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석 (청파교회 원로 목사, 『고백의 언어들』) : 별을 보고도 가야만 하는 길을 찾을 수 있다던 루카치의 세계, 머리 위로 총총히 빛나는 별로 인해 경이로움을 느끼던 칸트의 세계는 영원히 스러진 것인가? 도구적 이성이 심미적 이성을 압도하는 시대에 이종태가 재주술화된 세상을 들고 나온 까닭은 무엇일까? 허위단심으로 욕망의 언덕을 오르느라 깊이의 세계를 잃어버린 줄도 모르는 이들이 빚어내는 황량함에 지쳤기 때문일 것이다. 장엄한 세상 앞에 설 때 우리를 확고하게 사로잡던 문제들의 장악력은 해체된다. 저자는 루이스를 길잡이로 삼고 있지만, 그를 따라 걷는 동안 수많은 동행인들이 그 경이의 여정에 합류하여 더 큰 흐름을 만들고 있다. 우리도 그 흐름의 일부가 될 수 있다.
김진혁 (횃불트리니티신학대학원대학교 조직신학 교수) : 모세는 신의 거룩 앞에서 ‘신’을 벗음으로써 절대자를 어떻게 예배할지를 고대인에게 보여주었다. C. S. 루이스는 다양한 형식의 글을 통해 신의 영광으로 가득한 세계가 ‘신’나는 곳임을 현대인에게 알려 주었다. 『경이라는 세계』는 절대자 앞에서 ‘신’을 벗는 것과 그가 만드신 세계에서 ‘신’나게 사는 것이 상반된 것이 아니라 그리스도교 신앙의 핵심을 함께 이루고 있음을 매력적이면서도 탁월한 방식으로 보여준다. 이 책은 근대의 과학혁명 이후 사람들의 심정 속에서 사라져 간 경이를 되찾고자, 시대를 대표하는 시인과 소설가, 신학자, 철학자, 사회학자, 역사학자, 과학자를 불러다 재미없어진 일상을 기쁨이 흘러넘치는 장소로 함께 만들어 가는 종합 예술과도 같은 작품이다. 최상급 재료로 긴 시간 푹 끓여 만들어진 스튜의 감미로운 맛과 향처럼, 책의 장마다 C. S. 루이스 학자이자 번역자인 저자의 연구와 강연, 대화, 글쓰기가 조화롭게 어우러져 오랜 기간 익으며 만들어 낸 기막힌 풍미로 가득하다. 현대 교회의 위기를 진단하고 극복하려는 신학자들의 글 이면에 은밀히 혹은 노골적으로 스며든 교리주의와 도덕주의에 신물이 나고 무덤덤해졌던 마음을, 맑고 시원한 생수로 씻어 낸 듯한 청량감과 생동감을 선물하는, 근래 찾아보기 힘든, 그리고 아마 앞으로도 한동안 나오기 힘들 명작 중 명작이다.
이승우 (소설가, 조선대학교 문예창작학과 교수) : 문학과 철학, 과학과 신학의 경계를 넘나들며 단 하나의 주제, ‘경이’의 세계로 안내하는 저자의 섬세하고 친절한 문장을 따라가다 보면 우리 문명이 삶에 대한 경이를 잃어버리고 호기심에 사로잡히게 된 사정과 연유를 알게 되고, 우리가 왜 각박한지, 공허한지, 비참한지 깨닫게 되고, 세상을 새롭게 보는 눈을 획득하는 경험을 하게 된다. 책을 읽은 후에 당신은 아마, 내가 그런 것처럼, 『나니아 연대기』를 읽고 싶어질 것이고, 별의 노래를 듣기 위해 하늘을 올려다볼 것이고, 세상이 어제와는 달리 의미와 경이로움으로 가득 차 있다는 사실을 알고 놀랄 것이고, 보이지 않는 것에 대한 그리움을 품게 될 것이고, 그리고 존재의 근원이며 의미의 근원인 하나님의 말할 수 없는 신비 앞에 경탄하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