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존적 공포감을 달랠 역할을 오랫동안 해 온 것이 종교. 그러나 한국 개신교를 “신뢰한다.”라고 답한 일반 국민의 비율이 2020년 31.8퍼센트에서 2022년 18.1퍼센트로 급락했다는 《국민일보》의 2022년 여론 조사 결과에서 보듯이, 그 역할이 줄어드는 것으로 보인다. 종교가 아니라면 그렇다면 우리는 실존적 위기를 달래야 할까?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과학 커뮤니케이터이자 천문학자인 이명현 과학책방 갈다 대표와 찰스 다윈의 『종의 기원』 초판을 새롭게 번역해 낸 진화학자 장대익 가천 대학교 창업 대학 석좌 교수는 이번에 ㈜사이언스북스에서 펴낸 『별먼지와 잔가지의 과학 인생 학교』에서 그 역할을 이제는 과학 떠맡을 때가 되었다고 주장한다.
저자들에 따르면 과학이 일차적으로 맡아 온 임무는 ‘설명(explanation)’이었다. 현재 상태를 보고 과거와 현재를 예측하고 실험으로 그 예측을 검증함으로써 자연에 대한 포괄적이고 정량적인 설명을 완성하는 것. 그 이상, 그러니까 삶을 ‘이해(understanding)’하고 해석하며 변혁하는 힘을 과학에 기대한 적이 없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개인의 삶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위안, 혹은 행복 같은 단어는 과학과 함께 매칭된 적이 거의 없다. 그렇지만 이명현 대표와 장대익 교수는 이 같은 통속적 과학 이해에 반기를 든다. 과학은 ‘위안’을 주고 ‘행복’을 가능케 하며 ‘인생’을 바꿀 수 있다고. 저자들이 책 제목에 과학과 인생이라는 단어를 엮은 이유가 여기 있다.
: 진화론자들의 독창적 해석과 치열한 연구를 다룬 책, 『다윈의 식탁』으로 널리 알려진 진화학자와 전파 망원경으로 우주를 연구하는 천문학자가 작당하여, 과학의 역할이 지식 전달에만 있지 않고 삶을 변화시키는 데서도 근본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는 믿음을 우리에게 주기 위하여 이 책을 썼다. 이 책은 과학 지식과 과학적 사고가 단순히 세상을 편리하게 하는 도구가 아니라 삶에 위안도 주는 행복의 열쇠요 선순환의 핵심 고리임을 보여 준다. 삶이 함께하는 과학을 이해하고자 하는 이들에게 꼭 필요한 책이다. 일독을 강력히 권한다.
: 인생은 하나의 점이 아니라 무한하게 긴 선이다. 정해진 장소에 고정된 마침표처럼 보이지만, 결국 어딘가로 흘러가는 흐름에 가깝다. 평범한 삶을 살고 싶다면 그대로 흘러가면 충분하다. 하지만 문득 특별한 기회를 통해 전혀 새로운 세상으로 나아가고 싶다면 긴 호흡의 변화를 시작해 보자. 지루한 일상에 거대한 파문을 일으킬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아마 과학일 것이다. 이를 통해 우리의 사고 체계와 주변을 바라보는 시선을 완전히 바꿀 수 있다. 이제 과학이라는 인생을 가르치는 학교를 만나 볼 시간이다.
: 구름은 왜 아래로 안 떨어져요? 양자 역학은 도대체 어디 쓰나요? 사람들이 과학에 묻는 좋은 질문이다. 물론 자연을 설명하고 현실에 응용되지만, 과학은 이보다 더 크다. 이 광막한 우주에서 우리가 어떤 별먼지인지, 이토록 아름다운 생명의 나무에서 우리가 어떤 잔가지인지도 알려준다. 존경하는 두 분, 이명현, 장대익 선생님이 함께 멋진 책을 냈다. 진심으로 축하드린다.
: 어린 시절, 저는 이 세계가 정답 없는 질문으로 가득 차 있다는 사실이 혼란스러웠습니다. ‘어차피 인간 내면에도, 인간 사이에도 답은 없는데, 왜 모두가 답을 찾을 수 없는 질문에 몰두할까?’ 그때 만난 과학은 제게 말해 주었습니다. 수천 년이 흘러도 알아낼 수 없을 미지의 것들이 저 밖에 펼쳐져 있지만, 그래도 우리는 그것을 향해 나아가고 무지의 경계를 더듬어 볼 수 있다고. 그것은 지각하는 생물로서의 특권이라고. 그게 제 가치관의 바탕이 되었습니다.
: 우리는 모두 과학자입니다. 많은 사람이 이 진술에 동의하지 않을 수도 있지만, 이 책은 이 진술이 왜 진실인지를 보여 줍니다. 인간은 우리가 어떻게 진화했고 무엇이 빅뱅을 일으켰는지 알고 싶어 하지만, 더 근본적으로, 왜 우리가 궁금해하는지 알고 싶어 합니다. 저자들은 메타인지적 관점을 사용하여 우리를 과학적 사고와 문제 해결을 연결하는 여행으로 데려가고, 우리 각자가 고통을 겪고 믿음이 변하는 동안에도 회복력을 보일 수 있도록 합니다. 과학에 아름다움, 철학, 그리고 숭고한 정신 같은 것을 부여함으로써, 이 책은 우리 각자가 새로운 행복을 발견하도록 만들 것입니다.
: 말보다 행동이 앞서는 사람. 말만큼 글이 아름다운 사람. 말도 못 하게 인간적인 사람. 저자들에게서 발견되는 공통 분모를 개인적으로 정의한 것입니다. 인간미 넘치는 이 사람(들)이 외치는 과학은 얼마나 더 어여뻐질까요? 과학을 공부하면 행복해질 수 있다니, 마치 물에 뛰어들면 숨을 쉴 수 있다는 이야기로 들립니다. 책을 읽기 전에 던지던 질문의 수준과 지금 던지는 질문의 질이 달라졌음을 느낍니다. 궁금한 것이 더욱 많아졌습니다. 이것이 저자들의 노림수였을까요? 분명한 것은, 이 책은 긴 여정의 시작으로 보인다는 점입니다. 내가 나를 사랑하는 방식, 타인과 공감하고 만물과 공존하는 삶의 방식에 대해 저자들과 계속해서 이야기하고 싶고 궁금해 미칠 것 같으니 말입니다.
: 이 책의 저자 이명현과 장대익은 한 분야에 갇힌 과학 전문가가 아니라, 과학을 통해 인간과 세상을 이해하고 끊임없이 소통하는, 열린 과학인이자 매력적인 지성인이다. ‘융합’이라는 단어가 남발된 세상에서 식상한 표현일 수도 있겠지만, 분야의 경계와 벽을 넘어 새로움을 만드는 이들의 작업이야말로 진정한 융합이 아닐까. 『별먼지와 잔가지의 과학 인생 학교』가 해 나갈 멋진 작업이 기대된다. 불확실성의 세상을 견뎌낼 희망이다.
: “21세기의 핵심 교양은 과학이다.” 이제 이 말을 받아들일 때가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이미 과학은 과거 종교와 철학이 던졌던 많은 질문에 대한 답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인간은 ‘별먼지’이고 ‘생명의 잔가지’입니다. 과학이 세상을 새로운 눈으로 보는 데 얼마나 큰 도움이 될 수 있는지, 나의 인생을 얼마나 바꿀 수 있는지 알 수 있는 기회를 가져 보시기 바랍니다.
: 과학은 질문이다. 그 질문의 스펙트럼은 넓디넓은 바, 우리의 실존에 대한 궁극적 이해도 포함된다. 하나, 분명히 의심할 터. ‘과학이 인생살이를 이해하는 데 무슨 혜안을 줄 수 있는가?’라고. 아, 의심 많은 도마의 후예여, 이 책을 읽어 보시라. 연약하지만 고고하고, 미미하지만 위대한 인생의 비의를 ‘과학적’으로 깨닫게 되리라!
: 과학이 무엇이냐는 질문에는 저마다 다른 답을 줄 수 있습니다. 한 가지 분명한 것은 과학은 진리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의심에 대한 잠정적인 답일 뿐이죠. 인생이란 무엇일까요? 인생도 마찬가지로 진리 같은 답은 없을 것입니다. 두 과학자가 풀어내는 『별먼지와 잔가지의 과학 인생 학교』에 대한 또 다른 의심을 던지는 기회를 함께 나누는 기쁨을 함께하기 바랍니다.
: 장대익은 뜨거운 사람이다. 그는 사람이 할 수 있는 질문들에 대한 대답을 열정적으로 찾는 사람이다. 신에게서 답을 찾던 시절에도, 과학에서 답을 찾고 있는 지금도 한결같은 사람이다. 그가 찾는 답은 우리도 모두 찾고 있는 답이다. 그가 찾은 답이 무엇인지 정말 궁금하다. 그가 한 탐구의 여정과 거기서 얻은 수확을 나누어 가질 수 있다면, 그것은 큰 행운일 것이라 믿는다.
별을 사랑하는 과학작가. 네덜란드 흐로닝언 대학교 천문학과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한국형 외계 지적 생명체 탐색(SETI KOREA) 프로젝트를 맡아서 진행했으며, 서울 삼청동에 ‘과학책방 갈다’를 열어 작가와 과학자, 독자들을 잇는 문화 행사 공간으로 만들었다. 단독 저서로 《이명현의 과학책방》 《이명현의 별 헤는 밤》 《지구인의 우주공부》 《과학은 논쟁이다》 등이 있으며, 《시민의 교양 과학》 《과학, 누구냐 넌?》 《궁극의 질문들》 외 다수의 공저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