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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로점] 서가 단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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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예술 웹진 <아는사람>의 기획자 한소리의 첫 에세이집. 친구들의 말처럼 ‘예측 불가한 한소리’ 작가가 첫 에세이집을 펴내며 뜻밖에 가족 이야기를 선택했다. 그런데 한소리 작가의 가족 소개는 좀 독특하다. “이혼한 엄마, 레즈비언 첫째, 바이섹슈얼 둘째, 세 고양이가 가족입니다.”대놓고 커밍아웃에, 거침없는 TMI다.
여느 가족 에세이와는 사뭇 다른 한소리 작가의 가족 이야기는 그만큼 솔직하고 생동감 넘친다. 그야말로 쾌감과 공감의 가족 실화. 이 가족에게 성소수자다, 아니다의 구분은 의미가 없다. 성정체성을 이유나 핑계로 삼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무언가를 열심히 해서 이루고자 하는 바를 이뤄 낸 사람은 세상의 인정을 받는다. 《우리끼리도 잘 살아》는 무수한 아이러니 속에도 여전히 가족과 함께하고, 공황장애를 앓지만 다시 한번 지하철 타기를 시도하고, 죽고 싶다는 생각에 자살보다 타투를 선택하는, 최악일 수도 있었지만 최악이 되지 않는 선택을 해낸 사람들의 대단함을 일깨워 준다. 프롤로그 : 우리 모두의 ‘아는 사람’ 한소리가 들려주는 이상하고 특이하고 위험한 이야기. 그는 대개 우울하고 실제로도 자주 울지만, 마지막엔 반드시 용감해진다. 100번을 죽어도 101번째 살아나 자기 장례식에서 리코더를 분다. 고통과 외로움 속에서도 분연히 나아가는 한소리를 보며 “당신 같은 사람이 태어난 세상을 조금 좋아하게 됐어” 생각했다. 책장을 덮고 나서도 오랫동안 그의 문장들이 눈꺼풀에 머물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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