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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로점 내부수리중] 서가 단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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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도 영국처럼 국가가 나서서 1인 가구의 외로움을 해결해야 할까? 국가가 1인 가구 정책을 마련하려면 어떤 방식으로 접근해야 할까? 그런데 우리는 과연 1인 가구에 대해 제대로 알고 있을까? 《나는, 나와 산다》는 이 질문에서 출발했다.
오랫동안 국가인권위원회에서 일하며 다양한 처지의 사람들을 만나온 저자는 1인 가구라는 ‘집단’이 아니라 혼자 사는 ‘한 사람’의 내밀한 처지와 고민에 주목했다. 성별, 나이, 주거 형태, 혼인 여부, 가정 형편, 성 정체성, 건강 상태 등이 각기 다른 스무 명의 혼자 사는 사람들을 만나 그들의 이야기를 들었다. 1인 가구를 둘러싼 무수한 클리셰 너머에 있는, 스무 명의 고유한 생활상과 감정적·현실적 애로사항을 그대로 싣고, 그 속에서 인간의 정체성과 존엄성을 유지하기 위한 공통적인 삶의 조건들을 헤아려본다. 그리고 우리 사회가 각 개인의 사정을 잘 살펴서 혼자 살아도 견딜만한 조건을 마련하는 것이 왜 중요한지, 어떻게 해야 하는지 살핀다. 이것이 이 책에서 던지는 질문이다. 프롤로그 ∙ 1인 가구, ‘혼자’를 둘러싼 클리셰 너머 ![]()
: 책 제목과 저자의 삶은 다른 경우가 많다. 이 책이 그렇다. 나의 친구 김민아는 자신과도 잘 살지만, 언제나 ‘타인과’ 함께 잘 사는 사람이다. 인터뷰이에 대한 섬세한 이해, 배경 논의에 대한 진중한 성찰, 1인 가구를 낭만화하지도 불행히 여기지도 않는 시선을 통해 우리는 2020년 삶의 진실에 조금 더 다가간다. 타인과 사는 법을 아는 작가의 글쓰기란 이런 것이다.
나는 1인 가구의 증가가 4인 가구를 대체하는 가구 형태의 등장이 아니라, 실은 무수히 많은 ‘개인’들이 비로소 탄생하는 과정인지도 모른다고 믿는다. 그래서 이 책이 반갑다. 저자는 우리 시대에 요구되는 사회정책은 ‘인간의 정체성’을 이해하고 접근하는 방식이어야 한다고 따듯한 목소리로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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