓴 늑대이고
그가 사실은 어떤 여자의 소녀 시절,
신부의 옷을 입고 소녀를 성추행했던 사람이라면

그가 실은 가난한 사람들을 위한다며 모금한 그 돈을
세월호와 밀양 송전탑에서 싸우는 할머니들과
쌍용자동차 노동자에게 준다고 모은 그 돈을
현재 어떤 여자와 둘이 쓰고 있다는 걸
아는 사람이 있다고 한들
사람들은 그걸 알아볼 수 있을까?
세상은 그걸 밝힐 수 있을까?

(한이나의 페이스북 中)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트위터로 보내기
"세포에서 기업까지, 세상을 움직이는 보편 법칙"
스케일 : 생물.도시.기업의 성장과 죽음에 관한 보편 법칙
제프리 웨스트 지음, 이한음 옮김 / 김영사
장바구니 담기자세히 보기100자평 쓰기
오늘날 세계의 속도와 규모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다. 인간이 만든 문명은 인간조차 감각하기 어려운 정도에 이르러, 이제는 자연의 법칙을 벗어나 파멸의 길로 접어드는 게 아닐까 우려가 커지는 상황이다. 과연 이 세계는 그리고 인간은, 개는, 고양이는, 미국은, 애플은, 삼성은, 서울은 도대체 어디까지 커지고 언제 어떻게 줄어들 것인지 궁금하지 않은가.

복잡계 과학의 선구자 제프리 웨스트는 ‘스케일’이라는 틀로 이 모든 것을 관통하는 보편 법칙을 선보인다. 세포 단위부터 개별 생명체까지, 이들이 모인 작은 단위의 조직부터 기업, 도시, 국가까지, 크기를 갖는 모든 것(고로 모든 것)에는 체계적인 규모 변화의 법칙이 존재하는데, 이는 (기존의 상식과는 달리) 자연과 문명을 가리지 않고 동등하게 적용된다는 설명이다.

이렇게 밝혀지는 성장과 진화의 속도와 방향과 법칙은 새로운 물음을 던진다. 과연 지구는 그리고 인류는 언제까지, 어떻게 지속가능할 것이냐는 당면 과제 말이다. 저자가 예측하듯 삶의 속도와 도시화가 지배적인 힘을 발휘하면 할수록 지속가능성은 낮아지는 게 아닐까 걱정이 들면서도, 저자가 전하는 원리와 패턴 속에서 새로운 해법을 찾을 수도 있지 않을까 기대도 된다. 어쨌든 이제 모든 것이 '스케일' 위에서 새롭게 보이기 시작하니,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조금은 알 것도 같다. - 과학 MD 박태근
이 책의 첫 문장
생명은 엄청나게 넓은 규모의 범위에 걸쳐서 놀랍도록 다양한 형태, 기능, 행동을 보여주는, 우주에서 가장 복잡하고도 다양한 형상일 것이다.

추천의 글
누구나 읽고 쓰고 세는 법을 배워야 하며, 세는 법을 아는 사람은 규모 증감에 대해서도 배워야 한다. 스케일링은 가장 중요하지만 대부분 숨겨져 있고 논의도 거의 이루어지지 않는 속성이다. 하지만 그것을 이해하지 않고서는 세계를 이해한다는 것이 불가능하다. 이 책은 독자의 사고를 삼차원에서 사차원으로 확장시킬 것이다. 혹시나 잃어버릴지도 모르니, 미리 두 권을 사두시라.(나심 니콜라스 탈레브, <블랙 스완>)

이 책은 도시, 인터넷, 교통, 생태계 등 무엇이든 간에 ‘사이즈’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일깨워준다. 도시의 스케일이 어떻게 형성되며 그것이 도시인들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다양한 예를 통해 설명한다. 스케일이라는 잣대로 세상을 이해하는 놀라운 통찰을 보여주는 아주 매력적인 책이다.(정재승, 카이스트 바이오및뇌공학과 교수)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트위터로 보내기
"세상의 바보들이 한 마을에 산다면"
인생 우화
류시화 지음, 블라디미르 루바로프 그림 / 연금술사
장바구니 담기자세히 보기100자평 쓰기
두 천사가 인간 세상으로 향한다. 지혜로운 영혼들을 모두 모아 마을과 도시들에 고루 떨어뜨리는 임무를 맡은 첫 번째 천사와 어리석은 영혼을 전부 자루에 담아 데려오는 임무를 맡은 두 번째 천사. 지혜로운 영혼은 많지 않아 첫 번째 천사는 수월하게 임무를 완수한다. 어느 곳을 가든 셀 수 없는 어리석은 영혼을 마주치는 두 번째 천사의 임무 수행은 녹록지않다. 영혼을 모은 거대한 자루를 매달고 산을 넘던 천사의 자루 밑이 찢어지고, 어리석은 영혼들이 일시에 산 아래로 굴러 떨어진다. 그렇게 폴란드의 작은 마을 헤움에 세상의 바보들이 모여 살게 되는데.

자신들이 세상에서 가장 지혜롭다고 믿는 바보들의 마을에서 벌어지는 기발하고 엉뚱한 일들. 다른 도시로 여행을 떠났으나 길을 잃고 원래의 마을로 돌아와서는 그곳을 꼭 닮은 다른 도시라고 믿는 구두 수선공, 실수로 창문을 만들지 않은 캄캄한 교회당을 밝히기 위해 손바닥으로 햇빛을 나르는 신도들. 세상의 바보들에 대한 유쾌한 풍자와 은유가 오래 생각할 거리를 제공한다. "나는 때때로 이런 우화를 쓰고 싶었다. 내가 몸담고 살아가는 세상의 엉뚱한 진실에 다가가기 위해."라고 말하며, 시인 류시화가 우화집을 선보인다.
- 소설 MD 김효선
이 책의 첫 문장
헤르셸이라는 이름의 빵장수가 살았다. 헤움에 거주하는 다른 사람들처럼 겉에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닌 남자였다.

책 속에서
"아버지, 이제 우린 어떻게 할까요? 우리가 어떻게 해야 사람들이 우리 삶에 대해 참견하고 지적하지 않을까요? 전 이해가 가지 않아요. 자신들의 일도 아닌데 왜 우리 일에 나서죠? 각자의 삶을 살아가면 되는 거 아닌가요? 아버지는 왜 아무 말도 안 하셨죠?"
"아들아, 우리가 어떻게 한다고 해도 사람들은 참견하고 지적하는 일을 멈추지 않을 것이다. 그것은 우리가 그들보다 가진 것이 없어 보이기 때문이다. 조금이라도 우리보다 가진 것이 없으면 그들은 우리가 자신들보다 못한 존재라고 여긴단다. 그것이 세상의 이치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은 것이다."

(세상의 참견쟁이들 中)
북트레일러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트위터로 보내기
"나이듦에 협력하는 지혜"
모든 것의 가장자리에서
파커 J. 파머 지음, 김찬호.정하린 옮김 / 글항아리
장바구니 담기자세히 보기100자평 쓰기
가장자리에 선 모습을 상상해보자. 떨어질까 불안해하며 뭐라도 잡으려 손을 뻗는 모습인가, 아니면 아직 그곳에 서 있다는 데 안도하며 가슴을 쓸어 내리는 모습인가. 한 번 더 상상해보자. 지금 서 있는 그곳이 삶의 가장자리, 즉 내 모든 것의 가장자리라면, 나는 어떤 모습으로 그곳에 서 있고 싶은가. 지나온 길을 아쉬워하며 다가올 길을 애써 외면할 것인가, 아니면 다가올 길을 내다보며 두 길을 하나로 엮어 새로운 풍경을 마주할 것인가.

<가르칠 수 있는 용기>와 <비통한 자들을 위한 정치학>으로 알려진 미국의 사회운동가 파커 J. 파머는, 여든에 이르러 매일 가장자리에 다가가면서도 스스로 "나이듦을 좋아한다"고 고백한다. 이 좋아함은 감각이 아닌 성찰의 결과일 터, 생계를 유지하는 직업과 의미를 추구하는 소명의 차이를 이해하고 계속해서 의미를 만들어내는 태도, 자신이 속하고 공유하는 세상에 지속적인 관심을 갖고 필요한 말과 행동을 취하는 것, 침묵과 고독에 익숙해지며 삶에서 죽음으로 자연스럽게 걸어가는 방법 등, 일생을 거쳐 다다른 놀라운 풍경을 가볍고 시원하게, 맑고 깊은 글에 담아 전한다.

자신이 가장자리에 가까워졌다고 생각한다면 꼭, 자신이 가장자리에서 멀리 떨어져 있다고 생각한다면 더더욱 만나봐야 할 책이다. 나이듦을 관망하거나 무시하거나 책망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협력하는 지혜를 만나보길 권한다. 더 늦기 전에 말이다. - 인문 MD 박태근
이 책의 첫 문장
나는 매일 모든 것의 끝자락에 가까이 다가간다. 물론 우리 모두는 그쪽을 향해 움직인다.

이 책의 한 문장
우리는 삶을 영위해온 것과 똑같은 방식으로 나이 들고 죽는다. 바로 그런 이유로, 이 책은 우아하게 나이 들어가는 것에 관한 책이 아니다. 내 삶은 영예로웠지만, 우아하지는 않았음이 확실하다. 나는 감당할 수 있는 몫 이상으로 넘어지고 일어서고 다시 넘어지기를 반복했다. 넘어진 것은 실수와 중력 때문이었다. 다시 일어선 것은 은총 덕분이었는데, 그것을 매개해준 사람들에게 신세를 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