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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6년간 수십만 독자와 울고 웃으며 한국 청소년문학의 견인차 구실을 해온 <유진과 유진>의 개정판. <유진과 유진>은 국내 청소년문학 태동기라 할 2004년에 본격적인 청소년소설을 표방하며 출간된 이금이 작가의 장편소설이다. 우리 청소년의 ‘지금 여기’를 그들의 시선과 목소리로 담아낸 소설로도 첫발에 해당하는 이 작품은 청소년뿐 아니라 어린이와 어른까지 전 세대의 사랑을 꾸준히 받으며 ‘레전드 스테디셀러’로 자리매김했다.

<유진과 유진>은 이 시대 최고의 어린이청소년문학가로 꼽히는 이금이 작가의 첫 청소년소설이자 대표작이라는 점에 더해, 아동 성폭력이라는 사회적 이슈와 함께 청소년이 겪는 일상화된 폭력과 상처를 마주한 소설이라는 점에서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하지만 성폭력 피해자에게 피해자다움을 요구하는 오늘날, 이 작품은 여전히 “네 잘못이 아니야”라는 인식과 언어의 중요성을 밝히는 문학적 증거다. 또 ‘상처를 모아 지은 날개’마저 꺾이곤 하는 청소년들이 날갯짓하도록 돕는 공감 어린 응원이다. 새 얼굴과 시대감각으로 다듬어져 나온 오늘의 고전이다.

첫문장
새 학년 첫날의 복도에선 방학 내내 갇혀 있던 먼지 냄새가 난다.

중학교 2학년이 된 첫날, 이름이 같은 두 아이가 같은 반에서 만난다. 이들은 성까지 같아 큰유진과 작은유진으로 불리기로 한다. 그런데 큰유진이 작은유진을 보고는 유치원에 같이 다녔던 아이임을 기억하고 반갑게 알은체를 한다. 하지만 작은유진은 자긴 다른 동네에서 다른 유치원에 다녔다며 큰유진을 외면한다. 큰유진은 유치원 때 둘이 겪었던 일, 경찰서에도 가고 기자들까지 찾아왔던 그 일이 알려질까 봐 작은유진이 자신을 모르는 척한다고 짐작한다. 그래서 작은유진에게 그때 일을 비밀스레 꺼내지만 또다시 무시당한다.
그런데 어느 날 작은유진은 자기 엄마와 큰유진의 엄마가 아는 사이임을 알게 된다. 그러면서 자신만 모르는 진실이 숨겨져 있음을 감지하고, 이때부터 이상한 환영에 시달리기 시작한다. 어떤 여자가 어린 여자아이를 때밀이 수건으로 거칠게 문지르고 뺨을 때리는 환영이다. 큰유진 말로는 자신이 유치원 때 갑자기 인형 머리카락을 자르고, 목을 비틀고, 다리를 찢었다고 했다. 그 일로 둘이 겪은 사건이 드러났다고도 했다. ‘왜 난 기억이 없고, 환영에 시달리지?’ 더는 외면할 수 없는 의문들 속에서 작은유진은 기억의 파편들을 모으며 서서히 지난 상처와 재회하고, 큰유진 또한 예상치 못한 후유증에 절망한다. 어린 날의 두 유진에게 일어난 사건을 서로 다른 방법과 태도로 대처했던 부모들도 상반된 삶을 살아온 두 유진이 또다시 같은 아픔을 겪는 걸 보며 허우적댄다. 상처와 기억을 강제로 삭제당한 작은유진과, 상처와 아프게 마주해왔지만 치명적인 편견에 시달린 큰유진은 결국 같이 밤 기차를 타고 어딘가로 향하며 서로를 ‘또 다른 나’로 여기게 되는데…….

수상 :2007년 소천아동문학상
최근작 :<이야기 반짝 시리즈 1~10 세트 - 전10권>,<밤티 마을 마리네 집>,<밤티 마을 봄이네 집> … 총 190종 (모두보기)
인터뷰 :이 시대의 가장 진솔한 이야기꾼 - 2006.11.24
SNS :http://leegeumy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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