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에 관한 책이다. 그러나 사람들이 잘 모르는 돈, 그리고 그 돈이 만들어내는 미지의 세계를 다룬다. 돈이 모이는 곳에는 사람들도 모인다. 그들은 어떤 사람들일까? 수많은 기부자를 만났고, 수많은 모금 캠페인에 관여했으며, 다양한 '지원받는자'를 만난 베테랑 모금가의 생각과 경험이 한 권의 책으로 묶였다.
그가 겪은 인간에 대한 감동뿐만 아니라 모금가의 실수와 모욕까지, 따뜻함뿐 아니라 냉정함까지 에세이를 통해 다 보여준다. 기부와 모금 이야기라고? 안 봐도 뻔한 선량한 이야기일 것 같다. 교훈적인 메시지가 연상될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저자는 "남을 위한 착한 헌신이나 공동체를 위한 희생 혹은 이타주의적 행위만으로 기부를 '진지하게' 규정했던 시대는 지나갔다."라고 선언한다.
예컨대 3장 첫 에피소드인 '레스토랑 기부론'에서 저자는 이타주의적인 순수한 마음으로 행해지는 기부는 고작 9%, 현장 체감으로는 1%도 안 된다고 말한다. 현실은 생각만큼 이상적이지 않고 순수한 진실보다 불순한 진실이 더 많다. 순수한 마음으로 기부하는 사람들도 있고, 연말정산의 이익이나 돌아오는 평판을 얻기 위해 기부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러므로 저자는 말한다. '쿨하게' 순수성을 내려놓는 건 어떠냐고. 이런 생각이 이 책의 장점이다. 기부와 모금에 관한 책이지만 읽는 데 부담감이 일지 않는다. 순수함을 고집하지 않으니까 오히려 진실된 감동이 전해진다. 책을 읽다 보면 사람들이 기부한 돈이 어디로 어떻게 흘러가는지 알게 되는데, 이것도 빼놓을 수 없는 이 책의 훌륭함이다. 이 책이 아니면 알 수 없는 지식이 담겨 있다.
제1장 남을 돕는 사람들
얼굴 없는 천사의 거리 | 땅끝마을 지역아동센터 아이들 일동 | 불멸의 삿포로 할아버지 청년 | 옥탑방 할머니 김춘희 | 착한 택시 운전사 | 아너 소사이어티 | 코로나19 모금 | 한국 특유의 기부 문화
제2장 어떻게 도울 것인가
따뜻한 이타주의자와 냉정한 이타주의자 | 너는 가난한 사람이야 | 사랑은 타이밍이다 | 어디론가 다시 떠밀려나간 사람들 | 보호종료아동 | 개용 프로젝트
제3장 사랑스럽고 유용한 기부
레스토랑 기부론 | 주는 사람의 행복 | 아이스 버킷 챌린지 | 라일락 이파리와 소액 다수의 힘 | 누가 트레비분수에 동전을 던질 것인가 | 예측하지 말고 실천의 불을 켜라 | 악몽과 같은 그때
제4장 모금가가 기부자를 만날 때
묻기만 하면 된다 | 기부자가 아니라 모금가가 먼저 지치기 때문에 | 견고하게 잘 듣기 | 기업의 새로운 이익, 사회경쟁력 | 넛지 | 앞사람 따라 하기 |뜻밖의 소확행
제5장 모금가 김효진
수영을 배우는 물고기 | 작고 사소한 일의 힘 | 진정한 지식 | 불멸에 대하여 | 웰다잉과 웰기빙 | 이름에 대하여 | 한 번도 해보지 않은 일을 해보기 | 부자가 되는 비결 | 문제없는 것만 하는 사회 | 갈등의 산맥을 넘어 | 혐오와 차별 바이러스
편집여담
에필로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