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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대인의 대한민국 경제학 탁월한 사유의 시선 외로운 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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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이상문학상, 구효서 대상! "
풍경소리
구효서 외 지음 / 문학사상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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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라지고 싶으면 성불사에 가서 풍경소리를 들으라는 친구의 말을 듣고 성불사로 향한 미와. 미국으로 떠난 어머니는 그녀에게 죽음을 전하지 않은 채 급작스럽게 떠났다. '왜'를 찾을 수 없어 '왜'가 없는 곳으로 향한 그는 노트와 연필만으로 담백한 기록을 잇는다. 늘 같되 같지 않은 된장국의 맛 같은, 무미건조하고 깊은 하루가 지나고 바람소리, 새소리, 물소리 등이 그녀를 맞는다. 물음 없는 물음에 정갈한 연필 글씨로 더듬더듬 답하는 사이, 풍경소리 같은 깨달음이 이미 와 있다.

'쓰지 못하면 그 순간부터 즉각 존재를 환수당하는', '쓰되, 다른 것이 아는 소설을 써야 하는 것'을 되뇌는 등단 30년차 소설가 구효서가 2017년 이상문학상을 수상했다. 함께 실린 작가의 문학적 자서전을 읽다보면 오전 아홉 시에 출근, 오후 여섯 시에 퇴근. 소설을 계속 쓰기 위해 우스꽝스러운 자세로 삼천리호 자전거를 타고 작업실을 오가는 소설가의 모습이 떠오른다. 깊고 섬세한 소설의 세계가 새삼 반갑다. 김중혁, 이기호, 윤고은, 조해진, 한지수의 소설이 우수상을 수상해 함께 실렸다.

- 소설 MD 김효선
이 책의 첫 문장
성불사 깊은 밤에 그윽한 풍경소리.

책속에서
서경이한테도...... 말했었나요?
미와가 물었다.
무얼요?
밝은 달빛 아래 묘한 소리의 부처.
피리 얘기만 했어요. 삘릴리 삘릴리. 어디로 갔을까 그 소리는, 이라고 말했을 개요.
풍경소리를 들으라고 했거든요. 서경이가. 달라지고 싶다면.
풍경소리가 들렸다. 미와가 고개를 들어 대적광전 처마 끝에 달린 풍경을 올려다보았다. 하늘빛이 밝고 환했다. 풍경의 실루엣이 바람에 흔들렸다. 공양간 쪽에서 밥 익는 냄새가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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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아도 몰라도, 다시 한번!"
선대인의 대한민국 경제학
선대인 지음, 오종철 기획 / 다산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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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공부 열풍을 경제가 강 건너 불구경하듯 바라보는 이유는 무엇일까. 역사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경제인데 말이다. 너무 우리 생활과 밀접해서 다 아는 얘기라고 치부해 버리기 때문일까. 아니면 각종 그래프와 전문용어가 어려워서일까. 가만 보니 역사에는 설민석이 있는데 경제에는 딱히 없다. 그게 결정적 이유 같다. 이 책이 나오게 된 까닭이기도 하다. 물론 쉬운 경제 안내서를 내세운 책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우리는 지금 누가 그걸 이야기해 주는가를 말하고 있다. 선대인이라면? 이런 책을 쓰기에 그만한 인물도 없다.

이 책은 현실경제의 흐름을 이해할 수 있는 입문서를 표방한다. 최대한 쉽고 친절한 언어로 쓰였고, 선대인 소장의 강의를 가까이서 듣는 느낌이다. 그도 그럴 것이 이 책은 '경제 호구 제로 프로젝트, 경호를 부탁해!'라는 강의 내용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선대인 특유의 어법에 익숙한 독자에게는 그저 착하기만 한 책으로 보일 수도 있겠다. 그러나 선대인의 '훅'은 살아 있다. 다른 종류의 통쾌함을 맛볼 수 있을 것이다. 일단 각 장의 워밍업 테스트부터 해보자. 모르고 있었다는 사실을 아는 것만큼 중요한 것도 없다. - 경영 MD 홍성원
나의 소비 호구 지수는?
ㅁ 소비는 소득과 부, 라이프스타일, 가계가 기대하는 생활 수준, 투자의 성공 여부, 소비자 신용 규모, 내구재의 보유 여부 등에 영향을 받는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ㅁ 내구재와 비내구재의 차이를 알고 있다
ㅁ 소비 추이가 경기 흐름과 대체로 같은 방향으로 움직인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ㅁ 소비가 GDP와 총수요의 구성요소라는 사실을 알고 있다
ㅁ 평균소비성향과 한계소비성향의 차이를 알고 있다
ㅁ 부의 효과의 개념을 알고 있다
ㅁ 과시적 소비와 베블런 효과의 개념을 알고 있다 (18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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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의 적극적 쓸모를 제안하다"
탁월한 사유의 시선
최진석 지음 / 21세기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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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의 쓸모를 두고 논쟁을 벌이던 때도 있었지만, 쓸모없는 일은 존재 이유도 없는 것으로 이해되는 오늘날에는 그런 논쟁조차 벌어지지 않는다. 철학 또한 쓸모를 증명해야만 살아남을 수 있고, 그렇지 못하면 뒤안길로 사라질 운명에 놓인 지금, 철학의 적극적 쓸모를 제안하며 철학의 힘을 제대로 써보자고 독려하는 목소리가 들리니, 귀를 기울여 들어봄 직하지 않겠는가.

목소리의 주인공은 철학자 최진석 교수다. 노장사상을 바탕으로 현실에 천착하여, 개인의 고민과 사회의 위기를 돌파할 방법을 꾸준히 전하던 그는, 한국의 현실과 사유가 놓인 역사의 맥락을 짚으며 지금이야말로 본격적인 철학이 시도되어야 한다고 거듭 강조한다. 철학을 전략적인 높이에서 하는 사고로 이해하면, 시대의 흐름을 힘겹게 좇는 게 아니라 선도력을 갖고 시대를 이끌어 갈 수 있다는 설명이다. 철학의 쓸모가 이르는 결론은 각기 다르더라도, 철학의 적극적 쓸모를 과감하게 제안하는 일은 시도해봄직한 일이라 하겠다. - 인문 MD 박태근
이 책의 첫 문장
지금 우리에게 철학이란 무엇이고 철학은 우리에게 무엇이어야 할까요?

책 속에서
이런 삶을 벗어나고 싶다. 훈고에 갇힌 삶을 창의의 삶으로 비약시키고 싶다. 종속성을 벗어나서 독립적인 삶을 함께 누리다 가고 싶다. 남들이 벌여놓은 판 안에서 어떻게든 살아보려고 그물 사이를 비집고 다니는 일은 이제 지겹다. 우리는 정말 나름대로의 판을 벌여보는 전략적인 시도를 할 수 없을까? 선도력을 가져볼 수 없을까? 그 질문에 철학적인 높이에서 답해보려는 시도가 바로 이 책이다.(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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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독은 아주 특별한 장소"
외로운 도시
올리비아 랭 지음, 김병화 옮김 / 어크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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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독을 모르는 이는 없지만, 고독을 알고자 하는 이는 드물다. 고독은 피하고 싶은 시간이지 머무르고 싶은 공간은 아니다. 그럼에도 고독을 탐구하고 기록하고 표현하는 시도는 끊이지 않고, 그 과정과 결과는 고독이 아름다운 일로, 때로는 필요한 일로 보일 정도로 매혹적이기도 하다. 올리비아 랭이 귀를 기울인 에드워드 호퍼와 앤디 워홀이 그러했고, 고독에 저항하는 그들로부터, 마침내 고독이란 장소에서 펼쳐지는 예술 그리고 그것을 가능하게 하는 삶의 복잡한 미로를 빠져나올 외로운 길을 찾아낸 올리비아 랭 자신이 그러하였다.

고독은 그 자체로도 특별한 장소이지만, 올리비아 랭이 걸었던 것처럼 도시 안에서 더욱 극명하게 제 모습을 드러낸다. 주위를 마구 빨아들이면서도 끝없이 위계를 나누며 위로부터 아래를 배제하여 고립시키는 도시의 논리는, 누구도 도시에 충분히 소속시키지 않겠다는, 그리하여 쉽사리 고독 아닌 장소를 제공하지 않겠다는 단호한 모습이다. 그렇게 보여지지 않는 사람이 되어버린 이들은 자신을 드러내 확인받기보다 고독을 품고 나누려 애쓴다. 고독의 고통을 다른 이와 나누려는 게 아니라 고독의 가능성을 나누며 각자의 조각난 삶을 연결할 새로운 장소를 마련하려는 시도다. 그들에게 그것이 예술이었다면 우리에게는 어떤 방법이 있을까. 이제 각자의 탐사가 필요한 시간이다. 다행히 꼭 누구를 만나야 하는 건 아니다. 자신을 친구로 여기는 방법이 우선일 테니까. - 인문 MD 박태근
이 책의 첫 문장
한밤에 빌딩 6층이나 17층, 아니면 43층 창가에 서 있다고 생각해보라.

책 속에서
고독은 사적인 것이면서도 정치적인 것이기도 하다. 고독은 집단적이다. 그것은 하나의 도시다. 그 속에 거주하는 방법을 말하자면, 규칙도 없지만 그렇다고 부끄러워할 것도 없다. 다만 개인적인 행복의 추구가 우리가 서로에 대해서 지는 의무를 짓밟지도 면제해주시도 않는다는 점을 기억해야 할 뿐이다. 우리는 상처가 켜켜이 쌓인 이곳, 너무나 자주 지옥의 모습을 보이는 물리적이고 일시적인 천국을 함께 살아간다. 중요한 것은 다정함을 잃지 않는 것, 서로 연대하는 것, 깨어 있고 열려 있는 것이다. 왜냐하면 우리 앞에 존재했던 것들에서 배운 점이 있다면, 그것은 감정을 위한 시간이 영영 계속되지는 않는다는 사실이기 때문이다.(392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