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미니즘 소설의 선구자 케이트 쇼팽의 단편집으로, 19세기 후반에 쓰여진 소설이라고는 느껴지지 않는 문제 의식과 세련되고 치밀한 전개, 그리고 단편의 묘미라 할 수 있는 극적인 반전이 돋보이는 초기 페미니즘 단편집이다. 케이트 쇼팽의 작품은 페미니즘이라는 개념이 도래하던 시기에 쓰여졌지만, 여성으로서 느끼는 현실적인 부조리와 편견, 상처와 극복하려는 용기 그리고 동성애 코드까지 1800년대 후반 미국 사회를 사는 여성의 현실을 보여준다는 점만으로도 충분한 가치가 있다.
특히 '한 시간 사이에 일어난 일'은 제목만큼이나 짧은 이야기 속에 녹아 있는 강렬한 주제와 극강의 반전은 가히 충격적이다. '아내의 편지'는 마치 미러링(mirroring)을 하듯 접근되었다는 점이 흥미롭다. 죽은 아내가 남긴 연서 뭉치를 두고 괴로워하는 '의리와 사랑이 충만한' 남편을 만난다. '최면'은 최면이라는 독특한 소재가 등장한다는 점도 특이하지만, 최면이라는 수동적인 상황 속에서도 사랑이라는 것은 결코 타인에 의해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며, 동시에 자신의 사랑에 주체적으로 선택하는 당당한 여성을 만날 수 있다.
한 시간 사이에 일어난 일 7
최면 15
아내의 편지 37
라일락 55
데지레의 아기 81
바이유 너머 97
옮긴이의 말 111
작가에 대하여 1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