팝콘클럽 17권. 아이들이 각종 매체에서 만나는 영웅은 대부분 슈퍼 영웅이다. 그들은 두 팔만 뻗으면 하늘을 쉭쉭 날아다니고, 한 손으로 트럭 한 대쯤은 거뜬히 들어 올리며, 눈 깜짝할 사이에 목적지에 닿는 신공을 발휘한다. 하지만 이 책 주인공들의 초능력은 초라하기 짝이 없다. 유성이 떨어진 어느 날, 엄지손톱에 반달 모양의 붉은 반점이 나타나며 생긴 초능력은 남에게 말하기 부끄러울 정도이다.
공중 부양이긴 한데 겨우 5센티미터만 뜨고, 손 안 대고 물체를 움직일 수 있긴 한데 딱 1킬로그램까지만 된다. 몸이 투명해지기는 하는데 온몸이 아니라 한쪽 팔만이고, 뜬금없이 터키어가 쏙쏙 들리긴 하는데 말은 전혀 못 한다. 보통 사람에 비하면 대단하지만, 슈퍼 영웅에 비하면 보잘것없는 초능력, 어린이 독자들이 느끼는 공감과 재미는 여기에서 시작된다.
슈퍼 영웅의 어마어마한 능력, 무엇이든 척척 해내는 모습은 가슴이 뻥 뚫리는 시원함과 통쾌함을 선사한다. 반면 생기다 말고 사그라든 주인공들의 능력은 독자로 하여금 조마조마하며 지켜보다가, 응원하다가, 결국은 웃음을 터뜨리게 한다. 보통 사람과 초능력자 사이를 어정쩡하게 서성이는 모습은 움찔거리는 재미를 준다.
201x년 11월 1일 저녁 7시
1. 손톱 위의 붉은 반점 | 2. 전학 온 전학생 | 3. 이상한 녀석들 | 4. 우주에서 날아온 운석
5. 파랑이는 어디에? | 6. 황실 개 실종 사건 | 7. 사라진 동물들 | 8. 먹을 수 없는 케밥
9. 한밤중 동물 병원에서 | 10. 어둠 속의 남자 | 11. 등산복 아저씨들의 정체
201x년 12월 31일 오후 2시
작가의 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