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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로점] 서가 단면도
(3)

국내 최초 밀리언셀러 <인간시장>의 작가로 그동안 수많은 독자에게 사랑받아 온 소설가 김홍신의 신작 장편소설 <죽어나간 시간을 위한 애도>가 출간된다. <바람으로 그린 그림> 이후 6년 만에 발표되는 이 작품은 냉혹한 1970년대를 거쳐온 한 남자의 일대기를 그렸다.

작가는 치열한 역사적·사회적 메시지를 담았던 대작들에 이어, 장편소설 <단 한 번의 사랑> <바람으로 그린 그림>을 통해 순정한 사랑의 서사를 선보이며 독자들에게 큰 공감을 얻은 바 있다. 인간사에서 진정한 사랑의 의미와 가치를 찾는 일은 작가에게 여전히 중요하고 유효한 과제로 남았고, 6년간의 깊은 성찰 끝에 얻어낸 해답을 신작 <죽어나간 시간을 위한 애도>에 여실히 녹여내었다.

김종회 (문학평론가, 전 경희대 교수)
: 운명의 덫, 또는 이념의 압제와 사랑의 완성

소설의 책장을 넘기면서 다시금 감각하는 것은, 이 작가가 태생적으로 이야기의 달인이라는 사실이다. 그 주제를 요약하면 한두 줄의 문장으로 그치고, 서사를 나열하더라도 몇 장이면 될 이야기의 재료로, 이토록 장대한 소설의 얼개와 콘텐츠를 만들었으니 말이다. 당대 사회의 정치적 억압과 군문(軍門)의 부조리한 제도들, 여전히 서슬 푸르게 잔존하는 이념의 허상들을 헤치고, 인간이란 무엇이며 왜 가치 있게 존중받아야 하는가를 이보다 더 적나라하며 실감 있게 서술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인간성의 근본과 삶의 심연, 그 바닥을 두드려보는 소설적 행위를 정확하면서도 유연하게 그려낸 것이 바로 이 소설이다.
작가는 현재와 과거를 병렬하기도 하고 전복하기도 하면서, 그 시간의 동선을 매우 자유롭게 활용한다. 한편으로는 미궁의 사건을 확인해 가는 추리적 기법이라고도 할 수 있다. 이 구성상의 형식은 사건에 긴장감을 더하고 재미를 유발하며, 독자로 하여금 마침내 작품을 통독하고서야 그 얽힘으로부터 자유롭게 한다. 이처럼 잘 짜인 이야기 방식을 통해 절망의 나락에서 희망의 언덕으로 거슬러 오르는 운명애, 환경의 속박을 넘어선 인간 의지의 개가(凱歌)가 제시된다.
이 책을 추천한 다른 분들 : 
 - 서울신문 2023년 10월 13일자
 - 국민일보 2023년 10월 11일자
 - 세계일보 2023년 10월 10일자

사살된 적(敵)을 위해 기도한 죄로
‘적인종(赤人種, 빨간색 인간)’이라 명명되어 살아온 한 남자


병석에 누운 한 남자가 죽어간다. 자인은 외삼촌의 부름으로 친아버지 한서진의 임종을 지킨다. 처자식을 버리고 전과자가 되어 왕래조차 하지 않았던 남자. 이후 자인은 아버지 서진의 유고를 손에 넣고 증발하듯 사라졌던 그의 사연을 깨닫는다.
1971년, 학도군사훈련단 출신 대한민국 국군 소위 한서진은 사살된 북한 장교의 시체에 십자가를 꽂아주고 명복을 빌어준 죄로 ‘적인종(赤人種, 빨간색 인간)’으로 매도된다. 신앙심과 인류애에 기반한 순수한 기도였다는 항변이 받아들여질 리 없는 시대였다. 서진은 국가보안법과 반공법을 위반한 죄로 5년 형을 선고받는다.
‘남한산성’이라 불리는 육군형무소 감금된 서진은 같은 방에 수감된 김 대위와 박 중위에게서 심한 폭행을 당한다. 악몽과도 같은 감옥에서의 시간을 견딜 수 있었던 건 바깥세상에 두고 온 아내 지향과 딸 자인을 향한 그리움, 오랜 친구이자 처남인 재필의 무한한 지지 덕분이었다.
어느 날, 서진은 면회 자리에서 평소와 달리 제 시선을 피하는 지향과 암담해하는 재필에게서 충격적인 소식을 전해 듣는다. 그날부로 서진은 뼈가 뒤틀리고 몸뚱이가 갈가리 찢겨나가는 듯한 증오와 원망 속에서 오직 복수할 일념으로 출옥을 꿈꾸는데…….

수상 :2015년 한국문학상, 1986년 한국소설문학상
최근작 :<[큰글자도서] 죽어나간 시간을 위한 애도>,<겪어보면 안다>,<죽어나간 시간을 위한 애도> … 총 107종 (모두보기)
소개 :

김홍신 (지은이)의 말
억울하고 서러운 세상을 살아가는 모든 이에게

우리는 세상이 힘들어도 사랑하는 사람을 지켜내려는 마음으로 버티고 살아갑니다. 때로는 그 마음이 다른 사람에게 상처를 주기도 합니다. 과거에 어떤 선택을 한 것인지, 그게 옳았는지 실수였는지 누구도 단정할 수 없습니다. 훗날 다음 세대가 그 선택에 의미를 부여해 줄 뿐입니다.
이 소설에서 분단과 이데올로기의 희생양인 주인공 한서진이 처한 상황은 우리 역사 속 비극의 단면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거친 삶과 시대의 아픔 속에 써 내려간 한 사람의 일대기이자 스러져간 모든 이름들의 연대기입니다.
무너지는 자신의 존재 가치를 지키려는 인간의 본능을 통해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를 표현하고 싶었습니다. 최고의 복수는 상대에게 똑같이 되갚아주려고 발버둥치는 게 아니라 제 삶의 가치를 굳건하게 지켜내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내가 이렇게 당당하게 우뚝 설 수 있는 사람이었다는 걸 보여줘야 합니다. 또한 자식을 사랑하는 아비이자, 소설 한 편을 남기고 스러진 주인공의 삶으로 무엇이 사람다움인지 말하고 싶었습니다.

해냄   
최근작 :<나에게 영혼을 준 건 세 번째 사랑이었지>,<젠슨 황, 게임의 룰>,<[큰글자도서] 죽어나간 시간을 위한 애도>등 총 535종
대표분야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3위 (브랜드 지수 1,308,585점), 교육학 9위 (브랜드 지수 149,067점), 청소년 인문/사회 15위 (브랜드 지수 73,197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