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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로점] 서가 단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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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공녀 강주룡》으로 2018년 한겨레문학상을 수상한 박서련 작가의 두 번째 소설집이다. 박서련 작가는 여성의 자유와 삶이라는 근원적인 고민으로부터 무한히 교차하고 확장해나가는 박서련만의 서사를 스스로 갱신하고 있다. 다변하는 세계를 꿰뚫는 시선, 무엇보다 문학 독자뿐만 아니라 영상에 익숙한 이들까지도 포섭하는 몰입감 넘치는 소설적 재미는 근래 한국문학을 이끌어가는 젊은 작가 중에서도 단연 독보적이다.
두 번째 소설집 《나, 나, 마들렌》은 박서련이 확보해가고 있는 문학적 영토의 정수라 할 만하다. 좀비 아포칼립스, 극중극 판타지를 통해 보여주는 장르적 쾌감뿐만 아니라 모성 이데올로기, 여성의 몸과 노화, 상실과 애도 같은 더 깊고 넓어진 연대의 서사까지, 박서련표 소설 세계에서도 하이 스토리와 로우 스토리를 두루 포함하여 그 기세가 위풍당당한 7편의 단편을 엮었다. 2018년부터 2022년까지 발표한 이 단편들은 현실과 환상, 절망과 희망, 탄생과 죽음의 경계를 자유롭게 넘나들며 절묘한 소설 미학을 선보인다. 오직 운전하는 이들만이 살아남는다 : 책장을 넘기며 연신 놀랐다. 와, 이게 어떻게 전부 한 작가가 쓴 이야기지? 박서련은 한 사람의 내면을 정말 그 사람으로 한참 살아본 것처럼 그려내는데, 신기하게도 다음 편으로 넘어가면 한순간에 또 다른 사람의 내면이 펼쳐져 있다. 이 소설들은 도무지 이해하고 싶지 않았던 누군가의 마음에 나를 첨벙 담갔다가 끄집어낸다. 첨벙, 또 첨벙, 하며 계속 다른 호수에. 이게 대체 뭐람, 투덜거리면서도 한참 물에 젖은 채로, 나는 그 마음을 곱씹고 또 곱씹는다. 그리고 이 모든 마음이 어쩌면 한 인간에게도 깃들어 있음을 알게 된다. 무수한 마음들을 엮어 독자를 향해 쏘는 단 한 발의 화살. 《나, 나, 마들렌》은 그런 위력을 지닌 책이다. 이 책을 추천한 다른 분들 : - 한겨레 신문 2023년 6월 30일자 '책&생각' - 서울신문 2023년 7월 7일자 '책꽂이' - 국민일보 2023년 7월 6일자 '200자 읽기' - 경향신문 2023년 7월 7일자 '책과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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