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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는 페미니스트 결혼이라는 소설 1 하버드 마지막 강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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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계 안에서 우리에게 일어나는 일 "
아직 우리에겐 시간이 있으니까
듀나 외 지음 / 한겨레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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듀나, 김보영, 배명훈, 장강명. SF 소설을 사랑하는 작가 네 명이 모여 '태양계 안의 각기 다른 공간에서 일어나는 일'이라는 주제를 안고 금성, 화성, 토성, 해왕성으로 떠났다. 시스템과 젠더와 다수와 폭력들. 태양계라는 낯선 공간에서 비로소 상상할 수 있는 새로운 이야기의 틀 안에서,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상을 다시 들여다보게 된다.

금성탐사에 파견된 천재과학자 어머니와 대립하며 살아온 딸의 이야기. (장강명) 휴가 기간, 화성식민지 청사를 홀로 지키던 여성 공무원의 고군분투. (배명훈) 타이탄으로 구조를 떠난 우주선 안에서 사람의 몸 안으로 진입한 AI가 본 폭력과 대립들. (김보영) 인공지능의 지배 하 트리톤에 살고 있던 이들에게 찾아온 이상한 여자. (듀나) 별처럼 반짝이는 상상력으로 인간이 무엇인지, 인간다움이 무엇인지를 묻는 네 편의 이야기가 긴장과 재미를 선사한다.
- 소설 MD 김효선
책 속에서
나로서는 제법 훌륭하게 몇 단계를 건너뛴 추론이었다. 말했듯이 생물의 두뇌는 다른 건 다 열악하지만 그쪽으로는 기능이 좋다.
"그러면 왜 인간의 몸에 넣어달라고 했는데?"
"몰라. 나도 알고 싶어. 하지만 너희를 해칠 작정이었다면 기계였을 때가 훨씬 쉬웠어. 난 그때 배를 다 장악하고 있었고 고통을 느낄 신체도 없었어."
이진서는 일어나 내 옆에 와서 손목에 손을 대었다.
동맥이 도드라진 곳, 맥을 짚는 곳, 이어서는 목 아래에 손을 댄다. 회복된 것을 확인하려는 걸까, 내가 정말 살아있는 건지 확인하려는 걸까. 인간은 몸에 손을 대는 것만으로도 알아낼 수 있는 것이 있나 싶었지만 내가 가늠할 만한 영역은 아닌 것 같았다.
"묶여 있어서 기분이 나빠?"
"왜 내게 기분에 대해 묻지?"
잠시 생각하던 이진서는 피식 웃었다.
"하긴 바보 같은 질문이었군."

(김보영, <얼마나 닮았는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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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 짚고 넘어가야 할 페미니즘의 시작점"
엄마는 페미니스트
치마만다 응고지 아디치에 지음, 황가한 옮김 / 민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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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어판 제목처럼 '엄마는 페미니스트'라면 행복하겠으나, 아쉽게도 오늘날 한국사회를 살아가는 성인 대다수는 성평등 교육을 충분히 받지 못했다. 설령 운이 좋아 교육을 받았더라도, 그 내용이 실천되는 공간은 비좁았고 발현되는 시간은 지나치게 짧았다. 다행히 최근 한국사회는 페미니즘 원년이라 불리는 시기를 맞았고, 어제와 오늘뿐 아니라 내일까지 함께 준비할 시야와 능력과 의지가 차올랐으니, 이제 다음 세대를 위한 교육도 주의 깊게 살펴볼 때가 아닌가 싶다.

전작 <우리는 모두 페미니스트가 되어야 합니다>에서 페미니즘에 대한 오해를 여유로운 미소로 받아치며 페미니즘은 우리 모두가 행복해지는 방법이라 알려준 치마만다 응고지 아디치에. 이번에는 자신의 딸을 페미니스트로 키우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묻는 친구에게 열다섯 편의 편지를 전한다. '성 역할은 완벽한 헛소리라고 가르칠 것'처럼 명확한 지침부터 '사랑이 반드시 찾아올 테니 응원해 줄 것' 같은 따뜻한 격려까지, 제안이면서 선언처럼 읽히는 방법이 가득하다.

물론 줄줄이 가르침만 늘어놓는 건 아니다. "네가 내 제안을 모두 따른다고 해도 아이가 네 바람과는 다르게 자랄 수 있다는 점을 잊지" 말라며 페미니즘이 발 딛고 선 맥락을 놓치지 않는다. 더불어 “중요한 건 네가 노력한다는 거야. 그리고 항상 네 직감을 무엇보다도 우선적으로 믿어. 아이에 대한 사랑이 너의 길잡이가 되어 줄 테니까.”라며 흔들리고 고민될 때 중심을 잃지 않는 방법도 빼놓지 않는다. 열다섯 가지 이야기가 셀 수 없을 정도로 풍성한 이야기로 읽히는 까닭이다. 우리의 페미니즘도 이렇듯 활짝 열릴 거라 믿는다. - 사회과학 MD 박태근
이 책의 첫 문장
엄마가 된다는 것은 너무나 멋진 선물이지만 엄마라는 말로만 자신을 정의해서는 안돼.

아디치에가 제안하는 열다섯 가지 페미니스트 선언
15. 차이에 대해 가르칠 것.
14. 억압에 대해 가르칠 때 억압당하는 사람을 성인(聖人)으로 만들지 않도록 조심할 것.
13. 사랑이 반드시 찾아올 테니 응원해 줄 것
12. 일찍부터 성교육을 할 것.
11. 우리 문화가 사회규범에 대한 ‘근거’를 들 때 선택적으로 생물학을 사용하는 것에 의구심을 갖도록 가르칠 것.
10. 아이의 일, 특히 외모와 관련된 일에 관여할 때 신중히 할 것.
9. 민족적 정체성을 가르칠 것.
8. 호감형이 되는 것을 거부하도록 가르칠 것.
7. 결혼을 업적처럼 이야기하지 말 것.
6. 흔히 쓰이는 표현에 대해 의구심을 갖도록 가르칠 것.
5. 독서를 가르칠 것.
4. 내가 ‘유사 페미니즘’이라 부르는 것의 위험성에 주의할 것.
3. ‘성 역할’은 완벽한 헛소리라고 가르칠 것.
2. 같이할 것.
1. 충만한 사람이 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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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권짜리 청춘 중계 방송"
결혼이라는 소설 1
제프리 유제니디스 지음, 김희용 옮김 / 민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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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작하는 소설가이지만 단 두 편의 장편소설만으로 현대 영문학계에 이미 족적을 남긴 제프리 유제니디스. <결혼이라는 소설>은 현재까지 그의 최신작이다. 1980년대를 배경으로 명문대 학생들의 인연과 사랑과 방황을 다룬 작품이다. 30여 년 전의 미국을 배경으로 하고 있지만 작품 속에 등장하는 소재들은 어쩐지 낯설지 않다. 불안한 미래와 무모한 사랑, 옹고집인지 신념인지 스스로도 확신할 수 없는 순간들 속에서 젊음이 흘러간다. 유제니디스는 이 젊은이들의 삶에 이입하지 않고 멀리 떨어진 채 이들의 말과 행동을 중계한다. 계속 중계하기만 한다. 그래서 이 소설에서는 멋있는 잠언이나 특이한 문학적 실험을 발견할 수 없다.

그런데 이 소설은 쭉 읽힌다. 젊은이들의 불안이라는 공감대를 정확히 캐치한 뒤 냉정하게 배열했기 때문이다. 유제니디스는 불안한 젊음을 묘사하기 위해 작품 자체를 불안한 분위기 속으로 밀어넣지 않는다. <결혼이라는 소설>은 불필요한 묘사 없이 선명하고 정확하게 사건과 대사들을 전달한다. 불안은 우아할 정도로 명쾌하게 다루어진다. 그래서 다 읽고 나면 오히려 이 소설이야말로 젊음과 불안을 낯선 방식으로 소개한 게 아닌가 싶다. 이런 이유로 어쩌면 몇몇 독자들은 이 소설이 너무 담담하다고, 결국 말하려는 바가 뭐냐고 항의할 수도 있을 것이다. 만약 논쟁이 발생한다면 나는 이 소설을 지지하는 쪽에 서고 싶다. 그리고 반대편에 선 사람들이 이 소설의 '단점'을 지적하는 모습을 보면서 인생 전반을 지적하는 청춘의 모습이 딱 저것과 닮았다고 생각하며 고개를 끄덕일 것이다.
- 소설 MD 최원호
추천사
‘사람과 재산의 되돌릴 수 없는 결합’이라는 결혼이 무의미해진 페미니즘 시대에 과연 우리가 ‘결혼’을 꿈꿀 수 있는지 탐구한 소설.
-가디언

결혼의 현실적 문제를 반영한 책으로 『마담 보바리』, 『안나 카레니나』가 있었다면, 가장 최근엔 『결혼이라는 소설』이 있다.
-뉴요커

매력적이며 아름답게 구성된 소설. 유제니디스는 ‘젊은이들의 사랑’을 그리는 데 최고다!
-뉴욕 타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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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끊임없는 질문으로 완성해 가는 삶"
하버드 마지막 강의
제임스 라이언 지음, 노지양 옮김 / 비즈니스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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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을 졸업한 지 십 년 이상 지났지만 하버드에 대한 막연한 동경은 여전하다. 하버드 관련 콘텐츠가 계속 출간되고 사랑받는 것을 보면 많은 한국인들도 아마 그럴 것이다. 그런데 평소 교장선생님 말씀이나 결혼식 주례사가 한없이 따분했던 사람들이 '남의 학교' 졸업식 축사까지 찾아본다는 것은 그닥 있을 법한 일은 아니다. 그게 제아무리 '내 학교'이길 바라는 하버드여도 말이다. 게다가 축사의 주인공은 교육대학원 학장이다. 얼마나 교육적이고 모범적인 축사가 될 지, 그 훈훈함에 벌써부터 고개가 숙여진다. 빌 게이츠, 저커버그, 혹은 나탈리 포트만 같은 대선배님들이 왔다면 모를까, 졸업생들의 생각도 비슷하지 않았을까.

그런데 이 짧은 축사는 SNS 등을 통해 예상치 못한 인기를 얻었고 책으로 출간되기에 이르렀다. 책으로 엮이면서 내용이 추가되었음은 물론이다. 축사의 주제는 인생을 변화시키는 중요한 다섯 가지 질문이다. 원서 제목 '잠깐만요, 뭐라고요?(Wait, What?)'는 그 중 첫번째 질문이다. 질문들은 매우 단순하다. 그런데 인생의 답은 그 단순한 질문에 있다. 때로는 너무 뻔하고 시시하다는 생각에 우리는 이 중요한 질문을 망각한 채 살아간다. 축사의 메시지는 명확하다. 질문은 미래의 삶을 바꾸는 열쇠라는 것. 잔잔한 축사였지만 마음은 그 어느 때보다 깊게 출렁인다. 스탠퍼드나 프린스턴의 축사였어도 그 감동만은 여전했을 것이다. - 경영 MD 홍성원
이 책의 첫 문장
"저··· 지금 농담하세요?" "잠깐만요, 뭐라고요?" 내가 처음으로 이렇게 물은 건 아들 윌이 태어나기 직전이었다.

이 책의 한 문장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신은 삶에서 원하는 것을 얻었는가?" 질문에 붙은 "그럼에도 불구하고"even so라는 부분이 우리 인생에서 어느 누구도 피해갈 수 없는 고통과 실망이라는 현실을 완벽하게 묘사했다고 생각한다. 또한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에게 주어진 이 삶이 기쁨과 만족으로 넘칠 수 있다는 희망을 말하기도 한다. 이 시를 쓸 때 암으로 죽어 가던 레이먼드 카버도 자신의 삶을 돌아보았을 것이다. 사랑과 구원이 있었지만 상처와 실패로 얼룩졌던 자신의 삶을 생각하며 이런 질문을 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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