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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 이름은 정해진 미래 시장의 기회 매일, 단어를 만들고 있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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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년생 김지영> 조남주가 불러낸 이름들"
그녀 이름은
조남주 지음 / 다산책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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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 내 성희롱을 고발한 후 정신적 스트레스로 탈모와 위병을 얻은 여성 '소진'은 생각한다. 다만 이 일을 조용히 덮고 넘어간 두 번째 사람이 되고 싶지는 않다고. 이 소설은 이렇게 이야기 속 여성을 호명한다. 힘든 직장생활을 견디는 방송작가 나리. 자신의 학교 조리사인 엄마의 노동의 의미를 깨닫는 수빈. 무더운 여름, 총장 사퇴를 요구하는 시위에 참가해 같은 노래를 부르며 밤을 함께 지샌 정연과 소미. 지난한 싸움 끝에 국회에 직접 고용된 청소노동자 진순. '그녀의 이름을 부르다'라는 이름의 르포 기사로 연재된 이야기가 28편의 소설이 되어 독자를 찾았다. 별스럽지 않은 이야기라며 손사래를 치며 이름 뒤로 숨은 여성들이 마침내 꺼내 놓은 자신의 이름.

2016년 출간된, 여전히 뜨거운 책, <82년생 김지영>의 작가 조남주가 그들의 이름을 부른다. 강퍅한 노동 환경 속에서 자신을 지키기 위해 분투하는 사회 초년생 여성, 결혼이라는 제도 앞에서 머뭇거리는 여성, 가사와 노동 두 영역에서 자신을 소진하는 중년의 여성, 손녀 때문에 싸움을 포기할 수 없는 노년의 여성. 여전히 '다시 만날 세계'를 꿈꾸는 여성들의 목소리가 그들의 이름과 함께 또렷해진다.
- 소설 MD 김효선
이 책의 첫 문장
소진은 이십대 후반으로 한 공기업의 지방 지사에서 일하고 있다.

책속에서
그리고 민주는 수없이 후회했다. 지난 파업 실패의 기억이 악몽처럼 민주를 괴롭혔다. 또다시 실패한다면 회사 안에서건 밖에서건 다시 마이크를 잡을 수 있을까. 도저히 잠이 오지 않던 어느 새벽, 민주가 조용히 침대에서 나와 소파에 멍하니 앉았는데 남편이 따라 나왔다.
"안 자고 있었어?"
"너 나가는 소리에 깼어."
"미안하네, 나 때문에."
"아니야, 요즘 밤에 자주 깨."
민주는 남편도 잠을 잘 못 자는 줄 몰랐다. 동료들과는 오해를 풀기 위해 그렇게 애써놓고 정작 남편과의 대화는 계속 피해왔다는 것을 깨달았다. 밤새 많은 얘기를 나누며 남편이 민주보다 훨씬 상황을 비관적으로 보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동안 남편의 판단들을 조금은 이해할 수 있었다.
"오 년 전에도 그랬고 지금도 그렇고 나는 너무 힘드네. 신념의 문제가 아니라 생활의 문제라는 생각이 들어. 생계, 대출, 이자, 육아, 그런 것들."

<목소리를 찾아서>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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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이 작아진다고 기회가 적어질까?"
정해진 미래 시장의 기회
조영태 지음 / 북스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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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해져 있다는 것은 때때로 우리의 고민을 덜어준다. 점심 메뉴가 정해져 있다면 어떨까. 골치 아픈 정오의 갈등에서 벗어날 수 있다. 그러나 그것이 미래라면 얘기가 달라진다. 정해진 운명대로 살아야 한다는 것은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한국이 처한 상황이 그렇다. 특히 인구 문제 말이다. 저자 조영태 교수의 전작 <정해진 미래>를 굳이 언급하지 않더라도 인구 감소 문제는 우리에게 너무나 익숙하다. 사실 그 어떤 노력이 있어도 인구 증가는 불가능해 보인다. 인구 감소는 불가피한 일이다. 그래서 정해진 미래다.

어쩌면 정해져 있어서 다행인지 모른다. 우리는 어떤 문제가 나올지 고민하는 시간을 덜었다. 주어진 문제를 풀기만 하면 된다. 언제까지 한탄만 하고 있을 순 없다. 그런데 대학이 사라지고 헬스케어가 부흥하며 유아동 산업은 지고 실버 산업이 뜬다, 이 정도는 누구나 예상 가능하다. 다른 가능성은 없을까. 책은 서울대 인구정책연구센터의 연구를 바탕으로 인구 감소 시대의 소비 트렌드를 폭넓게 검토한다. 인생과 비즈니스의 성패는 주어진 조건 속에서 기회를 포착하는 데 달려 있다는 것을 이 책은 다시 한 번 강조한다. - 경영 MD 홍성원
이 책의 한 문장
우리는 인생을 살면서 정말 많은 선택의 기로에 선다. 학생 때는 어느 고등학교에 진학할지부터 어느 대학의 어느 전공을 선택할지, 어느 회사에 취업할지 고민한다. 그때마다 어떻게든 결론을 내는데, 과연 그 판단의 기준은 무엇일까? ...우리가 내린 판단의 기준은 때로는 부모님이었고, 때로는 당시 친구였으며, 아니면 지금 좋아 보이는 것들이다. 그런데 이것들이 10년 안에 바뀌어버린다면? 지금 좋아 보였던 것이 10년 후에는 더 이상 좋지 않게 된다면? 내 판단의 조건은 무엇이 되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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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사는 이들을 위한 인생 교과서"
혼자가 좋다
프란치스카 무리 지음, 유영미 옮김 / 심플라이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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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혼자 지내는 걸 즐기는 편이고, 가급적 비혼 상태를 유지할 생각이고, 새로운 가족을 만드는 일은 피하고 싶은 사람이다. 이렇게 설명하면 간단하고 분명해 보이지만, 이런 삶의 태도는 자주 설명을 요구 받고, 때로는 증명을 해야 할 때도 있다. 이런 삶도 문제 없이 즐겁고 행복할 수 있다는 걸 말이다. 이런 경험이 쌓이다 보면 이상한 착각에 빠지기도 한다. 오히려 다른 방식의 삶이 기존의 문제를 답습하고 있다는 양 공격한다거나 내 삶만이 옳다며 목소리를 높이다 깜짝 놀라서 자신을 돌아보는 경우 말이다. 자기 삶의 방식을 방어하려다 다른 삶의 방식을 같은 태도로 공격하는 모양이니 얼마나 우스운 꼴이겠는가.

여성학자 정희진은 이 책을 처음 읽고 자신이 쓴 줄 알았다며, 자신이 평소에 하고 싶은 모든 이야기를 누군가 완벽하게 다 써놓은 느낌이라고 말한다. 나는 이 책을 읽는 내내 내가 미처 찾지 못해 헤매다 엉뚱하게 이어졌던 길들이 비로소 방향을 찾는 느낌이었다. 그뿐 아니라 그 길이 훨씬 넓어지는 기분이었다. 혼자 사는 삶이 제자리를 찾으면 둘의 문제, 셋의 문제도 현명하게 해결할 길이 열리고, 용기 있게 변화를 도모하거나 수월하게 청산할 수 있다는 데에서 시야가 트였고, 혼자 사는 삶이 나 혼자의 삶을 안온하게 지키는 데 머무는 게 아니라, 나를 포함해 세상 어떤 것과도 새로운 교감을 나누며 결속을 만들 수 있다는 데에서 존재와 관계의 충만함을 배웠다. 혼자가 좋은 이유가 풍성해지니 무척 즐겁고, 그래서 더욱 혼자에 집중할 수 있으니 너무 행복하다. 역시 혼자가 좋다. - 인문 MD 박태근
이 책의 첫 문장
집 안에 들어온 무당벌레나 다른 곤충들이 밖으로 나갈 수 있도록 도와줄 때면 으레 몇 년 전 불가피하게 혼자 지낼 때의 내 모습이 떠오른다.

추천의 글
이 시대, 인간의 조건에 관한 가장 정확한 책이다. “타인을 배제하지 않지만, (그래서) 드디어 자신을 포함하는 관계”에 관한 이야기다. 이 책은 ‘혼자임’, ‘외로움’, ‘자율성’, ‘파트너’ 등 이제까지 우리가 오해해왔던 개념을 바로잡아준다. 외로움을 호소하는 모든 이들에게 권한다.(정희진, 여성학, 평화학 연구자)

싱글 여성이 삶을 즐긴다는 말은 좀처럼 믿어지지 않는다. 혼자 사는 여성의 행복에 대한 오래된 불신은 여성이 결혼 제도 안에 있어야 안전하고 만족스러운 생활을 할 수 있다고 모든 사람을 설득해왔다. 이 책은 싱글 여성의 가능성을 다각도로 탐색한다. 불안은 싱글만의 것이 아니고 자유를 즐기는 데는 노하우가 필요하다. 싱글의 자유를 경험하는 데 이 책이 가이드가 되어주리라.(이다혜, <씨네21>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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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와 사랑에 빠진 사전 편집자의 특별한 이야기"
매일, 단어를 만들고 있습니다
코리 스탬퍼 지음, 박다솜 옮김 / 윌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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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언어에 속하는 모든 단어를 가능한 한 수집하고, 정의하고, 정리하는 일'을 하는 사전 편찬자(lexicographer 사전의 작가 혹은 편집자) 코리 스탬퍼. 그녀는 미국에서 가장 오래되고 유명한 사전 제작사 '메리엄 웹스터'에서 사전 편찬자로서 20년 넘게 일해왔다. 어린 시절부터 판지로 만든 책을 씹어먹었고, 집에서 구독하던 월간지들을 누더기가 될 때까지 읽고 또 읽어 해치웠던 그녀였으니, 사전 편찬자의 삶은 어쩌면 숙명 같은 것인지도 모른다. 뉴요커, 타임스 등 여러 매체에서 극찬한 이 책은 언어와 사랑에 빠진 그녀의 삶과 직업, 그리고 사전이 탄생하기까지의 과정에 관한 유쾌한 기록이다.

매일 사용하는 단어는 누군가의 입에서 세상에 나와 오랫동안 사용되다가 사전 편찬자에 의해 정의 내려지면서 사전에 등재된다. 그것으로 끝난 것이 아니라, 시간이 지남에 따라 의미와 문법, 문화.사회.역사적 배경이 달라지기도 하니 단어는 사라지거나, 새로이 재정의 내려지기도 한다. 저자는 'take'를 손보는 데 한 달, 'run'을 수정하는 데 아홉 달을 썼다는 등의 작은 단어들에 얽힌 이야기, 미국 내 동성 결혼의 합법화에 따라 'marriage'를 동성 결혼에 관한 2차 하위 의미로 확장하면서 벌어진 심각한 에피소드 등에 관해 생생하게 들려준다.

단어로 시작해 단어로 끝나는 책이긴 하나, 직업인으로서의 고뇌를 진솔하게 밝히고, 회사 내에서 시행된 대규모 정리해고 및 회사에 관한 소신 발언도 잊지 않는다. "사전을 파는 이윤 사업은 끊임없이 격변하고 있지만, 영어라는 근사하고 음탕한 언어를 다루는 회사에서 일을 한다는 건 정말 끝내주는 일"이며, "돈이나 명예를 위해서가 아니라 영어가 주의 깊은 관찰과 보살핌을 받아 마땅한 언어이기 때문에 일한다"라는 멋진 말로 이 책을 마친다. - 에세이 MD 송진경
이 책의 첫 문장
지금 우리가 있는 곳은 불편할 만큼 비좁은 회의실이다.

책 속에서
옛 사전들을 연구하는 한 학자 친구가 사전 편찬인 직업보다 소명에 가까워 보인다고 말했는데, 어떤 면에서는 정말 그렇다. 사전 편찬자들은 매일 팔꿈치까지 오는 영어라는 탁류 속으로 몸을 던지고, 단어들과 씨름을 벌인 끝에 진흙탕에서 단어를 잡아 빼서 펄떡거리는 채로 페이지 위에 내던지고, 지치고 들떠서 똑같은 일을 반복한다. 모든 작업은 회사 이름 아래 익명으로 출간되니 명성을 위한 일도 아니요, 사전 편찬에서 얻는 이윤은 센트 단위로 계산해야 할 만큼 보잘것없으니 부를 위한 일도 아니다. 사전을 창조하는 일은 마법적이고, 절망스럽고, 두통을 유발하고, 평범하고 속되며, 초월적이다. 이는 궁극적으로 사랑스럽지 않고 사랑할 수 없다고 일컬어진 인어에 대한 사랑을 보이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