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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의 소음 권력과 검찰 건방진 장루이와 6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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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세한 영혼이 세상을 버텨내는 법"
시대의 소음
줄리언 반스 지음, 송은주 옮김 / 다산책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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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들을 놔둔 채 현관문에서 가장 가까운 자리에서 혼자 잠드는 남자가 있다. NKVD가 그를 찾아왔을 때 가족들을 함께 데려가지 못하게 하기 위해서다. 그는 자신의 삶이, 운이 아주 좋더라도 예술가로서의 삶만큼은 확실히 끝났다고 생각한다. 당의 기관지가 그의 작품을 갑자기 비난했고, 그 비난은 일종의 명령이자 선고였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 작품은 지난 2년간 찬사를 받아 왔다. 어째서 이렇게 되었을까. 스탈린 동지가 공연을 참관했고, 그날따라 타악기 연주가 시끄러웠고, 귀빈석이 타악기 자리와 너무 가까웠기 때문일 것이다. 겨우 이 정도로 한 예술가의 인생이 완전히 파멸할 수도 있는가? 그렇다. 도처에서 그와 비슷한 일들이 일어나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 남자의 이름은 드미트리 쇼스타코비치다.

줄리언 반스는 시간순에 따른 일반적인 전기 소설을 쓰지는 않았다. 쇼스타코비치 자신의 이야기를 따라 신기하게도 윤년에 한 번씩 돌아오는 세 차례 인생의 고비를 따라 세 개의 장으로 구별했다. 각각의 장 역시 쇼스타코비치의 내면을 묘사하면서 과거와 현재를 교차시킨다. 소설의 상당 부분이 그의 내적 독백으로 이루어져 있다는 점은 경우에 따라 무리한 소설적 상상력으로 비추어질 수도 있지만, 이 소설에서는 주인공 쇼스타코비치의 캐릭터와 맞물려 설득력 있는 방식으로 자리매김했다. 내성적인 신경증 환자이면서 히스테리처럼 열정을 폭발시켰던 섬세한 영혼이 엄혹한 스탈린 체제를 버텨내기 위해서는 아무도 듣지 못하는 독백을 하는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쇼스타코비치는 세 번의 윤년과 그에 따른 고비를 마주했지만 그가 '문학적'으로 성장한 캐릭터가 되었는지는 알 수 없다. 그는 젊은 시절의 결점을 극복하지 못했다. 그러나 줄리언 반스는 이 긴 시간 동안 끊임없이 혼자 생각하고 과거를 반추하는 행위를 성장과 다름 없는 투쟁으로 인식한다. 그대로, 그냥 나인 채로 남아있기를 바라는 욕망. 소비에트적인 전인격체도, 반소비에트적인 영웅도 거부한 채 그냥 작곡가로 남아 있고픈 욕망. 더 나은 인간이기보다 자기자신이기를 바라는 기묘한 자기애. <시대의 소음>은 주저하고 망설이며 확신하지 못하는 이야기이며, 그로써 인간 쇼스타코비치를 더욱 선명하게 그려낼 수 있었다. - 소설 MD 최원호
이 책의 첫 문장
그 일은 전쟁이 한창이던 때, 주위를 둘러싼 끝없는 평원과 다르지 않게 흙먼지가 날리는 평지였던 기차역에서 일어났다.

추천사
자신을 침묵시키려 했던 국가보다 자기 음악이 더 오래 살아남은 복잡하고 불안했던 남자의 목소리를 놀랍도록 우아하고 힘 있게 그려냈다.
-퍼블리셔스 위클리

최근에 읽은 책들 중 이토록 다면적인 관점으로 혁명적 규율과 예술적 자유를 그려낸 작품은 없었다.
-보스턴 글로브

전체주의적 사회에서 처하는 예술가의 곤경, 야심찬 오웰식의 알레고리-체제와의 공모에 의문을 던질 때조차 초현실적인 현실과 씨름하려는 두려움에 찬 인간의 노력을 그린 카프카적 우화.
-뉴욕 타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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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개혁, 당연한 일은 당연하게"
권력과 검찰
최강욱 지음, 김의겸 외 대담 / 창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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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의의 어둠을 걷어내는 용기 있는 검사, 힘없고 소외된 사람들을 돌보는 따뜻한 검사, 오로지 진실만을 따라가는 공평한 검사, 스스로에게 더 엄격한 바른 검사. ‘검사 선서’에 등장하는 바람직한 검사의 모습이다. 그런데 현실은 어떠한가. 불의의 어둠 속에 기거하며, 힘 있는 이들만 돌보고, 이익을 위해서라면 진실을 외면하고, 스스로는 법을 어겨도 되는 검사의 모습이 먼저 떠오르지 않는가. 국민은 물론이거니와 저 ‘검사 선서’를 마음에 새겼을 대다수 검사 역시 이런 모습을 원하지 않았을 게 분명할 텐데, 왜 현실은 기대를 배신하여 국민을 서글프게 만드는 것일까.

이번 정부는 출범 초기부터 검찰개혁을 주요 과제로 내걸고, 검찰이 더는 ‘권력자의 사냥개’가 아니라 ‘국민의 안내견’으로 제 역할을 하도록 바꿔내겠다는 의지를 강력하게 드러냈다. 새롭게 느껴지지만 이전 정부도 늘 비슷한 목소리를 내다 실패하고 말았다. 도대체 무엇이 달라져야 검찰개혁이 가능한 것일까. 이 책은 오랜 시간 검찰을 취재한 현장 기자, 검사와 판사 출신 변호사, 과거 정부에서 검찰개혁에 참여한 변호사를 차례로 만나, 신직수, 김기춘, 우병우로 이어지는 검찰 권력 60년의 역사를 되짚고, 반복되는 검찰의 문제를 바로잡는 데 필요한 내, 외부의 조건을 확인한다. 여기에서 그치면 전과 다르지 않은 결과를 맞이할 게 분명하다. 개혁은 명분에 올라탄 '힘'으로 이루어진다는 걸 잊지 말고, 검찰개혁의 칼자루를 쥔 정치권을 감시하고 압박하는 일을 게을리하지 말아야 한다는 결론은, 당연한 일은 당연하게 이루어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더 미룰 여유도, 다른 방법을 새로 찾을 이유도 없다. 지금, 이렇게 시작하면 된다. - 사회과학 MD 박태근
검사 선서 전문
“나는 이 순간 국가와 국민의 부름을 받고 영광스러운 대한민국 검사의 직에 나섭니다. 공익의 대표자로서 정의와 인권을 바로 세우고 범죄로부터 내 이웃과 공동체를 지키라는 막중한 사명을 부여받은 것입니다. 나는 불의의 어둠을 걷어내는 용기 있는 검사, 힘없고 소외된 사람들을 돌보는 따뜻한 검사, 오로지 진실만을 따라가는 공평한 검사, 스스로에게 더 엄격한 바른 검사로서, 처음부터 끝까지 혼신의 힘을 다해 국민을 섬기고 국가에 봉사할 것을 나의 명예를 걸고 굳게 다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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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쁜 일인 생활자를 위한 살림과 음식 이야기"
도쿄 일인 생활 세트 - 전2권
오토나쿨 지음 / 마음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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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오토나쿨'은 2010년부터 도쿄에서 웹디자이너로 일하고 있는 '외국인 근로자'로, 2015년부터 독립 출판물인 <도쿄일인생활 - 여름>, <도쿄일인생활 - 가을, 겨울>, <도쿄 일인 생활 -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 등 일인 레시피 북 시리즈를 냈다. 동시에 출간된 '맥주와 나', '부엌과 나' 이 2권의 책은 그것과는 별개로, 도쿄에서 일인 생활자로 살아오면서 경험하고 느낀 점을 진솔하게 들려준다.

'맥주와 나'는 술을 부르는 음식에 관한 이야기를, '부엌과 나'는 시행착오를 거쳐 건져올린 일인 생활자를 위한 살림법을 담았다. 수수하면서도 단정한 문체로 개인적인 이야기를 들려주기도 하고, 틈틈이 레시피와 살림팁들을 소개해 에세이와 실용서 두 가지의 특장점을 두루 갖추고 있다. 읽다보면 작가의 제안대로 온전히 '나만을 위한' 시간을 보내고 싶어진다. 퇴근 후 하루 열심히 산 자신을 위해 요리를 하고, 아끼는 그릇에 정성스럽게 담아 즐겨보는 건 어떨까. - 에세이 MD 송진경
책 속에서
그날 이후로 전 다시 두부와 맥주의 조합에 도전했고, 두부와 파와 간장만으로도 맥주의 맛을 즐길 수 있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예전에 봤던 영화를 많은 시간이 흐른 뒤 다시 보면 전에는 느끼지 못했던 감정을 깨닫는 것과 같이 음식도 마찬가지입니다. 어렸을 땐 미역의 미끄러운 느낌만 기억하던 전 이제 미역을 먹으면서 향을 즐기게 되었고, 늘 곁에 두고 요리 재료를 씁니다. 화려한 재료나 값비싼 조리 기구 때문이 아닌, 어떤 계기로 그 요리를 접하게 되는지가 맛을 결정할 수 있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저에게는 그 계기를 만들어준 고마운 사람이 많습니다. 그리고 살아온 시간만큼 앞으로 살아갈 날이 남아 있는지 모르겠지만 지금이라도 맛있는 맥주와 미역무침의 맛을 알게 돼서, 이제라도 '어른'이 돼서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_ '맥주와 나'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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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 사이에 갈등이 생겼을 때"
건방진 장루이와 68일
황선미 지음, 신지수 그림, 이보연 상담 / 위즈덤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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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과 건강하게 관계 맺고 이를 자양분 삼아 성장하는 아이들의 이야기. 초등학교 교실에서 친구 사이에 생길 수 있는 갈등을 현실적으로 그려내며, 현명한 해결 방법을 제시한다. 건방지고 잘난 체하는 전학생 장루이와 한번도 주목 받아본 적 없는 소극적인 아이 오윤기. 사사건건 부딪히던 두 사람이 어느덧 서로를 이해하는 친구가 된다.

한번 틀어진 관계라도 아주 작은 용기만 있다면 되돌릴 수 있다. 오해 때문에 불편했던 상대방의 진심을 알게 되고 자신의 실수를 인정했을 때의 후련함. 더 이상 누군가를 미워하지 않게 됐을 때, 마법처럼 나를 찾아오는 평온함. 동화작가 황선미가 친구 때문에 고민하고 스스로 답을 찾아나가는 아이들의 심리 변화를 섬세하게 그려냈다. 부록으로 실린 아동상담.심리치료 전문가 이보연의 자상한 조언은 친구 사귀기를 어려워하는 아이들에게 자신감을 심어 준다. - 어린이 MD 이승혜
이 책의 첫 문장
걸음이 흐느적거렸다.

작가의 말
나는 가끔 생각해요. 단 하나의 내 편이 책이 아니라 진짜 친구였으면 지금보다 더 좋았을 거라고. 외로운 아이도 내성적인 아이도 소심한 아이도 멋지게 살아야 합니다. 그런 아이들은 단 하나의 친구만 있어도 힘든 시간을 잘 견뎌 낼 수 있어요. 그러니 자신을 알아봐 주는 친구 하나면 걱정 없죠. - 황선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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