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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쓰는 담과 유리, 사진과 영상을 찍는 예인. 세 작가가 ‘엄살원’이라고 간판 붙인 흥미로운 공간을 열었다. 간판 옆에는 ‘밥만 먹여 돌려보내는 엉터리 의원’이라는 설명을 덧붙였다. 그리고 이곳에 찾아올 손님을 기다리면서 특별한 초대장을 보냈다.

‘엄살원’이 손님들에게 약 처방 대신 내주는 것은 비건식 밥상이다. 활동 영역은 저마다 다르지만, 살아 있는 그 어떤 존재도 차별과 학대와 착취를 당해서는 안 된다는 생각으로 행동과 실천에 나섰다는 점에서 여섯 명의 손님이 모두 같은 길을 가고 있다고도 할 수 있다. 같은 이유로 이들은 비건을 지향하게 되었지만, 노동자이자 활동가로서 일상과 운동을 병행하는 일은 어렵고 시스템은 부실한 탓에 비건으로 사는 일에 번번이 실패하고 만다. 엄살원은 이들의 비건 실패담도 빼놓지 않고 담았다.

※ 누드 사철 제본 도서입니다.

프롤로그

진단명 없는 아픈 사람, 여름
삭제의 신, 쪼이
참지 않는 국회 생활, 준짱
이렇게나 많은, 장혜영
새벽을 맞는, 무모
26번째 자치구의 주민, 미어캣

에필로그
추천의 말

: 새로운 설득의 형식에 대한 경험이다, 이 책은. 비건-페미니스트-컬렉티브 엄살원은 도덕적 분노나 죄의식을 이용하지 않고도 근거리의 활동가들, 더 실패하는 쪽에 포진한 여성 활동가들의 목소리-현장을 기록했다. 밥상머리 대화 형식의, 자기-고백(나르시시즘)과 자기-의심(성찰), 자기-희화화(유머)가 동시에 작동하는 이 글쓰기는 구술이면서 대화이고, 리서치이면서 시적 텍스트이다. 내가 어제 7시 5분에 놀라며 간파했듯이 엄살원은 밥을 해 먹이고 이야기를 ‘듣는’ 여성적-수동적 자리에서 사실은 이기적이고 쾌락적인 정치적 행위성을 단 한 번도 놓치지 않았다. “만병의 근원이 채식”이라는 엄살원의 자조는 눈과 혀로 음미할 수 있는 레시피를 발명하면서 중화되고 근거리 어정쩡한 구경꾼-독자-우리는 곧-투입될 신참 활동가로 이미 예정된 듯하다. 너무나 맛있는 식탁이고 너무나 탐나는 활동들인 것이다. 채식의 쾌락과 현장의 사랑을 각인한 이 글쓰기, 웃기고 슬프고 아름다운 사람들이 나오는 이 녹취록이 포기 불가능한 욕망을 위해 발명한 새로운 형식의 범례임을 나는 결코 번복할 수 없을 것이다.
이슬아 (「일간 이슬아」 저자)
: 좋은 대화는 다 어디로 간 거냐고 냉소하는 이의 손을 덥석 붙잡고 이 책을 건네야겠다. 누구와 마주 앉든 ‘엄살원’은 수다의 극치로 손님을 데려가니까. 여기엔 분명 기술이 필요하다. 말하기와 듣기와 묻기와 옮겨 적기의 기술. 언어 때문에 환장도 해보고 구원도 받아본 자들만이 그것을 연마한다. 저항하지 않고는 도저히 지킬 수 없는 사랑도 있음을 아는 자들만이 투쟁에 지친 이를 곡진히 대접한다. 밥상에 정성과 지성을 죄다 바치는 엄살원 식구들을 본다. 이들이 상을 차리면 온갖 아름답고 치열한 이야기가 식탁에 쌓인다. 세계의 깊은 구멍들을 두루 살피는 이야기이자 흉터 난 이들이 서로를 모시는 이야기다. 그 모든 이야기가 밥을 나눠 먹으면서 흘러간다. 익숙하고도 여전히 진귀한 이 장면이 내 가슴에 사무친다. 살고 싶기 때문일 것이다. 나도 살고 너도 살기를, 울고 먹고 웃고 떠들고 노래하기를, 무엇보다 우리가 진정으로 만나기를 바라면서 『엄살원』을 읽는다. 둘러앉아 식사를 하는 인간들의 이야기가 이렇게나 좋을 수 있다는 사실이 한 솥 가득 쪄놓은 만두들만큼 감격스럽다. 최선의 만남이란 바로 이런 것이라고 온 세상에 외치고 싶다. 이 시대 가장 뛰어난 대화집이다.
이 책을 추천한 다른 분들 : 
 - 한겨레 신문 2023년 5월 26일자 출판 새책
 - 중앙SUNDAY 2023년 5월 27일자 '책꽂이'

최근작 :<[북토크] <친구의 표정> 출간 기념 안담, 이슬아 저자 북토크>,<친구의 표정>,<내가 되는 연습 (워터프루프북)> … 총 9종 (모두보기)
소개 :
최근작 :<불멸의 인절미>,<엄살원>,<눈물에는 체력이 녹아있어> … 총 4종 (모두보기)
소개 :커피와 약물에 의지해 살아가는 노동자. 2022년에는 《눈물에는 체력이 녹아있어》, 2023년에는 《엄살원》(공저)을 썼다.
@yurihanlovesyou
최근작 :<엄살원>
소개 :엄살원 촬영 감독. 촬영하다 쉬는 시간에 가끔씩 식탁에 앉는다.
아이돌 지망생, 리포터, 소규모 인플루언서, 인체모델을 거쳐 스스로를 찍는 사람이 되었다. 수원 성매매 집결지 기록 촬영 후 성노동자 인권 운동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창작그룹 W/O F. 멤버로 활동하고 있다.

안담 (지은이)의 말
엄살원은 ‘우리’ ‘모두’를 위한 이야기가 아니다. 엄살원은 우리로부터 쫓겨난 모두를 위한 시공간이다. 일찍이 우리에서 탈락된 우리에게 바치는 만찬이 열리는 곳이다. 기존의 ‘우리'를 구성하는 조건에 의문을 제시하지 않을 수 없었던 사람들, 약하다는 이유로 우리가 될 수 없었으며, 그런 협소한 우리를 받아들이길 거부하면서 우리의 삼엄한 경계를 쪼아대는 우리가 오가는 식당이다.

엄살원의 손님들은 활동가들이다. 사람에 따라서는 너무 특수한 인간들의 집합이라고 느낄 수도 있을 것이다. 자기 일도 아닌 문제에 자기 일처럼 화를 내는 게 직업인 사람들. 여성, 장애인, 성노동자, 퀴어, 빈민, 홈리스, 청소년, 동물의 이야기가 곧 나의 이야기이기도 하다고 굳게 믿는 감각이상자들. 비관할 구석이 가득한 세상에서 냉소를 통해 똑똑해 보이기를 선택하지 않은 사람들. 너무 순진한 게 아니냐는 의심의 눈초리를 감수하면서 굳이 어떤 희망을 가져보기로 한 사람들.

밥과 후식과 술을 식탁 위로 분주히 나르면서 이 작은 ‘나’들의 목소리를 들었다. 떨리는 목소리, 굳센 목소리, 삐뚤어진 목소리, 곧은 목소리, 알쏭달쏭한 목소리, 명징한 목소리, 웃는 목소리, 우는 목소리를 고루 들었다. 듣는 동안 이런 마음의 소리가 함께 들려왔다. 감히 이해하거나 공감한다고 단언하지 않으면서, 그렇다고 몰이해의 황무지에 서로를 내버려두지도 않으면서, 실로 ‘듣기'란 어떻게 가능한가? 존중과 연대란 어떻게 가능한가? 이제 알겠다고 말함으로써? 아니면 여전히 모르겠다고 말함으로써? 이런 질문들이 우리의 중심을 세차게 흔드는 가운데 우리는 서로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 애썼다. 그러는 동안 목소리들은 서로에게 틈을 냈다. 우리가 우리의 일부이지만은 않도록. 그 소중한 생채기들의 기록이 여기에 있다. 그리고 꼭 이런 방식으로만, 엄살원을 비로소 우리 모두를 위한 이야기라고 말해볼 수도 있을 것이다.
_엄살원 주인장 담(안담)의 「프롤로그」 중에서

위고   
추천도서 :<공부 중독>
공부라는 블랙홀이 개인의 인생을 넘어서 학교와 사회를 강력한 힘으로 빨아들이고 있다. 공부가 마치 모태 신앙과도 같은 부모는 공부에 중독된 아이를 만들고, 그 아이들이 사회에 나온다. 네 차례의 대담을 엮은 이 책은 교육뿐 아니라 취업, 부동산, 노후, 경제 불평등까지 거의 모든 영역의 사회문제들을 빨아들이고 있는 공부라는 블랙홀이 현재의 대한민국을 어떻게 게걸스럽게 잠식하고 있는지 분석하고, 이에 대한 해답을 제시한다.

이재현(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