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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술사 1 우리가 사랑한 비린내 간질간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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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픔을 부르는 감성 호러"
기억술사 1
오리가미 교야 지음, 서혜영 옮김 / arte(아르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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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에게나 인생에서 한두 가지는 잊고 싶은 기억이 있을 것이다. 쓰라린 실연의 기억, 트라우마가 될 만한 혹독한 경험, 소중한 사람을 잃어버리게 된 부주의한 한마디, 아무에게도 말할 수 없는 수치스러운 기억, 술기운에 부린 추태 등등… 그런데 만약 이 모든 기억을 지워주는 사람이 존재한다면 어떨까. 기억술사는 이런 보편적인 설정을 바탕으로 풀어가는 환상적인 이야기다. 해질 무렵 어떤 공원의 초록색 벤치에 앉아 있으면 기억술사가 찾아와 원하는 기억을 지워 준다는, 마치 도시전설과도 같은 이 간단한 설정은 그러나 여러 등장인물들의 사연이 서로 얽히면서 간단하지 않은 드라마로 확대된다.

어떤 부분의 기억이 사라진 사람들의 만남은 그 사라진 기억의 정체를 자꾸 궁금하게 만들고, 무엇보다 기억술사가 어떤 이유로 사람들의 기억을 지워주고 있는지도 베일에 가려져 있다. 마치 드라마 '이상한 이야기' 같은, 어딘가 오싹한 기억술사의 존재는 사람들의 슬픈 사연과 얽혀 무서움보다는 슬픔과 애수를 자아내는 기묘한 효과를 낸다. '노스탤직 호러'라는 말이 잘 들어맞는 작품이다. 독특한 설정을 즐기면서도 감동적인 이야기를 원하는 독자들이라면 이 작품을 즐겁게 읽을 것이다. - 소설 MD 최원호
이 책의 첫 문장
'기억술사'라는 도시전설을 처음 들은 것은 초등학교에 들어가기도 전이었다.

이 책의 한 문장
“기억술사가 사람의 기억을 지우는 것은, 그런 극단적인 케이스뿐만이 아니겠지요. 실연당했다든가…… 그런 작은 이유로 기억술사를 찾는 사람 쪽이 많아요. 게다가.” 거기까지 말하고, 이건 아닌데 하면서도 계속 말이 이어져 나오고 말았다. “……그 사람의 기억 속에 있다가 잊힌 쪽은 어떻게 되는 겁니까?” 말끝이 흐려졌다. 말을 하면서, 말과 말 사이로 한숨이 섞여 들어갔다.

북트레일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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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들어진 경제적 인간"
차가운 계산기
필립 로스코 지음, 홍기빈 옮김 / 열린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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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적이라는 단어는 따뜻하기보단 차갑다. 경제적 소비, 경제적 가계운용, 경제적 공부, 경제적 효과, 경제적 타당성, 그리고 경제운전까지, 모두 치밀한 계산이 깔려 있다고 짐작케 하는 말들이다. 우리는 언제부터 이렇게 계산적이었을까? 우리가 합리적이라는 미명하에 경제적 효율성을 추구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저자는 경제학이 그렇게 만들었다고 주장한다. 즉, 이 책 대신 다른 책을 띄워서 팔았더라면 하는 '계산적인' 걱정은 경제학 탓인 셈이다. 이렇듯 경제학은 우리의 정치적인 결정은 물론 여러 인간적 상호 작용까지 지배한다. 과장 아닌 과장을 보태자면, 사회가 이렇게 된 원인은 모두 경제학에 있다.

경제학은 세상의 모든 문제를 참견하고 해결하려 하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과학을 표방하는 경제학의 생각일 뿐이다. 인류가 늘 효율성만을 추구하며 살 수는 없다. 경제학의 어깨는 온 세계의 짐을 떠안기엔 너무나 좁다. 이처럼 이 책은 경제학을 매몰차게 비판한다. 물론 그만큼 경제학이 폭넓은 곳에서 중요하게 취급받고 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저자의 주장을 경제학 무용론으로 받아들이기보다는 맹목적인 경제적 사고를 경계하자는 의미로 이해하고 싶다. 잠시 머릿속 계산기를 내려놓고 안도의 한숨을 쉬어본다. 아무렴, 인류는 원래 경제적 인간이 아니었으며, 나도 당신도 처음부터 차가웠던 것은 아니었다. - 경영 MD 홍성원
이 책의 첫 문장
지난 30년간 영국에서는 토지 소유권을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를 놓고 근본적인 변화가 있었다.

이 책의 한 문장
마트는 경제 활동이 펼쳐지는 무대이며, 여기에서 우리들은 경제라는 연극을 상연하는 배우로서 각자 맡은 바의 배역을 충실히 연기해야만 한다. 공연히 먼 나라의 확실하지도 않은 노동 조건 이야기나 대량 생산 이야기 따위로 막연한 걱정을 품는 짓은 해서는 안 된다. 눈앞에 펼쳐져 있는 가격표들은 우리에게 경제적 계산을 또렷이 제시하고 있으니, 우리가 몰두해야 할 대상은 가격표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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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산물의 맛을 아는/모르는 모든 이에게"
우리가 사랑한 비린내
황선도 지음 / 서해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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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에서 건져 올린 먹거리에서는 특유의 향취가 난다. 흔히 비린내라고 부르지만, 정체를 알기는 어렵다. 육지 동물인 인간과 생김새도 생태도 크게 다르기에, 맛은 알아도 유래는 알 수 없는 해산물이 한둘이 아니다. 물고기 박사 황선도는 전작 <멸치머리엔 블랙박스가 있다>에서 한국인의 밥상에 흔히 오르는 생선 이야기를 맛깔나게 들려주었는데, 이번에는 넓고 깊은 바다에 한 발 다가가 놀라울 정도로 비릿한 이야기를 길어올린다.

우리나라 연어가 캄차가 반도를 지나 베링 해에서 살다가 알래스카 만까지 갔다 돌아온다는 이야기나 흔히 참치로 불리는 다랑어가 잠을 잘 때도 헤엄을 치며 10년이란 일생 동안 한 순간도 헤엄을 멈추지 않는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왠지 이들을 먹을 때 잠시 묵념이라도 해야겠다는 마음이 든다. 게다가 육지 중심 개발로 연안이 축소되고 남획과 기후 변화로 해산물의 생태가 크게 변했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그간 바다가 풍요롭게 전해준 해산물이 새삼 귀하게 보인다. 비록 해산물의 맛을 바꾸지는 못하더라도, 해산물과 인간의 관계를 다시 생각하게 만들 이야기가 가득한 책이다. - 인문 MD 박태근
이 책의 첫 문장
소주 한잔하러 횟집에 가면 회가 나오기 전에 먼저 나오는 것이 있는데, 이것을 일명 스키다시라고 한다.

추천의 글
유머와 구라로 점철된, 그러면서도 흐린 바닷속을 꿰뚫는 전문적 지식은 그의 전매특허다. 한 길에 삶을 바친 자만이 알 수 있는 깊이, 풍부한 경험에서 오는 상세한 설명, 머릿속에 노량진 수산시장이 통째로 들어 있는 듯한 흥미 만점 해산물 체험담까지. 글맛 역시 봄 도미처럼 차지다. 일단 손에 잡으면 놓지 못하고 저자가 이끄는 대로 용궁까지 가버린다.(박찬일, 셰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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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예! 그림책을 읽으며 함께 춤을 춰요!"
간질간질
서현 지음 / 사계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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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의 고된 일상에 유쾌한 상상력을 더해 마음을 위로하고 카타르시스를 전해주는 이야기 <눈물바다>의 서현 작가가 쓴 세 번째 그림책. 간질간질, 머리가 가려워진 아이는 머리를 긁고, 떨어져나온 머리카락은 또 다른 내가 된다. 우리는 함께 춤을 추고, 엄마에게 아빠에게 누나에게 놀자고 떼를 쓰고 장난을 친다. 그렇게 춤을 추며 우리는 밖으로 나가고, 폴짝폴짝 뛰기도 하고 버스를 타고 산을 오르고 새와 함께 하늘을 날기도 한다. 나와 나들이 지난 길에는 흥이 남는다. 폴짝폴짝 지나쳤던 사람들도, 눈만 말똥말똥 뜨고 있던 산도, 바다 한가운데서 만난 문어도 함께 춤을 춘다.

무심히 그림책을 따라가면 나도 모르게 머리가 간질간질, 온몸이 흔들흔들, 흥에 겨운 엉덩이가 들썩거린다. 그림만으로도 이야기는 흥미진진하고, 글씨체와 글자의 크기 변화로도 감정이 고스란히 느껴진다. 머리로 이해하지 않아도 아이의 마음에서 일어난 흥겨움이 책 속의 사람들처럼, 버스처럼, 문어처럼 내게도 전해온다. 참, 그림 속의 똑같은 아이들 중 진짜 '나'를 찾는 재미도 놓치지 말자. - 유아 MD 강미연
책 속에서
머리가 간지러워
머리를 긁었더니
머리카락이 떨어져
내가 되었네.
나는 나들과 춤을 추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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