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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로점] 서가 단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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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도 슈사쿠의 동물기>. 엔도 슈사쿠의 동물 이야기는 어린 시절 한 마리 개와 만나면서 시작된다. 어렸을 때 중국 다롄에서 기른 만주견 '검둥이'. 아이에게도 부모한테 말할 수 없는 감정이 있다. 공부도 못하고 느릿느릿한 아이에게는 말론 표현할 수 없는 고민이나 슬픔이 있다. 소년 엔도 슈사쿠는 자주 검둥이에게 말을 걸었다. "아직 집에 돌아가기 싫어", "학교는 재미없어" 같은.
그러면 검둥이는 소년을 잠자코 바라봤다. 눈물이 맺힌 듯한 눈을 하고서. "어쩔 수 없잖아요? 이 세상은 참지 않으면 안 되니까요." 엔도 슈사쿠는 말한다. 소년 소녀 시절, 부모나 형제 말고 '사랑하는' 것을 배우는 상대는 그와 그녀의 개라고. 그에게 첫 이별을 알려준 이도 검둥이였다. 부모의 이혼으로 인해 일본으로 돌아오면서 작별 인사도 변변히 못 한 채 검둥이와 헤어진 것에 대한 속죄의 마음은 엔도 슈사쿠 문학의 중요한 원점 가운데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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