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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로점] 서가 단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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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속, 무죄, 유죄, 선고, 징역, 재판, 형량… 형사법정에 올라온 사건들은 주로 한 단어나 문장으로 정리된다. 법정 밖 사람들에게 형사법정은 유무죄를 가리는 곳에 지나지 않지만, 기사 한 줄과 형량 너머 법정에는 뭉개지고 흐려진 ‘얼굴들’이 존재한다.
《어떤 양형 이유》로 독자를 눈물 흘리게 했던 박주영 판사는 다양한 이유로 형사법정에 오게 된 얼굴들의 서사를 기억하기 위해 코를 끅끅 삼키며 쓰고 또 썼다. 고통과 절망 속에서도 희망을 지었던 그가, 《법정의 얼굴들》에 말과 글로 빚어낸 눈물겨운 위무를 담아냈다. : 우리는 죄를 저지른 사람의 얼굴을 보고 싶어 하지 않는다. 그 얼굴을 보다 보면 단죄하기 힘들어진다. 우리는 범죄 피해자의 얼굴도 외면한다. 그럭저럭 안전하고 공평한 세상에 대한 간편한 믿음을 잃게 될 것 같아 두렵다. 우리는 벌을 정하는 사람의 얼굴을 보지 않는다. 그가 사람이고 얼굴을 갖고 있다는 사실을 상상해본 적이 없다. 《법정의 얼굴들》은 놀라운 책이다. 이 책을 읽은 독자의 얼굴은 변할 것이다. 거기엔 그늘과 깊이가 함께 어릴 것이고, 슬픔과 힘이 동시에 깃들 것이다. 내 얼굴을 바꿔준 저자에게 감사하다. 이 책을 추천한 다른 분들 : - 한국일보 2021년 11월 4일자 '새책' - 국민일보 2021년 11월 4일자 '책과 길' - 동아일보 2021년 11월 6일자 '새로 나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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