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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콩일기』로 우리 마음의 다양한 결을 어루만지고 비춰주었던 쩡찌 작가의 그림 에세이 『땅콩일기2』가 출간됐다. 이번 속편은 2021년부터 2022년까지 독자들의 많은 사랑을 받았던 에피소드를 새롭게 편집하고 추가 컷과 미공개 에피소드 등을 더해 소장 가치를 높였다. 두 눈과 마음에 더 가까이 다가오는 구성을 통해 땅콩일기의 오랜 독자들은 물론, 『땅콩일기2』로 땅콩일기를 처음 접하는 독자들 또한 더욱 속 깊어진 땅콩을 만나볼 수 있을 것이다.

『땅콩일기2』는 지나는 계절과 순간의 사랑을 포착해 고운 빛깔로 그린다. 계절은 늘 지나가고 사랑도 계절을 따라 흘러간다. 그것들은 마음에 붙잡아두려 하지 않으면 그대로 흘러가버린다. 사랑을 그대로 흘려보내지 않고 살아가기 위해서는 순간의 사랑에 눈길을 주어야 한다.

쩡찌는 「흰 셔츠 그 애」라는 에피소드를 통해 자신의 청소년기를 회상한다. 아직 사랑을 잘 모르던 때, 쩡찌는 처음 찾아온 사랑이 사랑인 줄도 모르고 흘려보낸다. 어른이 된 그는 “뭔가가 지나가버린 것 같은데. 안타까울 정도로 조용히”, 라고 그때를 떠올리며 지난 사랑을 기억하고 그것에 색을 입힌다.

이다혜 (씨네21 기자, 에세이스트, 북칼럼니스트)
: 다정을 잃지 않는 것이 우리의 무기니까

쩡찌 작가의 작업을 처음 접했을 때 생각이 난다. 별 생각 없이 손가락으로 그림을 넘기다가 끝났다는 사실을 알고는, 다시 앞으로 돌아가서 이번에는 2배 느린 속도로 다시 글을 읽어갔던. 땅콩일기를 읽으면, 내가 모르던 감정을 경험했던 것 같을 때가 종종 있다. “뭔가가 지나가버린 것 같은데. 안타까울 정도로 조용히.” 나도 모르게 스쳐보낸 그 감정들이 땅콩일기에서 발굴된다. 아주 이상한 기분이다. 에피소드를 하나씩 짚으며 이것은 에세이인가요 이것은 픽션인가요 묻고 싶은 기분이 들고야 만다. 가끔은, 나를 혹시 알았느냐고 묻고 싶기도 하다. 내밀한 감정을 읽히는 기분으로 나는 땅콩일기를 읽는다. 영혼이 강하지 못하거나 마음이 약할 때.
칸과 칸 사이에 슬픔이 고여 있다. 산뜻하게 연출한 순간에조차 그렇다. 고맙다거나 좋아한다고 말하는 순간에조차 슬플 수 있다는 건 인간이 뛰어나서일까 보잘 것 없어서일까. 어느쪽이든 중요하지 않다. 이유와 무관하게 우리는 그러하므로. “사랑하는 일이 마음의 말에 앞선다”는 이유로, 이 모든 말의 저 앞에서 걷고 있을 쩡찌 작가를 상상하며 땅콩일기를 읽는다. 책장을 넘기다 보면 중력의 작용처럼, 모든 감정은 갑자기 슬픔이 되고, 절망이 되고, 불안이 되고, 우울이 되는데, 이런 때 땅콩일기에 기대도 되는 것일까.
“반드시 발각되는 숨바꼭질 놀이를 계속하고 싶다.” 발각될 수 있다는 것은 내 감정의 장소를 아는 사람이 여기 존재한다는 뜻일 테니까. 그렇다면 아주 외롭지만은 않을 것이다. 다정을 잃지 않는 것이 우리의 무기니까. 잠들기 어려운 당신의 밤에 벗이 필요하다면 『땅콩일기2』를 옆에 두길. 어느날 우연히 펼친 페이지가 당신을 구원할지도 모르니까.
: 그래도 다시 이 삶에 사랑을

침대에 누워 이불을 덮고 있는 땅콩의 모습에서 나를 본다. 일이 많으면 많은 대로 지치고 일이 없으면 마냥 초조하고, 사람들 덕분에 기운을 얻다가도 어느 날은 그냥 어디로든 도망쳐 숨어버리고 싶은 땅콩. 그리고 나. 어떤 날은 뭐든 다 해낼 수 있겠다 싶다가도 어떤 날은 이게 다 무슨 상관이냐며 죄다 망쳐버리고 싶은 충동이 드는 건 땅콩이도 마찬가지구나.
‘그래, 맞아. 나도 나도.’ 고개를 끄덕이며 땅콩을 따라가다가도 오묘히 섞여 있는 색색의 그림을 보면, 그래도 다시 이 삶에 사랑을 넣어야겠지 생각한다. 반복되는 일상과 불안 사이에서도 가장 곱고 고운 색을 골라 찬찬히 색칠하고 문장을 입혔을 작가를 생각해본다.
매일 잔뜩 쌓여 있는 일을 하나씩 해치우고 침대에 누워 『땅콩일기2』를 한 페이지씩 읽어나가 보길 바란다. 기쁘면 기쁜 대로 괴로우면 또 괴로운 대로. 그럼에도 가장 곱고 고운 색들을 찾아 일상이라는 캔버스에 부지런히 색칠해 나가기를.

최근작 :<땅콩일기 3>,<땅콩일기 2>,<지역의 사생활 99 : 울산> … 총 11종 (모두보기)
소개 :삶과 현실에 대한 통찰을 보여주며 오늘을 살아가는 땅콩이의 일상 만화 <땅콩일기>를 인스타그램에서 연재하고 있습니다. 만화뿐만이 아니라 일러스트레이터, 에세이스트로도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돈과 명예가 갖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