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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로점] 서가 단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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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에 가장 주목받은 SF 장편소설. 적대적인 두 집단의 엘리트가 시간을 오가는 전쟁 속에서 비밀 편지를 주고받는다는 내용의 『당신들은 이렇게 시간 전쟁에서 패배한다』는, 상상을 초월하는 미래의 이야기를 '편지'라는 아날로그적 도구에 담아내는 독특한 설정과 상상도 못 한 반전 등 흥미로운 전개로 화제를 불러모은 작품이다.
모든 시간선의 패권을 차지하기 위해 두 세력이 전쟁을 벌이는 까마득한 미래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생태학적인 조직으로 구성된 '가든'과 기계적인 조직으로 구성된 '에이전시'는 '시간의 가닥'을 오가며 역사를 수정하거나 삭제하는 방식으로 전쟁을 벌이고 있는데, 무대가 되는 곳은 유럽을 침략한 칭기즈칸의 기마 군단, 고대 로마의 카이사르 암살 현장, 런던 대화재 직전의 영국, 에스파냐가 침략하기 직전의 남아메리카 등 역사의 주요 현장들이다. 또한 서신 속 문장은 밥 딜런의 노래 가사에서 따오거나 루이스 캐럴, 존 키츠, 찰스 디킨스 등 현대 대중문화에서부터 고전까지 다양한 요소들을 인용한다. 작중 서신을 비밀리에 교환하는 방식 또한 이채로운데, 용암의 이글거리는 붉은 빛이 편지의 글귀가 되기도 하고, 수십 년 동안 차곡차곡 그려진 나무의 나이테가 글줄이 되기도 한다. 때로는 바다표범의 가죽 무늬나 찻잔 속의 찻잎이 서신의 전달자 역할을 하는가 하면 물 분자의 운동을 숫자로 변환한 MRI 측정 값이 서신이 되는 등 독자의 상상력을 자극한다.
: 매혹과 미혹, 광채와 광기, 암시와 암호로 가득한 이야기. 영리한 구조와 문장, 빛나는 아이디어와 캐릭터, 어느 쪽을 먼저 칭찬해야 할지 망설여질 따름이다. : 배신과 사랑, 서정, 섬뜩한 액션, 스페이스 오페라의 장대한 배경, 시간 여행 능력을 지닌 스파이들까지, 그야말로 모든 것을 담은 소설. 이 책은 재능 있는 작가 두 명이 문자로 보여 주는 불꽃놀이이다. : 엘모흐타르와 글래드스턴은 이 책에서 시간 여행의 혼돈 속으로 뛰어드는 방식을 통해 시간 여행의 모순을 극복했다. 제목을 보면 시간 여행이나 전쟁에 관한 책으로 보이지만, 실은 흐르는 용암으로 편지를 쓸 줄 아는 외로운 암살자 둘의 사랑 이야기이다. : 두 스파이의 환상적인 비밀 임무가 사랑 편지의 문장으로 변신하는 기상천외한 이야기. 끝까지 읽고 나면 첫 페이지를 다시 펼치고 싶어진다. : 결코 만나서는 안 되는 두 적대 진영의 비밀 요원 사이에 싹튼 인연이 끝없는 시간 전쟁의 끝을 예고한다. 짧지만 다시 읽을 때마다 중첩된 의미가 새롭게 드러나는 이야기. 이 책을 추천한 다른 분들 : - 한국일보 2021년 7월 23일자 '새책' - 경향신문 2021년 7월 23일자 '책과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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