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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점] 서가 단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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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을 불러일으키는 이야기와 서정적이며 사려 깊은 문장, 그리고 그 안에 자리한 뜨거운 문제의식으로 등단 이후 줄곧 폭넓은 독자의 지지와 문학적 조명을 두루 받고 있는 작가 최은영의 첫 장편소설. 작가가 2020년 봄부터 2020년 겨울까지 꼬박 일 년 동안 계간 『문학동네』에 연재한 작품을 공들여 다듬은 끝에 선보이는 첫 장편소설로, 「쇼코의 미소」 「한지와 영주」 「모래로 지은 집」 등 긴 호흡으로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중편소설에서 특히 강점을 보여온 작가의 특장이 한껏 발휘된 작품이다.
『밝은 밤』은 작가가 오랫동안 마음속에 품어왔던 ‘증조모-할머니-엄마-나’로 이어지는 4대의 삶을 비추며 자연스럽게 백 년의 시간을 관통한다. 증조모에게서 시작되어 ‘나’에게로 이어지는 이야기와 ‘나’에게서 출발해 증조모로 향하며 쓰이는 이야기가 서로를 넘나들며 서서히 그 간격을 메워갈 때, 우리는 사람들의 입을 통해 이야기가 전해진다는 건 서로를 살리고 살아내는 숨이 연쇄되는 과정이기도 하다는 것을, 그리고 그것이 이야기 자체가 가진 본연의 힘이기도 하다는 것을 느끼게 될 것이다. 1부 _007
: 슬픔을 위로하고 감싸주는 더 큰 슬픔의 힘
태생지를 빌려 삼천이로, 새비로 서로를 부르며 함께 한 세상을 살아냈던 두 여성의 만남은 우정, 자매애, 사랑이라는 언어를 넘어선 근원성, 어쩌면 목숨과 목숨의 얽힘이라고나 해야 할 것이다. 가없이 그립고 정다운 마음들은 이승과 저승의 경계를 넘나들며 속삭인다. 난 너를 떠난 적이 없어. 아프고 서럽게 살아낸 목숨의 이야기들은 노래가 되어 풀려나오고 읽는 이들은 끝없이 이어지는 그 실타래의 한끝을 잡고 자신이 갇혀 있던 상처와 혼돈과 환멸과 슬픔에서, 그 어둡고 혼란스러운 미궁에서 비로소 빠져나온다. 슬픔을 위로하고 감싸주는 것은 더 큰 슬픔의 힘이리니. 작가가 창조해낸 특별한 공간 ‘희령’에서는 이 모든 것이 가능하다. : 외할머니를 매개로 외증조할머니와 교감하며 그녀와 그녀의 시공간을 재구성하고 그러면서 나를 다시 살아내는 섬세한 회통과 사랑의 서사. 더 큰 슬픔으로 갖은 슬픔들을 감싸 안으면서 사랑의 가능성을 아름답게 빚어내는 이야기. 이 책을 추천한 다른 분들 : - 한겨레 신문 2021년 7월 23일자 - 한국일보 2021년 7월 23일자 '새책' - 조선일보 2021년 7월 24일자 - 서울신문 2021년 7월 30일자 - 문화일보 2021년 7월 28일자 - 한국일보 2021년 7월 29일자 - 경향신문 2021년 7월 29일자 '인터뷰' - 국민일보 2021년 7월 29일자 '200자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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