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열에 시달리던 지온이는 양 떼들이 풀을 뜯는 들판에 늑대와 회색 연기가 나타나 모든 걸 꿀꺽꿀꺽 삼키는 꿈을 꾼다. 그 뒤로 사람들의 입에서 피어 오르는 회색 연기가 보이고, 그것이 ‘거짓말’을 할 때 나온다는 걸 알게 된다. 그런데 세상엔 거짓말이 너무나 많았고, 그때마다 지온이는 다른 사람들의 거짓말을 집어 내다가 미움을 사 점점 외톨이가 되어 간다. 저마다 비밀스럽게 덮어 놓은 부끄러운 마음을 들춰내는 지온이에게 모두가 등을 돌려 버렸기 때문이다.
그러던 어느 날, 지온이는 같은 반 민하의 비밀을 알게 된다. 거짓말을 하면 얼굴에 비늘이 돋아나서 친구들을 관찰만 하는 민하. 그리고 민하를 통해 그동안 자신이 본 회색의 빛깔은 그 친구의 모든 색깔이 아니었다는 것도 알게 된다. 친구라고 생각했다가도 회색의 입김이 나오는 순간 마음의 문을 닫아 버렸던 지온이. 이제 거짓말을 하는 친구인지 아닌지가 아니라 그 친구의 모든 걸 들여다보기 시작한다. 그러는 동안 지온이는 자신에게 주어진 특별한 능력은 거짓말을 구분해 내는 눈이 아니라 ‘거짓말을 깊숙이 들여다보는 눈’이라는 걸 깨닫는다.
나에게만 있는 능력·6
주소혜와 윤민하·26
윤민하가 하는 말들·41
동그라미의 밖·60
두 개의 비밀·78
아가미가 있나 봐·93
주소혜의 색깔·106
그리고 이제는·125
글쓴이의 말·130
김화요 (지은이)의 말
“우리가 사는 이 지구에는 약 78억 명의 사람들이 살고 있다고 해요. 가끔은 믿어지지가 않아요.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이 지구에 발을 붙인 채 서로서로 연결되어 살아가고 있다는 게 말이에요. 그것보다 더 놀라운 건요, 이 78억 명의 사람들이 모두 다르다는 거예요. 누구나 이 세상의 유일한 존재이고 특별한 한 명이라는 사실. 그것만 한 기적이 또 있을까요?
옆에 있는 친구를 자세히 들여다보아 주세요. 78억 명의 사람들 중 누구와도 같지 않은, 그 친구만의 색깔이 보일 테니까요. 그리고 소중하게 대해 주세요. 이 세상의 수많은 사람들 중 여러분을 다정하게 마주하는 아주 특별한 한 명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