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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로점] 서가 단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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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전 범어사 선원 동안거를 보내던 종현 스님은 참선하다가 잠시 멈추고 산책을 하는 포행 길에서 한 여인과 마주친다. 처음 보는 여인은 길을 가로막고는 간절한 표정으로 물었다. “스님, 어디로 가야 이 길의 끝이 보입니까?” 갑작스러운 질문에 아무 대답도 못 하고 돌아서며 스님은 얼굴이 뜨거워지고 온몸이 하얗게 얼어붙었다. 이후 스님은 오래도록 그 물음을 곱씹으며 자문해보았고 어느새 화두가 되어버린 그 말을 제목 삼아 2020년 봄, 자신의 수행 여정을 담은 산문집을 펴냈다.
종현 스님은 1993년 가야산 해인사로 출가하여 해인강원을 졸업했다. 2004~2015년 월간 《해인》 편집장과 홍보국장을 맡으며 <해우소>라는 코너에 짧은 글을 연재했다. 해인총림을 둘러싼 일화와 수행담, 비밀스러운 구전까지 담아낸 글은 간결하고 위트 있으면서도 독자들의 깊이 있는 성찰을 일깨우는 풍성한 이야기보따리였다. 종현 스님은 “근 20여 년 해인사 밥 축내며 비비고 산 격”이라며 “수구지심의 마음으로 이 책을 엮었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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