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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로점] 서가 단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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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를 충격에 빠뜨린 브누아 필리퐁의 신작 장편소설. 두 차례 전쟁을 겪고 여러 번 결혼하는 과정에서 자신을 성폭행하려던 군인과 가정폭력을 휘두르던 남편을 거침없이 죽여버린, 102세 할머니의 자백 이야기이다. 할머니의 회상 형식으로 이루어진 이 소설은 2차 세계대전부터 현대까지 여성이 ‘보통 아내’로 살기 위해 감내해왔던 평범해 보이지만 결코 작지 않은 일들에 대한 적나라한 묘사로 프랑스 현지 독자들에게 주목받았다.
주요 일간지 <피가로>지는 ‘그저 유머로만 보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고 언급하며 이 소설의 흡인력 이면에 우리 시대의 현실을 관통하는 시선이 담겨 있다고 소개했다. 주인공인 베르트 할머니는 그녀를 둘러싼 세계가 그녀를 궁지로 몰 때마다 거침없이 행동하며 자신을 지켜내고야 만다. 현실을 비유하는 배경과 인물들을 떨게 만드는 베르트 할머니의 총구 끝에서 독자들은 통쾌한 대리 만족을 느낄 것이다. 브누아 필리퐁의 개성 있는 캐릭터와 극적이고 비유적인 상황, 범죄소설의 코드를 적절히 활용하고 비트는 기교가 독자를 단숨에 이야기로 끌어들인다. 그리고 이야기 안에서 시종일관 공들여 보여주는 베르트 할머니의 익살스러운 유머에는 여성에 대한 남성의 억압과 횡포, 아동 학대, 사회적 약자 비하라는 주제가 고스란히 반영된 날카로운 통찰이 담겨 있다.
: 유쾌하고, 강렬하다! 총을 든 이 할머니의 초상 뒤에는, 모든 폭력적이고 저급한 남성들과 어설픈 바보들에 대한 응징을 바라는 작가의 분노가 담겨있다. : 『루거 총을 든 할머니』를 읽어보라. 당신의 100세 노인 이웃을 더는 이전과 같은 시선으로 바라볼 수 없을 것이다. : 그녀의 인생은 20세기의 역사, 그리고 육체의 자유와 권리를 주장하는 여성운동이 걸어온 단계들과 일치한다. : 유머와 감성이 배합된 수사극의 외피를 뒤집어 쓴 가부장적 이야기가 베르트와 그녀의 남편들의 관계를 통해 베일을 벗는다. : 이 슬프고 불경스러운, 통통 튀는 소설엔 많은 웃음과 눈물이 있다. 얼마나 멋지도록 시원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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