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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로점] 서가 단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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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태어난 것 자체가 손해인 삶이 있을까? 평생을 방에 누워 있어야 하는 중대한 장애, 자식에게 밥 한 끼 먹이기 어려운 처절한 빈곤, 누구에게도 호감을 사본 적 없는 추한 외모나 다른 성적 지향……. 이런 소수성을 안은 채 소외되고 배척당하며 자기 비하 속에 사는 삶이라면, 차라리 태어나지 않는 편이 낫지 않을까?

이 책의 주요 모티프가 된 ‘잘못된 삶 소송’은 장애를 가진 아이가 세상에 태어나, 차라리 태어나지 않는 편이 나았다며 장애를 진단해내지 못한 의사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민사소송의 한 유형이다. 이 소송은 우리에게 태어난 것이 태어나지 않은 것보다 손해일 수 있는가라는 어려운 질문을 던진다.

1급 지체장애인인 변호사 김원영은 성장기 내내 이 질문과 싸워야 했다. 가난한 집에서 걷지 못하는 몸으로 태어난 그는 자신의 존재가 부모와 이 사회는 물론, 스스로에게도 손해인 것은 아닌지 끊임없이 물어야 했다. 이 책에서 그는 자신과 마찬가지로 흔히 ‘잘못된 삶’, ‘실격당한 인생’이라 불리는 이들도 그 존재 자체로 존엄하고 매력적임을 증명해 보이는 변론을 시도한다. 그의 변론은 사람들 간의 일상적인 상호작용에서 어떻게 인간에 대한 존중이 싹트는지를 탐색하며 시작한다.

이후 자신의 결핍과 차이를 자기 정체성으로 받아들이는 결단이란 어떤 의미인지를 제시하며, 그렇게 정체성을 받아들이고 살아가는 개개인의 고유한 이야기가 법과 제도의 문에 들어설 수 있는 길을 모색한다. 나아가 모든 존재에게 자신이 누구인지, 어떤 특징과 경험과 선호와 고통을 가진 사람인지를 드러낼 무대가 주어진다면, 소수자들 스스로가 ‘인간 실격’이라는 낙인에 맞서 자신을 변론할 수 있으리란 전망을 제시한다.

첫문장
서울대의 한 장애 학생 동아리는 2017년 봄 학내에서 소책자를 발간했다. 제목은 '내 장애에 노련한 사람이 어딨나요?'였다. 도서관 통로 한쪽에 쌓여 있던 파란 책을 집어 들고 나는 감탄했다.

노명우 (사회학자, 『세상물정의 사회학』 저자)
: 상처받지 않으려는 욕심은 있을 수 있지만, 상처받지 않은 삶은 불가능하다. 완전한 삶을 갈망할 수는 있어도, 완전한 삶을 실제로 살아내는 사람은 없다. 모든 삶엔 상처가 있고, 아쉬움이 있고, 한계가 있고, 남에게 드러내고 싶지 않은 치부도 있다. 완전하지 않은 자기 삶을 드러내는 순간, 남들로부터 동정의 대상이 되거나 최악의 경우 쑥덕공론거리가 될 수 있음을 잘 알고 있기에 사람들은 때로 아니 종종 자신의 실제 삶을 외면한다.
자신의 삶을 드러내려면 용기가 필요하다. 좌절과 슬픔에 빠질 수 있음도 각오해야 한다. 삶을 그대로 들여다볼 용기가 없는 사람은 판타지라는 안경을 쓴다. 판타지에 의존하는 한 우리의 삶은 진실에서 멀어질 수밖에 없다. 김원영은 자신의 삶을 판타지에 의존해 들여다보지 않는다. 자신의 삶과 오롯이 대면하는 순간을 겪고 난 이후의 사람에게서 보이는, 감히 위엄이라고 말할 수 있는 독특한 분위기가 있다. 김원영의 책을 덮고 나니 아도르노가 생각났다. 아도르노의 『미니마 모랄리아』의 부제는 ‘상처받은 삶에서 나온 성찰’이다.
세상에는 두 종류의 텍스트가 있다. 이론과 지식에 전적으로 기대어 쓴 텍스트가 한편에 있고, 또 다른 한편에는 이론과 지식에 선행하는 삶에 대한 성찰에서 나온 힘으로 쓴 텍스트가 있다. 이론과 지식으로 쓴 텍스트에는 논리적 엄밀성이 있지만, 머리가 아니라 살갗으로 파고드는 떨림이 없다. 삶을 회피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대면한 후에 쓴 텍스트에는 논리가 결코 흉내 낼 수 없는 무게와 깊이를 담은 진심이 있다. 논리적 글은 두뇌로 쓸 수 있지만 진심이 담긴 글은 삶으로만 쓸 수 있다. 이 책은 삶으로 쓴 텍스트이다. 나는 삶으로 쓴 텍스트를 사랑하고 심지어 존경한다.
김현경 (인류학자, 『사람, 장소, 환대』 저자)
: 우리는 타인이 인생에서 맞닥뜨린 장애물들을 나 자신은 피할 수 있다고 믿는다. 하지만 과연 언제까지 피할 수 있을까? 인생의 어떤 길목에서 우리 역시 한 번은 걸려 넘어지지 않을까? 아니, 어쩌면 이미 걸려 넘어졌는데 그렇지 않은 척 애써 자신을 속이고 있는 건 아닐까? ‘실격당했다’고 생각하고 싶지 않아서 말이다. 이 책은 실격당했다는 낙인을 두려워하는 모두를 위한 책이다. 김원영의 변론을 통해 우리는 넘어진 삶을 일으키는 법, 스스로를 비난하지 않고 계속 걸어가는 법을 배운다.
김소영 (방송인, 서점 '책발전소' 대표)
: 태어날 때부터 나의 존재가 ‘잘못’이나 ‘손해’는 아닌지 되물어야 하는 입장에 나는 한 번이라도 서본 일이 있던가. 그렇다고 내가 장애를 경멸하거나 무시한 것도 아닌데 이게 문제가 되는 걸까? 가끔은 장애를 이겨내고 뛰어난 업적을 이룬 사람들을 존경하기까지 했는데 말이다. 저자는 그러한 나의 시각이야말로 ‘관조’이며 그 대상을 내 삶으로 절대 들이지 않겠다는 태도라고 말한다. 정신이 확 든다. 내가 일상의 작은 불편조차 억울해하면서도 장애에 대해서는 ‘(알아서) 이겨내야 할 것’ 혹은 ‘숭고한 어떤 것’으로 치부해버리는 동안, 삶의 전부를 끝없는 불편과 차별 속에 두어야 하는 이들에 대해 생각했다. 그들 중 누구의 삶도 잘못된 것은 아니다. 그러나 그 말을 하기에 지금 우리의 태도와 실천은 충분한가? 이 책은 누구에게나 태어남을 축복이라고 말할 수 있는 순간이 언젠가는 올 것이라는 믿음을 품고 있다. 나는 그의 변론을 지지한다.
: 1급 지체장애인 김원영 변호사가 장애나 질병, 가난, 부족한 재능을 이유로 세상에서 실격 선고를 받은 이을 위해 쓴 변론서
이 책을 추천한 다른 분들 : 
 - 한겨레 신문 2018년 6월 22일자 '책과 생각'
 - 동아일보 2018년 6월 23일자 '책의 향기'
 - 경향신문 2018년 6월 22일자 '책과 삶'
 - 국민일보 2018년 6월 22일자 '책과 길'
 - 경향신문 2018년 12월 14일자 '경향신문이 선정한 올해의 책 10'
 - 한겨레 신문 2018년 12월 20일자 '2018년 올해의 책 | 국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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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 :작가, 공연 창작자. 『실격당한 자들을 위한 변론』등의 책을 썼고, <무용수-되기>를 비롯해 여러 편의 공연에 배우, 무용수로 참여했다. 규범과 예술, 장애를 가진 몸의 관계를 다루는 작업에 관심이 있다.

사계절   
최근작 :<민트 초코 딸기>,<두 점 이야기>,<휘슬이 두 번 울릴 때까지>등 총 1,240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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