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문학의오늘』 가을호로 등단해 작품 활동을 시작한 김산아의 첫 번째 소설집. 여러 앤솔러지에 참여하며 다양한 인물과 소재를 그려낸 소설가 김산아는 우리 저변의 일상 속 지나친 보이지 않는 ‘그늘’, 지나친 시간의 그림자를 발견해내는 작가이다. 표제작「머문 자리」부터 등단작 「삐삐의 상자」까지 작가가 오랜 기간 만들어온 8편의 단편 속 세계는 각기 다르면서도 같은, 삶의 ‘머문 자리’―삶의 감춰진 그늘, 삶에 내재한 시간의 그림자에 대해 이야기한다.
소설 속 인물들은 어쩔 수 없는 시대를 살아가지만 그 어떤 것도 억지로 전복시키지 않으며 각자 고유한 체온으로 삶을 마주한다. 김산아는 독자들로 하여금 제3자의 시선으로 인물들을 바라보게 하지만, 결국 소설이 독자를 관통하고 있음을, 작가가 비춘 거울이 인물들을 향해서가 아니라, 읽는 이를 향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깨닫게 한다.
바람 예보
삐삐의 상자
머문 자리
포클레인
오늘도 캠핑
공존
모래 케이크
다섯 뼘에서 멈춘 이야기
해설 신수진 존재론적 해방을 위한 파토스
작가의 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