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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는 내가 죽었으면 좋겠.. 운명과 분노 에고라는 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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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갈 이유를 알려준 한 청년의 감동 실화"
엄마는 내가 죽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마틴 피스토리우스.메건 로이드 데이비스 지음, 이유진 옮김 / 푸른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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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두 살까지 평범하게 살아온 한 소년이 원인 모를 병을 앓아 의식불명에 빠진다. 4년 뒤인 열여섯 살이 되던 해, 기적적으로 의식을 되찾지만, 아무도 그 사실을 알지 못한다. 몸에 갇혀 지낸 지 13년이 지난 어느 날, 한 간병인에 의해 완전히 의식을 되찾았다는 사실이 발견되고, 점차 건강을 회복하는 기적 같은 변화를 맞는다.

책은 테드 강연으로 큰 화제를 모은 마틴 피스토리우스의 놀라운 삶에 관한 기록이다. 몸에 갇혔던 그가 세상과 다시 소통하기까지의 길고 긴 여정을 생생하게 들려준다. 절망, 공포, 외로움이 반복된 지옥 같은 시간과 싸우면서 어떻게 생존해왔는지 그의 목소리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그의 기적에 관한 이야기는 삶의 가치들을 일깨우고, 지금껏 당연하게 여겨온 것들에 대해 감사한 마음을 느끼게 해준다. - 에세이 MD 송진경
이 책의 첫 문장
나는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어느 대도시 근교에 있는 돌봄시설에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추천사
나는 언제나 피해 생존자와 그들의 가족에게 관심이 많았다. 하지만 마틴 피스토리우스의 삶은 지금까지 접했던 생존자 이야기 중에 가장 압도적이다. 이 책은 몸에 갇혀버린 사람이 스스로 몸 밖으로 나가는 힘겨운 과정을 그린다. 잦은 실패를 겪으며 기어이 사랑하는 사람을 받아들이는 법, 내면의 공포와 싸우는 법, 자신의 한계를 인정하고 그 안에서 또 다른 가능성을 발견하는 법에 대한 이야기인 것이다. 마틴의 이야기에 가장 평범한 제목을 붙인다면 아마 '회복력'이 될 것이다. 그러나 적어도 내게는 상처가 꽃이 되는 순서에 관한 이야기다. _ 백영옥 (소설가, <빨강머리 앤이 하는 말>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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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d의 신비"
운명과 분노
로런 그로프 지음, 정연희 옮김 / 문학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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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련을 이겨내고 연극 각본가로 성공한 남자와 아름다운 그의 아내가 살아온 이야기. 소설은 두 부분으로 나뉜다. 남자 주인공 로토가 주도하는 '운명'이 먼저 등장하고, 이어서 여자 주인공 마틸드가 중심이 되는 '분노'가 나온다. 20대 초반에 만나 결혼한 이 두 주인공은 20년이 넘는 많은 세월을 공유했지만, 두 부분으로 나뉘어진 이 소설은 그들이 공유한 세월이 서로에게 다른 방식으로 각인되었음을 확인시켜 준다. 이 소설을 결혼에 대한 소설로 보자면 이러한 내용일 것이다. 정말로 영혼을 하나로 합칠 수는 없다. 가장 좋은 결말을 맺은 결혼조차 운명'공동체' 이상일 수는 없다. 로토와 마틸드는 많은 시간동안 서로를 사랑했지만 사랑은 상대를 더 이해하도록 도와주지는 않았다. 로런 그로프는 이 두 주인공의 내면 또는 영혼이 서로 다른 방식으로 작동하고 있음을 보여주기 위해 서사 방식에 차이를 둔다. 로토의 삶은 연대기식으로 서술되는 반면 마틸드의 삶은 기억이 다른 기억으로 이어지며 시간 속을 오간다.

그러나 이 서사 방식의 변경은 더 큰 목표를 향해 움직인다. 전통적인 연극의 서사 형태와 유사하게 서술된 로토의 삶은 실제로 고대 그리스의 작품을 연상시키는 데가 있다. 연극을 통해 삶의 구원을 얻은 그는 자신의 실제 인생조차 그 잘생긴 용모, 시련과 극복, 갈등과 해소까지 많은 부분들을 고대 연극처럼 보이게 한다. 조직적이며, 인과가 있고, 복선은 회수된다. 그가 갑자기 죽어버리기 전까지는 그렇다. 데우스 엑스 마키나가 하늘에서 떨어진 것이다. 연극은 갑자기 중단된다.

<운명과 분노>를 진정 완성시키는 부분은 갑자기 중단된 '운명'에 이어지는 '분노'다. '운명'은 그 마지막에 다다라 성공적인 연극이 되지 못한 채 부서져 버렸고, '분노'는 그 부서진 잔해들을 헤집으며 전진한다. 대부분 그림자 속에 잠겨 있었던 마틸드의 삶은 '운명'이 보여주었던 영웅 서사의 방식을 해체한다. 삶은 더 이상 이어지지 않는다(그것을 하나로 이으려면 일종의 신화적인 환상이 필요하다). 마틸드의 오늘에 이어지는 것은 내일이 아닌 어제, 십수 년 전, 아주 어릴 때의 기억들이다. 그녀는 그것들을 바라보고 반응한다. 이를 근대 이후의 문학에 대한 비유라고 볼 수도 있겠다. 그렇다면 어떻게 '분노'가 '운명'을 수용할 수 있었는지도 쉽게 설명할 수 있다. 역사는 전진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운명과 분노>는 두 사람의 삶을 드라마틱하게 보여주는 전통적인 소설이면서 이를 통해 근대 이전과 이후의 문학사적 변천을 상징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이 소설에는 그 이상의 뭔가가 있다. '운명'과 '분노'는 딱 나뉘어져 있음에도 불구하고 서로 소통하는 듯 느껴진다. 세상은 '운명'과 '분노'가 아니라 '운명과 분노'로 이루어졌다는 듯이. 그렇다면 이 소설을 다시 결혼 또는 사랑에 대한 이야기로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 어떻게 사랑이 운명과 분노 사이에 다리를 놓을 수 있을까? <운명과 분노>는 이에 대한 답을 제시하지 않고 질문을 인상적으로 연출하는 데 그침으로써 또다시 자신이 좋은 소설임을 입증한다. 이 질문은 소설 속의 몇몇 장면들과 엮인 채 오래도록 독자의 기억 속에 남아있을 것이다. - 소설 MD 최원호
이 책의 첫 문장
갑자기 커튼이 드리워지듯 하늘에서 부슬비가 자욱하게 내렸다.

추천사
황홀할 정도로 좋다. 그로프의 언어는 정밀하고 시적이고 풍부하며, 세속적으로나 서사적으로나 칭송할 만하다. 그로프는 독창적인 작가다. 그녀의 소설은 대담하며 관행을 따르지 않는다. 글은 아름답고, 힘있게 날카로울 뿐만 아니라, 스스로 대단한 작품으로 이름 올릴 것을 요구하며 현대의 결혼에 대한 이 이야기를 속세로부터 들어올린다.
-뉴요커

언어와 플롯과 그리스신화가 한데 휘몰아치는 가운데, 그로프는 진정한 사랑의 종말을 강렬하고 흥미진진하게 그려냈다. (…) 때로는 촉촉하고, 때로는 도전적이고, 때로는 외설스럽고, 때로는 음울한 그로프의 다양한 문장은 페이지마다 단어를 폭풍처럼 쏟아낸다. 그러나 이 책의 진정한 힘은 말해지지 않은 것에 있다. 매혹적인 마법의 묘약 같은 책.
-퍼블리셔스 위클리(미국)

로런 그로프는 보기 드문 재능을 지닌 작가이며, <운명과 분노>는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대담하고 야심찬 소설이다. 희극과 비극, 적절히 배치된 지적인 요소들과 뚜렷하게 빛을 발하는 재능이 작품 전체를 관통하고 있다.
-뉴욕 타임스 북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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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제와 겸손의 미학"
에고라는 적
라이언 홀리데이 지음, 이경식 옮김 / 흐름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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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ngue Fu>라는 책에 <적을 만들지 않는 대화법>이란 제목을 붙인 것은 신의 한 수였다. 그 책이 10년 가까이 스테디셀러로 사랑받고 있는 데에는 우리가 수없이 들어 온 '적을 만들지 말라'는 격언의 영향을 무시할 수 없다. 적을 만들지 않는 것은 그만큼 중요하다. 그런데 그 적이 우리 안에 있다면? 그것은 내가 모르는 나의 적이 되어 잘 되던 일을, 사랑을, 더 나아가 인생을 망칠 수 있다고 저자는 말한다. 자신이 특별하다고 느끼는 것이 잘못된 일은 아니지만 그것이 지나치면 문제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책은 자만심과 자신감, 겉치레와 내실, 열정과 냉정, 흥분과 침착, 말과 침묵이 어떻게 우리의 인생을 갈라놓는지를 보여준다. 술에 취하듯 자기 자신에, 일시적 성공에 취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저자는 인생의 결정적 순간에 자아를 통제하고, 특별함을 내려놓고, 자제력을 발휘하여 더 큰 성취를 이루어낸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 인정받고 싶다는 욕망 그 이상의 가치에 인생의 목표를 둘 것을 제안한다. 잠시 멈추고 한 발짝 물러나 차분히 읽어 볼 필요가 있는 책이다. 물론, 애써 움츠러들 필요는 없다. - 경영 MD 홍성원
이 책의 첫 문장
기원전 374년경 아테나에서 소문난 교사이자 수사학자인 이소크라테스는 데모니쿠스라는 청년에게 편지를 한 통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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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에게도 분명 아몬드가 있다"
아몬드 (양장)
손원평 지음 / 창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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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마디로 말하자면 이 이야기는 괴물인 내가 또 다른 괴물을 만나는 이야기이다, 라고 소년은 이야기를 시작한다. 당신에게도 아몬드가 있듯, 이 소년에게도 아몬드가 있다. 머릿속 아몬드 같은 모양의 편도체가 유독 작아 감정 표현 불능증을 앓고 있는 소년 선윤재. 그는 슬퍼하지도, 미소짓지도, 분노하지도 못한다. 헌책방을 운영하는 엄마, 기골이 장대한 할멈과 함께 그 묵묵한 얼굴로 하루하루 남들을 흉내내며 살아가던 그는 크리스마스이브이던 열여섯 번째 생일날 비극적인 사고로 가족을 잃고 만다. 그리고 세상에 홀로 남겨진 윤재 앞에 '곤이'가 나타난다. 분노로 가득한 그가 쏟아내는 화를 감정을 느끼지 못하는 윤재는 도무지 이해하지 못한다. 감정을 느끼지 못하는 '괴물'과 감정이 흘러 넘치는 '괴물'은 서로를 이해할 수 있을까?

<완득이> 등을 독자에게 소개한 창비청소년문학상의 10회 수상작. 영화 연출을 전공한 작가 손원평은 윤재의 굳게 닫힌 입술, 곤이의 분노로 이글대는 눈빛을 눈에 그리듯 선명하게 연출해 낸다. 명확한 캐릭터가 군더더기 없는 문체를 통해 형상화 되고, 이야기는 매끄럽게 전진해 소년들의 고통 너머 자그마한 공감의 가능성을 향해 걸어 나간다. 감정이 없는 소년에 대한 감정 이입을 멈출 수가 없는 이야기, '괴물'인 그에게도 아몬드가 있다. 그리고 우리에게도.
- 소설 MD 김효선
이 책의 첫 문장
그날 한 명이 다치고 여섯 명이 죽었다.

책속에서
사흘간의 장례 내내 별다른 표정의 변화가 없는 나를 두고 수군대는 소리가 들려왔다. 그들은 다양한 추측을 하며 속닥거렸다. 너무 충격을 받아서 그럴 거야, 아직 어리니 뭘 알겠어, 엄마도 죽은 거나 다름없고 이제 고아나 마찬가진데 실감이 안 나니 저러지.
남들은 내게 슬픔이나 외로움, 막막함을 기대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내 안에는 감정 대신 질문들이 떠다니고 있었다.

엄마와 할멈은 뭐가 그렇게 우스워서 깔깔댔던 걸까.
만약 그 일이 없었다면 우린 냉면집을 나와 어디로 향했을까.
그 남자는 왜 그랬을까.
텔레비전을 부수거나 거울을 깨트리지 않고 왜 사람을 죽인 걸까.
왜 더 늦기 전에 누군가 나서서 도와주지 않았을까.
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