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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로점] 서가 단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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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출신 미국 작가 사미르 판디야의 첫 장편소설. 판디야는 우리나라에 처음 소개되는 작가로, 인도에서 태어나 여덟 살 때 캘리포니아로 이주했으며, 현재 캘리포니아대학교 샌타바버라에서 문학과 문예창작을 가르치며 작품 활동을 하고 있다. 2015년 첫 창작집 <블라인드 라이터>를 발표했고, 2016년 펜 아메리카에서 주관하는 펜/치비텔라 펠로에 선정되었다.
인도계 미국 작가라는 점에서 퓰리처상을 수상한 줌파 라히리를 잇는 그는 단지 이민자 문학이라는 좁은 의미로 해석될 수 없는 새로운 시선을 작품에 담아내려 한다. 그가 발표한 다섯 편의 단편소설과 한 편의 장편소설은 모두 캘리포니아 주에 살고 있는 당대 인도 출신 미국 이민자의 삶을 파고든다. 그렇다고 그의 작품이 이민자의 정체성 문제만을 고집스럽게 내세우는 것은 아니다. 판디야 소설의 가장 큰 강점은 강렬하고 도도한 산문정신이며, 이민자의 목소리와 정체성을 그들 이야기의 일부로 스며들게 한다는 데 있다. 다시 말해 그의 소설은 이민자라는 존재론적 위치를 망각하지 않으면서 삶의 다양한 층위를 새로운 눈으로 바라보려는 의지를 확고하게 드러낸다. 솔직하고 감각적이며 섬세한 동시에 폭발적인 힘을 지닌 그의 소설 가운데 단연 주목받는 작품은 첫 장편소설인 <블라인드 라이터>이다. 작가를 꿈꾸는 한 청년이 저명한 맹인 작가의 조수로 일하면서 삶에 대해 새롭게 눈떠가는 이야기를 통해 눈을 뜨고도 보지 못하는 것들과 눈을 감고도 보이는 진실에 관한 물음을 던지는 작품이다. 한국어판 서문
: 판디야의 소설은 정제되어 있고 정밀하며, 우리 내면에 수차례 정서적 균열을 일으키는 섬세하면서도 폭발적인 힘을 갖고 있다.” : 판디야는 소설 속 인물의 불안과 꿈, 실수와 성공, 외로움과 후회를 안고 살아가는 모습을 기품 있게 장악해 우리에게 선사한다. : 『블라인드 라이터』는 내성적이면서도 열정을 품은 등장인물들이 빚어낸 흥미진진한 삼각관계와 그 속에 얽힌 감정의 롤러코스트를 여실히 보여준다. : 판디야 소설의 가장 큰 강점은 산문정신이며, 맛깔나게 잘 다듬어진 작은 얘기들은 긴 여운을 남긴다. 그의 소설은 많은 사람들이 이민자의 목소리에서 쉽게 떠올리는 일상화된 비유에 머물지 않는다. 그의 기량은 오히려 인물들이 드러내는 정체성이 단지 그들 이야기의 일부로 녹아들게 그려넣는 데 있다. : 『블라인드 라이터』는 읽는 것이, 그리고 보는 것이 얼마나 큰 축복인가를 아낌없이 보여주는 소설이다. : 줌파 라히리나 치마만다 응고지 아디치에 작품을 좋아하는 독자라면 주저 없이 사미르 판디야를 선택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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