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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단장 죽이기 1 극한의 경험 오늘은 잘 모르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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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의 전성기는 언제입니까"
기사단장 죽이기 1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홍은주 옮김 / 문학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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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십대 중반의 초상화가 '나'는 아내에게서 갑작스러운 이혼 통보를 받고 집을 나와서 친구의 아버지이자 저명한 일본화가 아마다 도모히코가 살던 산속 아틀리에에서 지내게 된다. 그리고 어느 날 천장 위에 숨겨져 있던 도모히코의 미발표작인 일본화 '기사단장 죽이기'를 발견한다. 그 그림을 가지고 산에서 내려온 뒤, '나'를 둘러싸고 이상한 일들이 벌어지기 시작한다...

아내가 사라진 뒤 혼자 남은 남자가 이런저런 일을 계기로 신비한 세계와 연결되는 설정은 무척 하루키답다. 아마 이러한 내용과 가장 닮아 있는 작품은 <태엽 감는 새>일 것이다. <태엽 감는 새>는 야망에 가득한 작품이었고, 그 야망에 걸맞는 수많은 비유와 상징들이 작품을 장악하고 있었다. 해설집이 따로 출간될 정도였다. 그 야심이 하루키 본인에게 얼마나 흡족한 결과를 가져다주었는지 확인할 수는 없지만, <해변의 카프카> 등을 내던 시절 이후 그가 내놓은 소설들이 상대적으로 힘을 뺀 것처럼 보였던 건 우연은 아니었을 것이다. 그렇게 21세기가 지나가고 있었고, 드디어 <기사단장 죽이기>가 등장했다.

여러 면에서 <태엽 감는 새>를 연상시키는 이 소설은, 그러나 그보다 더 읽기 편하고 느긋하다. 전체적으로 느긋한 이 템포는 그가 21세기에 발표한 소설들과 닮아 있다. 하루키는 아직도 자신이 써 온 작품들의 장점을 새로운 방식으로 조합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잘 되셨으면 좋겠다. 이번 결과물은 재미있었다. 그간의 하루키가 요리조리 조립되었다.독자의 입장에서 말하자면, <기사단장 죽이기>는 그가 21세기에 발표한 작품 중에 가장 재미있는 소설인 듯하다. - 소설 MD 최원호
이 책의 첫 문장
오늘, 짧은 낮잠에서 깼을 때 '얼굴 없는 남자'가 앞에 있었다.

작가의 말
장편소설은 트위터나 페이스북 같은 다양한 SNS와 대치중입니다. 단문이 소비되는 요즘, 읽기 시작하면 멈출 수 없는 글을 쓰는 것이 저에게는 중요한 일입니다. 이야기라는 것은 즉각적인 효력은 없지만 시간의 도움을 얻어 반드시 인간에게 힘을 준다고 믿습니다. 그리고 되도록 좋은 힘을 주고 싶다는 것이 저의 바람입니다.
-무라카미 하루키
북트레일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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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는 전쟁에서 무엇을 깨달을 수 있을까"
극한의 경험
유발 하라리 지음, 김희주 옮김 / 옥당(북커스베르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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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피엔스>와 <호모 데우스>에서 장쾌한 서사로 인류 역사 전체를 조망하며, 스스로 신이 되려는 인류의 오늘과 곧 맞닥뜨릴 미래를 펼쳐낸 유발 하라리. 그는 2002년 중세전쟁사로 박사학위를 받았고, 앞서 언급한 두 저작보다 훨씬 앞선 2008년에 이 책으로 이름을 알렸다. 전쟁은 인류 스스로 선택하여 의지로 행하는 ‘극한의 경험’인데, 도대체 무엇 때문에 목숨을 걸고 뛰어들어 끝나지 않을 전쟁을 반복하는 것인지, 생명을 창조하는 수준에 이르렀지만 여전히 죽을 각오로 전쟁을 펼치는 인류의 변명과 이유에 귀 기울여보자.

유발 하라리는 “사람들이 전쟁에 참여하면 자신과 세상에 대해 무언가 심오한 것을 깨닫는가?”라는 질문을 던지며 이야기를 시작한다. 수백 년에 걸쳐 전쟁에 참여한 이들이 남긴 문헌을 훓으며, 이들이 전쟁을 어떻게 감각하고 이해하고 회고했는지를 살펴보니, 지난 3, 400년 사이에 전쟁을 겪는 방식이 급격하게 달라졌다는 분석에 이르렀고, 그 변화의 내용과 원인, 영향을 들여다본 결과가 바로 이 책이다. 지금도 계속되는 전쟁 경험과 전쟁 해석이 '사피엔스'에서 '호모 데우스'로 변모하는 인류의 역사와 어떻게 조우할지, 목숨이 달린 '극한의 경험'이라 더욱 긴장되고 궁금하다. - 역사 MD 박태근
이 책의 첫 문장
1778년 새뮤얼 존슨Samuel Johnson이 이런 말을 했다.

추천의 글
잘 짜인 탐정소설 같다. 하라리가 제시하는 사실과 실마리들이 마치 어떤 결론으로 치닫는 것처럼 보이지만, 결국 우리가 확실하다고 믿는 것들을 무너트릴 뿐이다. 비범한 재치와 박식, 시야가 빛을 발하는 책이다.(조앤 버크, 런던대학교 버크백 칼리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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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이 그저 슬픔으로 끝나지 않도록"
오늘은 잘 모르겠어
심보선 지음 / 문학과지성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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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보선이 돌아왔다. 일찍이 <슬픔이 없는 십오 초> 쯤 되는 시간을 말했던 그 감각으로, 내리막에 선 세계를 바라본다. 어제도 내일도 아닌 이 시점, "어제까지는 나는 인간이 확실했었으나 / 오늘은 잘 모르겠어" (<오늘은 잘 모르겠어> 中)라는 인식 속. 그 자리에 그대로 머무르는 것은 아무 것도 없다. '시 언어로 지은 유예의 공간'에서 슬픔을 곱씹는다.

"시를 쓰지 않는 많은 사람들이 / 사랑하지 않는 많은 사람들이 / 내 대신 죽어간다는 사실을" 나는 안다. (<축복은 무엇일까> 中) "우리는 큰 것과 작은 것 사이 / 이를테면 시대와 작업대 사이 / 그 중간 어딘가에서 길을 잇고 길을 잃어요."라고 (<예술가들> 中) 우리가 처한 상황을 말한다. 이별과 자살과 죽음 사이, 몰락하는 것들에 관해 적고 있는 시를 읽으면서도 마음은 젖지 않는다. "우리는 서로를 꼭 끌어안는다 / 사랑해서가 아니라 / 조금이라도 덜 젖기 위해서" (<오늘의 야구> 中) 같은 문장을 발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오늘은 잘 모른다. 그러므로 슬픔들이 지나가는 길에 서서도 다시 꿈을 꿀 수 있다.
- 시 MD 김효선
이 책의 첫 문장
들어라 배 속의 아기에게 시를 읽어주는 어머니여

책속에서

나 이제 무정도 다정도 아닌 병에 걸려
백주에 우산 쓰고 앉아 지나는 사람들에게
그래 나 미쳤다 시비나 걸고 싶고
그러다 아는 이 만나면
손잡고 영화나 보러 가자 애원하고 싶고

누군가의 얼굴은 아득하고
누군가의 손은 스산하고
둘이 만나 조용히 등 맞대는 일이 인연이라며
백 살 먹은 현자마냥 눈매가 고와지면 좋겠고

(<무정과 다정>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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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뉴베리 수상작"
달빛 마신 소녀
켈리 반힐 지음, 홍한별 옮김 / 양철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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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에 버려진 아기를 구한 마녀가 아기에게 달빛을 먹여 자신과 같은 마녀로 만든 화려한 판타지. -「피플」" 해마다 최고의 어린이 책에 수여되는 뉴베리 메달이 2017년 <달빛 마신 소녀>에게 돌아갔다. 슬픔의 도시 또는 고양이꼬리 왕국이라고 불리는 보호령 사람들은 매년 돌아오는 희생제 날, 가장 어린 갓난 아기를 마녀에게 제물로 바쳐야 한다. 짐승들의 먹이가 될 뻔한 아이의 목숨을 살린 건 바로 위대하고 강력한 마법사 잰으로, 그녀는 기꺼이 아기의 보호자가 되어 자신의 운명을 대물림하게 된다.

위험한 숲과 무지막지하게 큰 습지, 그 사이에 끼어 사는 보호령 사람들은 모두 깊은 슬픔에 잠겨 있다. 최상위 계층의 기득권을 공고히 지키려는 자, 부당한 현실에 의문을 제기하며 새로운 시대를 열어가려는 자, 그 중심에서 보호령 사람들을 구원할 운명을 타고난 마법 소녀 루나. 조작된 믿음을 부수고, 오해와 편견을 걷어내는 이야기이자 사랑하는 사람들을 지켜내는 강인한 사람들의 이야기다. 숲 속 깊은 곳에서 벌어지는 꿈처럼 아름답고 기묘한 판타지. 고이 간직하고픈 시적인 문장으로 가득 차 있다. 걸출한 재능을 가진 작가와 동시대를 사는 행운을 또 한번 만끽한다. - 어린이 MD 이승혜
이 책의 첫 문장
맞아. 숲속에는 마녀가 살아.

추천글
톰 바르텔메스 (뉴베리상 위원회 위장) : 사랑스럽고 희망찬 이 소설은 아이들이 스스로의 힘을 깨치게 한다. 그리고 무엇이 우리를 멀어지게 하고, 무엇이 우리를 하나로 묶는가, 하는 중요한 질문을 던진다.

Geeks of Doom : 이 소설 자체가 마법이다. 루나에게 언제 터져 나올지 모를 위험한 마법이 있는 것처럼.

엘 파소 타임스 : 새롭고, 놀랍고, 유머러스하며, 모험과 사랑이 가득한 소설이다. '달빛 마신 소녀'가 책장에서 솟아오를 것만 같다. 독자들은, 노래를 불러주고 환상과 마법으로 곱게 짜인 융단으로 감싸 안는 마법에 홀리고 말 것이다. 판타지를 이렇게 솜씨 좋게 짜내거나 독자들이 그 안에서 살고 싶을 마법의 세계를 만들어내는 작가는 흔하지 않은데, 켈리 반힐은 그 정점에 다다랐다. 이 책은 분명 고전이 될 것이다. 지금 아이들이 이 책을 읽는다면 반드시 언젠가는 자신의 아이들에게도 읽힐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