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욕을 자극하는 빵의 빛깔과 바삭바삭한 겉 그리고 폭신하고 쫄깃한 속은 어떻게 해서 만들어질까? ‘행복을 부르는 빵 냄새’와 ‘저절로 손이 가는 노릇노릇한 빵 빛깔’ 그리고 바삭한 ‘식감’ 등이 빵이 가진 매력이다. 이 책에서는 이러한 빵의 매력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그 과정들을 하나하나 과학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반죽, 발효, 성형, 굽기 등 각 공정에서 어떤 과학적인 원리가 빵의 부드러운 식감과 바삭바삭함 그리고 달콤하고 고소한 냄새를 만들어내는지 자세히 알려주고 있기 때문에 남들보다 더 맛있는 빵을 만들 수 있는 토대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빵의 역사와 전 세계 빵의 종류에 대해서도 설명하고 있으며 특히 빵을 더욱 잘 즐길 수 있도록, 과학과 연결 지어 맛있게 먹는 방법도 설명한다.
최근작 : … 총 24종 (모두보기) 소개 :대학에서 일어교육학을 전공했으며 일 년간 일본에서 체류하며 일본의 다양한 책을 국내 독자들에게도 소개하고 싶다는 마음으로 번역가의 꿈을 키웠다. 주요 역서로는 《초등학생을 위한 자연 과학 365 1학기》 《법칙, 원리, 공식을 쉽게 정리한 물리·화학 사전》 《재밌어서 밤새 읽는 소립자 이야기》 등이 있다.
빵의 맛을 만들어 내는 과학
하나의 빵이 탄생하기까지는 눈에 보이지 않는 다양한 화학반응이 일어나고 많은 생성물이 나온다. 이 책에서는 재료를 섞어 만들어진 반죽이 하나의 빵으로 완성되기까지의 과정을 순서대로 살피며 ‘제빵의 과학적인 메커니즘’을 설명하고 있다.
다음은 본문에서 설명하고 있는 내용을 일부 간략하게 추려보았다.
‘반죽하면’ 무엇이 달라질까?
개고 치대며 반죽을 만드는 것을 ‘믹싱’이라고 부르는데 이때 밀가루를 비롯한 반죽 재료가 잘 섞이며 빵의 골격을 이루는 글루텐을 형성해 빵 반죽이 된다.
반죽은 제1단계에서 제4단계까지 진행되면서 다양한 화학반응을 일으킨다. 이를테면 물은 밀 단백질에 흡수되면서 자유수에서 결합수로 바뀌고, 단백질은 펩티드 결합과 시스틴 결합(S-S 결합), 공유 결합을 거듭하면서 고분자인 글루텐을 형성한다. 또 설탕의 가수 분해로 생긴 포도당과 과당을 이스트가 대사하여 알코올 발효한다. 이러한 화합물이 마침내 빵의 골격이 되고, 반죽이 팽창하는 데 필요한 가스원이 되는 것이다.
왜 빵 반죽에 ‘발효’가 필요할까?
제빵 공정상 ‘발효’라고 하면 ‘빵 반죽의 팽창’을 가리킨다. 물론 이스트에 의한 ‘알코올 발효’이긴 하지만 제빵에서는 반죽의 성질이 주가 되므로 발효=팽창인 셈이다. 빵 반죽의 팽창원은 이스트의 알코올 발효를 통해 생성되는 ‘탄산가스’인데, 그 역할은 간단히 말하면 ‘빵을 충분히 부풀려 빵에 독특한 풍미와 식감을 주는 것’이다. 신기하게도 빵 반죽은 부풀면 더욱 화학적 또는 물리화학적으로 변화한다. 이를테면 원래 1시간에 2배 팽창하는 반죽을 1.5시간에 3배로 팽창시킨 것과 2시간에 4배로 팽창시킨 것을 각각 구워낸다고 했을 때, 당연히 나중에 반죽 처리 방법이 달라지지만 어쨌든 각기 다른 맛과 식감이 나온다. 만들려는 빵의 종류와 개성에 따라 빵 반죽의 팽창을 조절하는 것은 이런 이유 때문이다.
굽기 메커니즘
통상적으로 최종 발효를 끝낸 빵 반죽의 심열(중심부의 온도)은 30~35℃ 정도 되는데, 오븐에 넣은 직후부터 가열되면서 다양한 화학반응이 일어난다. 반죽 자체는 50℃ 전후가 되면 유동성이 늘어나고, 60℃에서 70℃ 사이에 급격하게 팽창한다. 이윽고 80℃를 넘으면 팽창을 멈추고 볼륨이 결정된다. 이때부터 크러스트가 제대로 형성되고 색깔이 나오며 크럼도 고형화되기 시작한다. 92℃ 이상이 되면 크럼이 스펀지 형태로 완전히 고형화되고, 크러스트는 노릇노릇한 색깔을 띠기 시작한다. 심열이 95~96℃를 넘으면 마침내 빵이 탄생한다.
빵의 식감과 맛의 비밀
빵의 식감과 맛은 크러스트와 크럼에 따라 차이가 있다.
크러스트의 식감은 빵 반죽의 표면 부분 탄화의 정도에 따라 두께감이 변한다. 얇으면 식감이 부드럽고 두꺼우면 딱딱하게 느껴진다. 예를 들어 식빵의 경우 ‘귀’가 크러스트에 해당하는데, 크러스트의 탄화가 진행되면 될수록 더 바삭바삭한 식감이 된다. 또 크러스트의 맛은 주로 당질과 단백질의 열응고와 메일라드 반응, 캐러멜화에 의해 만들어진, 살짝 탄 냄새가 나면서 어렴풋이 단맛이 난다.
한편 크럼은 빵 반죽이 가열되면 팽창한 후 고형화된다. 크럼은 글루텐으로 된 무수한 셀이 있는데, 가열하면 남아 있던 수분이 증발하고 탄력 있는 스펀지 모양(해면) 조직으로 변한다. 크럼의 식감은 빵 반죽의 밀가루 종류(단백질의 많고 적음), 수분의 양, 믹싱의 강약과 시간 등에 따라 달라지는 탄력의 영향을 받는다. 이를테면 단백질이 많은 밀가루를 써서 적당히 혹은 살짝 적은 수분량, 비교적 길고 강한 믹싱을 한 반죽으로 구워진 빵은 탄력이 강한 식감을 느낄 수 있다. 또 이것과 정반대로 설정한 빵은 탄력이 약한 식감이 된다. 전자는 쫄깃쫄깃하고 씹는 재미가 있는 식감인 반면 후자는 바삭바삭 시원하게 씹히는 경향이 있다.
맛도 냄새와 마찬가지로 소재 자체에서 오는 풍미 그리고 발효나 굽기 때 일어나는 화학반응과 그 생성물에서 오는 풍미가 있다. 아무리 분석 기술이 발전했다고는 하나 모든 냄새와 맛을 과학적으로 특정하기는 아직 어려워서, 우리가 오감으로 느끼는 미묘한 성분이나 그것을 받아들이는 사람의 후각과 미각의 분석은 이제부터 시작이라고 할 수 있으리라. 그래서 ‘맛’에는 밝혀지지 않은 ‘미지’의 영역이 아직 많이 남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