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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는 인간 버라이어티 보이지 않는 영향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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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生)의 음식을 찾아 떠난 2년의 기록"
먹는 인간
헨미 요 지음, 박성민 옮김 / 메멘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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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지금 어디서 무엇을 어떤 얼굴로 먹고 있을까, 또는 얼마나 못 먹고 있을까? 하루하루 음식을 먹는 당연한 행위를 어떻게 의식하고 있을까, 또는 의식도 못하고 있을까? 아쿠타가와상 수상작가 헨미 요는 이런 여러 문제들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방글라데시, 베트남, 필리핀, 독일, 러시아, 한국 등 기아, 전쟁, 재해, 빈곤의 현장들을 찾아 다녔다. 현지 사람들이 먹는 음식을 함께 먹으며, 그 음식을 먹는 사람들이 간직해온 사연과 기억들을 이 한 권에 담았다.

고단샤 논픽션상을 수상한 이 책은 맛있는 음식이나 음식을 먹는 풍경에 관한 스토리가 아닌, 처절하고 치열하고 긴장되는 현장 속 식(食)을 통해 생(生)을 탐구한다. 방글라데시에서는 음식 찌꺼기를 버리는 자와 사 먹는 자를, 필리핀에서는 일본 병사들에 의해 먹힘을 당한 주민들과 남겨진 그의 가족들을, 타이에서는 고양이 캔사료를 만드는 노동자들을, 그리고 한국에서는 위안부 할머니들을 마주하며, '먹다'라는 영역에 숨겨진 분노, 슬픔, 증오의 장면을 포착해 문학적 필치로 그려낸다. 식(食)과 생(生)에 관한 깊은 사유가 돋보이는 2년의 기록은 경이와 감동의 순간으로 이끈다. - 인문 MD 박태근
이 책의 첫 문장
사람들은 지금 어디서 무엇을 어떤 얼굴로 먹고 있을까, 또는 얼마나 못 먹고 있을까?

책 속에서
1946년부터 1947년 초까지 이 마을과 주변에서만 서른여덟 명이 잔류 일본병에게 죽임을 당했고, 그들 중 대부분이 먹혔다. 1947년에 잔류 병사가 발견된 이후, 현대사에서는 지극히 보기 드문 병사들의 '조직적 식인 행위'로 연합군 사법 관계자들이 기겁한 이 사건의 전모는 일본에 거의 알려지지 않았다. 왜 그랬을까? '전쟁 때 범한 과오는 잊어버리는 편이 좋다.' 이런 생각이 작용했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바로 내 눈앞에는 육친이 '먹혔다'는 사실을 마치 어제 일처럼 말하는 유족들이 있다. '먹었다'는 역사를 모르고, 아니, 잊어버리고 싶어 하는 일본과 그들 사이에는 정신이 아득해질 정도의 거리가 있다. 나는 그저 침묵하고 있을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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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나랑 같이 놀래?' 백희나 표 마법 알사탕"
알사탕
백희나 글.그림 / 책읽는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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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들은 만날 자기들끼리 논다. 구슬치기가 얼마나 재미있는지 모른다. 그래서 오늘도 동동이는 혼자 논다. 새 구슬이 필요해서 문방구에 간 동동이는, 구슬 대신 색깔도 크기도 가지가지인 알사탕을 골랐다. 박하 향이 진한 체크무늬 알사탕을 입에 넣으니 갑자기 소파가 말을 한다. 점박이 사탕을 먹고는 8년 만에 강아지 구슬이와 이야기를 나누고 오후 내내 함께 놀았다. 저녁 내내 잔소리를 늘어놓는 아빠처럼 까칠한 사탕을 입에 물고 잠이 들자, 설거지하는 아빠의 등 뒤로 잔소리 대신 진심이 흘러나온다.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

늙은 구슬이의 고단함, 잔소리쟁이 아빠의 속마음, 그리운 할머니의 안부. 그리고 친구, 친구가 다가오기를 기다리지 않고 먼저 건네는 인사, "나랑 같이 놀래?". 알사탕이 만드는 공감, 용기, 성장의 마법. 언제나처럼 백희나 표 마법은 따뜻하고 행복하다. - 유아 MD 강미연
책 속에서:
마지막 남은 투명한 사탕은
아무리 빨아도 그냥 조용했다.

그래서... 내가 먼저 말해 버리기로 했다.

"나랑 같이 놀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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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이 언제 죽을 지 안다는 소설가"
버라이어티
오쿠다 히데오 지음, 김해용 옮김 / 현대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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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띠지에는 작가 후기에 실린 오쿠다 히데오의 문장이 실려 있다. "저는 앞으로 16년 후면 죽습니다." 이는 나오키상 수상 작가의 평균 연령을 대충 계산한 뒤 거기서 자신의 나이를 뺀 수치로, 굳이 통계의 함정을 생각해 보지 않더라도 그가 정말로 그때 죽을 지는 아무도 모르는 일이다. 작가도 진지하게 한 얘기는 아닐 것이다. 그런데 이런 흰소리를 아무렇지 않게 집어넣은 그 배짱이 웃기다. 이렇게 웃긴 후기는 좀처럼 보기 힘들다. 이게 소설가로서의 오쿠다 히데오의 매력이겠다.

단편과 대담들이 함께 들어가 있는 책 <버라이어티>는 이런 작가의 매력이 잘 드러나 있다. 어딘가 삐딱하지만 사실은 괜찮은 사람들이 각양각색의 위기 또는 모험에 임하면서 삐딱한 소리들-비윤리적이라기보다는 어딘가 나사가 잘못 조립된 듯한-을 아무렇지 않게 한다. 눈치 보지 않고 삐딱한 사람들이 많다 보니 <버라이어티>는 어떤 상황을 묘사하더라도 경쾌하고 따뜻한 기조를 잃지 않는다. 말하자면 이 책은 어느 때에나 안심하고 읽을 수 있는 재미난 이야기들로 가득하다. 특히 단편들 이외의 기고나 대담들도 단편들만큼이나 재미있다는 점을 밝혀둔다. 하여튼 웃긴 사람이다.
- 소설 MD 최원호
추천사
형식도, 연대도, 테마도 전혀 다른 작품들이지만, 코믹한 것부터 가슴 졸이고 안타까운 것까지 다채롭다. 유머와 익살, 리얼리티 있는 묘사 등 작품집 곳곳에 오쿠다적인 음조가 보일 듯 말 듯, 장난감 상자 같은 재미있는 구성의 한 권이다.

-도쿄 헤드라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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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미경으로 들여다본 사회적 영향력"
보이지 않는 영향력
조나 버거 지음, 김보미 옮김 / 문학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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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책이 베스트셀러가 될까. 유명 작가의 책? 광고를 많이 하는 책? 아니면, (애석하게도 그런 일은 별로 없지만) 내용이 아주 훌륭한 책? 아니다. 어제까지 베스트셀러였던 책이 베스트셀러다. 세계적 베스트셀러를 예로 들어보자. <해리 포터>의 성공은 필연이 아니었다. 될성부른 떡잎을 알아보지 못했다고 <해리 포터>를 거절했던 십여 곳의 출판사를 나무랄 문제가 아니다. <해리 포터>는 우연한 계기로 베스트셀러가 되어 그 영향력이 사회 전반에 걷잡을 수 없이 퍼져 나갔다고 보는 게 맞다. 음원 사이트에서 '가요 Top 100' 을 통째로 플레이해본 경험이 있는가? 사회적 영향력은 인기 있는 곡을 더 인기 있게 만들고 인기 없는 곡은 더 인기 없게 만든다.

전작 <컨테이저스: 전략적 입소문>을 입소문만으로 팔아 치웠다는 와튼스쿨의 조나 버거 교수는 이번 책에서 '사회적 영향력'에 관해 이야기한다. 그것은 우리가 '보이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영향력이다. 다시 말하면, 우리는 남들이 어디서 어떤 영향을 받는지는 곧잘 분석하면서도 나 자신만은 그 영향력에서 멀리 떨어진 사람으로 생각한다는 것이다. 마치 로맨스와 불륜의 차이 같다. 책을 고를 때를 떠올려 보자. 2016년 최고의 책으로 꼽히는 유발 하라리의 <사피엔스>를 어떻게 구입했는가. 아니면 사 놓고 아직 읽지 않은 <총균쇠>도 좋다. 많은 사람들이 자신은 베스트셀러, 광고, 혹은 주위의 추천으로부터 자유로운 사람이라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아주 미미하겠지만) 이 글 역시 당신에게는 '보이지 않는' 영향력이다. 비즈니스와 마케팅에 근간이 될 통찰을 얻으면 더 좋겠지만 이 책은 그 자체로 읽는 즐거움을 제공한다. 보다 폭넓게 다가갈 수 있는 교양서로, 보이지 않게 전략적으로 입소문을 내고 싶은 그런 책이다. - 경영 MD 홍성원
이 책의 첫 문장
같은 길이의 선을 찾아내기보다 쉬운 일이 있을까?

이 책의 한 문장
나는 지난 15년 동안 훌륭한 동료들과 함께 사회적 영향력에 대해 연구해왔다. 펜실베이니아대의 와튼스쿨에서 교수로 일하면서 수백 번 실험을 수행하고 수천 번 비교 분석을 하였으며, 수백만 건의 구매 기록을 조사했다. 이웃이 새 차를 사면 당신이 차를 살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것부터 경기에서 지고 있는 NBA 농구팀이 결과적으로는 이길 가능성이 높다는 것까지 모든 사례를 살폈다. 보이지 않는 영향력과 깊은 통찰력이 이러한 현상을 한데 모아 우리 행동에 작용하는 숨겨진 요소를 설명해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