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딘

헤더배너
타자의 추방 일의 미래, 무엇이 바뀌고 .. 안드로메다 성운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트위터로 보내기
"같은 것의 지옥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타자의 추방
한병철 지음, 이재영 옮김 / 문학과지성사
장바구니 담기자세히 보기100자평 쓰기
<피로사회>에서 시작한 한병철의 신자유주의 비판, 이번에는 모든 것을 획일화하고 대체 가능한 것으로 만들어, 나와 너의 구분을 없애는 세계의 폭력을 고발한다. 다름으로 드러나는 인간성이 사라지고, 다름을 인정하며 공동체를 모색하던 사회는 유명무실해졌으니, 이제 서로는 서로에게 테러일 뿐이고, 세계는 그야말로 지옥이 되었다는 분석인데, 그의 일관된 시선이 다소 힘겹다가도, 낭떠러지 앞에 선 인간과 세계의 진면목을 마주하면 이내 정신을 바짝 차리게 된다.

엄중한 현실 앞에서 누군들 해법이 있겠느냐마는, 일련의 저작으로 “고유한 사유 전통”을 만들어냈다고 평가 받는 그가, 마찬가지로 타자가 사라지는 시대에서 선택한 가능성은 무엇일지 궁금하다. 자유마저 자기착취의 근거로 작동하여 더는 저항과 혁명이 불가능한 시대에, 진정성이란 말은 그 진정성과 무관하게 코웃음거리가 되는 관계에서, 서로를 환대할 타자를 어떻게 상상하고 체현할 수 있을까. 고개를 끄덕인 다음, 다시 들어올릴 용기가 나지 않는 건, 아무도 없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이 지옥에서 벗어나 서로를 확인하며 경청할 소리를, 화음은커녕 파열음이라 할지라도 어떻게든 쥐어짜내야만 할 텐데, 여전히 숨이 턱 막힌다. - 인문 MD 박태근
이 책의 첫 문장
타자가 존재하던 시대는 지나갔다.

이 책의 한 문장
어쩌면 미래의 사회는 경청하고 귀 기울이는 자들의 사회라고 불릴지도 모르겠다. 지금 필요한 것은 전혀 다른 시간이 시작되게 하는 시간혁명이다. 타자의 시간을 다시 발견해야 한다. 오늘날의 시간 위기는 자기 시간의 가속화가 아니라 전면화로 인한 것이다. 타자의 시간은 압박을 낳는, 성과와 효율성 제고의 논리를 벗어난다. 신자유주의적 시간 정책은 타자의 시간을 제거한다. 이 시간 정책에게 타자의 시간은 그저 비생산적인 시간일 뿐이다. 자기 시간의 전면화는 오늘날 모든 생활 영역을 파고들어 인간의 전면적인 착취를 낳고 있는 생산의 전면화와 동시에 진행된다.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트위터로 보내기
"우리가 바꿔야 할 것, 가져야 할 것"
일의 미래, 무엇이 바뀌고 무엇이 오는가
선대인 지음 / 인플루엔셜(주)
장바구니 담기자세히 보기100자평 쓰기
4차 산업혁명과 인공지능의 발달은 미래 일자리에 대한 전망을 어둡게 한다. 어떤 직업이 사라지고 또 새로 생길까. 자동화의 물결을 피해 살아남는 직업은 뭐가 있을까. 이처럼 우리는 그동안 기술 공학적 관점에서 주로 이 문제를 바라봤다. '사'자가 들어가는 전문직을 포함한 많은 직업이 자동화로 인해 사라질 것이라는 보고서는 이제 전혀 새롭지 않다. 그래서 무뎌진 걸까. 선대인 소장의 이번 책은 일종의 경고와도 같다. 당장 5년 앞을 걱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전망의 차원을 넘어, 직면한 일자리 문제에 대한 다양한 고민들에 답하기 위해 이 책을 썼다.

경제학적 관점에서 바라본 일의 미래는 훨씬 복합적이다. 기술의 발전 못지 않게 기술의 수용 여부 역시 중요하다. 예를 들어, 스포츠 심판은 로봇으로 대체될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땅을 향해 힘차게 주먹을 내리찍으며 삼진 아웃을 선언한다거나 선수의 항의에 꿈쩍도 하지 않고 레드카드를 꺼내 드는 심판의 모습은 스포츠의 또 다른 묘미이며 쉽게 대체되지 않을 것이라는 예측 또한 가능하다. 그밖에도 일하는 시간과 방식의 변화, 소득 배분 방법, 정부 정책과 산업 구조 재편에 따라 일의 미래는 다른 양상을 보일 수 있다. 끝으로 선대인 소장은 교육의 중요성을 역설한다. 교육은 미래 산업에 필요한 인재 배출뿐만 아니라 앞선 모든 논의의 바탕이 되는 중요한 과제다. - 경영 MD 홍성원
이 책의 첫 문장
'어떤 미래가 오고 있다'라고 말할 때, 그 미래는 잠깐 동안 일어날 변화이거나 아예 없던 일이 갑자기 새롭게 벌어지는 것을 뜻하지 않는다.

이 책의 한 문장
10여 년 전만 하더라도 텔레마케터가 유명 직종에 속했고, 당시에는 향후 텔레마케터 수가 늘어날 거라고 전망됐다는 사실은 많은 이들이 잊고 있다. ...이처럼 한때 유망하거나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고 여겨졌던 직업도 사라질 수 있는 시대를 우리는 살고 있다. 이 리스트가 100% 맞을 리는 없다.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은 이 리스트에서 언급한 직업들이 정말로 사라지느냐 아니냐가 아니다. 왜 어떤 직업은 살아남고 어떤 직업은 소멸할 것으로 예측하는지, 그 이유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북트레일러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트위터로 보내기
"인류 역사 다섯 번째 변곡점은 무엇일까?"
그해, 역사가 바뀌다
주경철 지음 / 21세기북스
장바구니 담기자세히 보기100자평 쓰기
1492, 1820, 1914, 1945. 네 숫자에서 공통점을 찾아보자. 힌트 하나, 네 숫자는 모두 서기 연도를 나타낸다. 힌트 둘, 이 숫자를 고른 이는 역사학자다. 이쯤 되면 대략 어떤 숫자에서 특정한 사건이나 인물을 떠올릴 법도 한데, 1492년과 콜럼버스의 신대륙 발견, 1945년과 2차 세계대전 종전을 연결했다면, 정답에 절반은 다가선 셈이다. 다른 두 숫자에 집착할 필요는 없겠다. 나머지 절반의 정답은 넷을 한데 묶는 시선에 있으니 말이다.

<대항해시대>로 알려진 역사학자 주경철 교수는 인류의 역사를 뒤바꾼 네 개의 변곡점을 꼽고, 인류가 그때 어떻게 생각하고 행동했는지에 따라 오늘날 세계가 형성되었다고 말한다. 유럽이 주도한 근대 세계의 형성을 이끈 정신의 기원, 대분기라 불리는 동양과 서양의 전환, 문명과 자연의 균형이 인류에게 넘어온 복잡한 과정, 폭력과 평화의 기로에 선 현대 문명은 오늘날 인류가 마주한 역사를 어떻게 바라볼 것인지를 고민하며 떠오른 문제의식이기도 하다. 어쩌면 지금 마주한 오늘이 다섯 번째 변곡점일 수도 있을 터, 오늘의 역사를 만든 인류의 도전 속에서 여전히 남은 과제와 새롭게 마주해야 할 질문을 찾아보자. - 역사 MD 박태근
이 책의 첫 문장
크리스토퍼 콜럼버스Christopher Cloumbus 이야기를 시작으로 근대 세계를 탐사하는 항해를 떠나보도록 하겠습니다.

책 속에서
인간의 문명은 굉장히 복잡한 체제이고 그러다 보니 대단히 많은 문제를 일으키지요. 그럼에도 인간의 사고는 기존 방식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해 자신을 수정할 수 있는 기회를 항상 놓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비록 우리가 지금 당장 답을 찾지는 못한다 할지라도 방향을 잡기 위해서는 이러한 문제 자체를 제대로 된 시각에서 파악하는 것이 중요합니다.(282, 283쪽)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트위터로 보내기
"소비에트 유토피아 스페이스 오페라"
안드로메다 성운
이반 예프레모프 지음, 정보라 옮김 / 아작
장바구니 담기자세히 보기100자평 쓰기
작가의 말에 따르면 이 소설은 '유토피아 소설'이다. 보통 낙원이라고 번역하기도 하는 유토피아를 다룬 소설은 사실 재미있을 수가 없다. 소설을 전개할 만한 갈등의 여지가 완전히 해소된 태평성대의 공간이 유토피아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위대한 소비에트 작가 이반 예프레모프는 우주로 눈을 돌렸다. 완성된 사회 속에서 자라난 인격체들이 외계인(즉, 다른 세계관과 인격)을 만나고 우주의 물리적 위협에 대응하면서 모험을 수행한다. 그래서 <안드로메다 성운>은 재미있는 유토피아 소설이 되었다. 어쩌면 이 소설은 세상에서 유일하게 재미있는 유토피아 소설일지도 모른다.

확실히 재미가 있다. 모험의 전개 자체도 신나지만, 목숨을 건 위험에 직면해서도 긍정성을 잃지 않고 다른 인간을 깍듯한 인격체로 대하는 등장인물들을 보면 그 진지함이 어쩐지 희극처럼 느껴지기도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안드로메다 성운>이 희극처럼 느껴지는 순간이 있다면 그건 지금 이 세계가 그만큼 뒤떨어져 있다는 증거일 것이다. 어쩌면 인류는 정말로 저렇게 기품과 의지와 명랑함을 함께 갖춘 존재일 수도 있다. 그리고 이러한 인식은 다른 소비에트 소설들, 이 소설과 닮았지만 당시의 현실에 짓눌렸던, 어두우면서 어딘가 환상적인 작품을 떠올리게 하면서 복잡한 심경을 불러일으킨다. 나는<안드로메다 성운>을 읽으며 안드레이 플라토노프의 <체벤구르>를 떠올렸다. 우주를 향해 솟아올라 전진하는 이들과 끝없이 밀려오는 현실에 저항하는 이들은 같은 슬로건을 공유하는 동지들이다. 그 슬로건은 다음과 같다. '이 인류에게 보다 나은 미래를.' 어쩌면 이는 슬로건이라기보다는 기도에 가까운지도 모르겠다. 만약 그렇다고 한다면 <안드로메다 성운>은 문학이 선사한 가장 신나고 유쾌한 찬송 중 하나일 것이다. - 소설 MD 최원호
추천사
이반 예프레모프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작가 중 하나다. 특히 <안드로메다 성운>에서 눈앞에 펼쳐지는 미지의 세계와, 인간을 점점 더 먼 곳으로 밀어내는 힘에 매료되었다.
-유리 알렉세예비치 가가린

말 그대로 정신이 나갈 정도로 굉장히 인상적인 작품으로, 이후 소비에트 환상문학 전체에 거대한 영향을 끼쳤다. 상상력이 이 정도로 높이 날아오르는, 인간의 정신이 이 정도로 높이 날아오르는 작품은 <안드로메다 성운>이 처음이었다.
-아르카디 스트루가츠키

이반 예프레모프는 가상행성의 사회질서를 비판하는 우회형식을 통해 실제로는 바로 우리 소련 정부를 헐뜯고 있다. 이 작가는 사회주의 사회의 발전과정에서 발생하는 제반 문제들을 멋대로 평가절하 한다.
-Y. 안드로포프 (당시 KGB 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