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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을 넘어 시대의 어둠을.. 빼떼기 어른이 되어 더 큰 혼란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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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시민을 잇는 오늘의 시민"
죽음을 넘어 시대의 어둠을 넘어
황석영.이재의.전용호 기록, (사)광주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엮음 / 창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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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헌법 전문(全文)에 언급되는 구체적 사건은 3.1운동과 4.19혁명 두 가지다. 전자에서는 대한민국임시정부의 법통을, 후자에서는 불의에 항거한 민주이념을 계승하자는 내용이다. 이후 한국현대사에서 헌법 정신을 잇는 사건을 꼽자면, 아마도 5.18광주민주화운동과 6월항쟁 아닐까 싶다. 전자는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으로, 후자는 올해 30주년을 맞아 새롭게 조명되고 있는 바, 진상을 제대로 알고 의미를 되새기기에 적절한 때라 하겠다.

32년 만에 전면개정판으로 새로 나온 이 책은. 초판 출간 당시부터 지금까지 숱한 희생과 노력 끝에 살아남아 ‘최초로 광주시민의 목소리를 담은 5.18에 대한 체계적인 기록물’로 평가받기에 이르렀다. 이 책이 숱한 고초를 겪고 난관을 헤치며 오늘에 이를 수 있었던 이유는, 함께한 모든 이들이 오로지 '항쟁의 진상을 제대로 알려야 한다'는 목표에 매진했기 때문이다. 5.18광주민주화운동이 온전히 평가받고 한국사회가 나아갈 방향의 기준이 되는 데에도 마찬가지 노력이 필요할 터, 현장에 함께한 시민들의 생생한 목소리에 5.18 재판 결과가 전하는 법률적 판단 그리고 헌법 정신에 근거한 역사적 판단을 종합한 이 책이 가리키는 방향도 이와 같다. "빛나는 계절에 위대한 시민"이 세상을 바꾸었으니, '오늘의 시민'으로서 떳떳하게 기억하고 당당하게 나아갈 차례라 하겠다. - 역사 MD 박태근
이 책의 첫 문장
1979년 10월 26일 오후 7시 41분, 늦가울 주말 한가로운 초저녁이었다.

추천의 글
이 책은 광주 사람들의 불굴의 정신을 연대기적으로 기록한 최초의 사례로, 가혹한 통제와 탄압에도 불구하고 발간 직후 지하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이번 개정판은 극우세력의 역사왜곡에 대하여 다시 한번 도전하는 것이다.(조지 카치아피카스)

1980년 군사독재에 저항하여 일어난 광주민중항쟁은 놀라웠다. 군부의 잔인하고 야만적인 진압은 한국현대사에서 매우 중대한 의미를 갖는 사건이다. 광주항쟁은 혹독한 독재정권으로부터 스스로를 해방시키고, 풍요로운 민주사회를 만들고자 했던 한국인들이 용감하게 투쟁의 발걸음을 내디딘 사건이다.(노엄 촘스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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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정생 10주기 추모 그림책"
빼떼기
권정생 지음, 김환영 그림 / 창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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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가 장에서 사온 암탉 한 마리가 알을 품어 까만 병아리 한 무리가 세상에 나왔다. 튼튼하고 잘생긴 다른 형제들과 달리 유달리 발육이 느리고 볼품 없는 병아리 한 마리. 아궁이 불에 화상을 입은 빼떼기를 순진이네 가족은 정성을 다해 보살피고 사랑해준다. 깜장 병아리 빼떼기의 일생을 그린 권정생의 단편동화에, 화가 김환영의 일러스트를 더해 그림책으로 펴냈다.

누구에게나 살아 있는 생명을 돌보고 보살피려는 본성이 있다. 그 마음과 손길이 가장 작고 연약한 이들에게로 향해, 위태롭고 상처 입은 존재들은 기적적으로 생을 이어 나간다. 제 어미한테서도 버림 받은 빼떼기가 용케 닭으로 성장했듯이. 순진이네 가족처럼 다른 생명을 아끼며 살아가고 싶다. 이 책을 덮으며 많은 사람들이 그런 희망을 품게 되지 않을까. - 어린이 MD 이승혜
이 책의 첫 문장
빼떼기가 순진이네 집에서 일 년 남짓 살다가 죽은 이야기는 누구나 잊을 수 없는 아름답고 안타까운 이야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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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다혜 기자의 페미니즘적 책 읽기"
어른이 되어 더 큰 혼란이 시작되었다
이다혜 지음 / 현암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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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기 좋은 날>에서 폭넓은 독서 리스트를 통해 자신만의 독법과 경험담을 다채롭게 들려준 이다혜 기자의 5년 만의 신작. 전작과 달리 이번 책에서는 대한민국에서 여성으로 살아가는 이들에게 전하는, 혹은 권하는 이야기를 풀어낸다.

'읽은 것과 경험한 것, 배운 것, 느낀 것 사이에서 늘 이해할 수 없는 틈'을 감지했으나 아무도 그 차이를 가르쳐주지 않았다. 아주 오랜 시간이 흐르고 나서야 '여자인 것'과 관련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것을 깨달았다. 저자는 어른이 되고 난 후 발견한 문학작품과 영화 속의 여성 문제들, 그리고 일상생활에서 여자이기 때문에 직접 경험하고 느낀 바를 이 책에서 솔직하게 꺼내놓는다. 어른이 되어 더 큰 혼란을 겪고 있는 여성 독자들이 깊이 공감할 만한 이야기로 가득 차 있다. - 에세이 MD 송진경
이 책의 첫 문장
미스터리와 공포 장르에서 여성에게 가장 흔히 마련되는 자리가 피해자의 것임은 이야기하기에도 새삼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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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동을 찾아 주는 분실물 센터"
펭귄철도 분실물센터
나토리 사와코 지음, 이윤희 옮김 / 현대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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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인근 바닷가 공장지대에 자리한 작은 무인역. 변두리 노선의 종착역인 이곳에는 '야마토기타 여객철도 나미하마선 유실물 보관소', 통칭 '분실물센터'라 불리는 사무실이 있다. 노선의 모든 분실물이 모이는 이곳을 지키는 건, 무슨 연유인지 펭귄 한 마리와 빨간 머리의 훈남 역무원. 전철역과 전혀 어울리지 않는 한 쌍이 있는 사무실에는 심지어 펭귄이 사는 초대형 냉장고까지 갖춰져 있고, 얼핏 불량한 겉모습의 빨간 머리 역무원은 생선 가게 점원처럼 고무 앞치마를 둘러매고 펭귄을 돌보느라 고객 전화를 못 받기가 일쑤다. 잃어버린 물건을 찾으러 이곳에 온 사람들은 뜻밖의 광경에 깜짝 놀라지만, 어느새 이들 콤비와의 만남을 계기로 우연과 운명을 넘나드는 작은 일상의 기적들을 경험하게 된다.

일상에서 만날 수 있는 분실물 센터를 특유의 우화적인 센스로 풀어내 감동을 선사하는 이야기는 어느덧 국내에 소개되는 일본 소설의 한 장르로 자리잡았다. <펭귄철도 분실물센터> 역시 어느 순간 우연히 환상적인 설정을 가진 공간을 방문한 이들이 삶의 소중함을 조금씩 깨달아가는 이야기를 따뜻한 시선으로 담아냈다. 작은 물건을 잃어버린 사람들이 찾아오는 분실물센터는 방문객들이 실제로 잃어버린 것이 '삶'일 수도 있다고 알려준다. 마음이 지쳤을 때, 부드럽고 훈훈한 이야기를 읽고 싶을 때 이 책을 선택하면 좋은 느낌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 소설 MD 최원호
책 속에서
사무실 입구에 서 있던 소헤이가 몸을 비켜서자, 교코보다 먼저 펭귄이 안으로 들어갔다. 자박자박 애니메이션 효과음 같은 발소리가 귀여웠다.
할 말이 있는 듯한 교코의 눈빛을 알아차렸는지 소헤이가 해맑게 벌쭉 웃었다.
“아, 괜찮아요. 펭귄도 저희 소속입니다.”
“저희 소속? 직원인가요?”
교코의 심각한 물음에 소헤이는 “아니요” 하며 당황한 듯이 눈을 깜빡이다 빨간 머리를 벅벅 긁는다.
“펭귄은 일을 할 수 없죠.”


-p.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