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에서 가장 유명한 여성 전용 호텔이 1927년 처음 지어졌을 때부터 2007년 수백만 달러 가치의 콘도미니엄으로 재개장하기까지의 역사를 뒤쫓는다. 뉴욕 배서 칼리지에서 국제학, 젠더, 언론학을 가르치는 저자 폴리나 브렌은 다양한 관계자와 직접 인터뷰하고 사적인 편지를 검토하고 당대에 작성된 문헌과 기사를 동원해 시대상을 고증함으로써 입체적인 드라마를 그려낸다.
눈앞에서 보듯 정밀하게 묘사된 금주법 시대의 주류 밀매점, 주가가 폭락하고 자살이 이어지던 검은 목요일, 직장 동료들끼리 고발을 서슴지 않던 매카시즘의 시기, 여성에게 주어진 제한적인 자유와 뒤이은 반작용 등이 이어지는 정치‧사회적 맥락에 출판과 패션, 영화와 광고업계의 뒷이야기가 얽힌다. 근시용 안경을 썼던 그레이스 켈리와 울다가 프로필 사진을 촬영한 실비아 플라스, 백만장자와 미녀들이 가득한 파티 이야기가 흥미를 끄는가 하면, 인물마다 서로 다른 기억과 말하지 못했던 비밀이 드러나고 시간이 흐른 후의 비극이 충격을 주기도 한다. 사회학 연구와 역사적 기록, 다중 시점의 단편소설, 가십 칼럼이 뒤섞인 이 책은 이 호텔을 거쳐 간 여성들의 역사이자 20세기 맨해튼의 역사이며 무엇보다 우리가 잊고 있던 여성의 야망 이야기다.
추천의 글
들어가며
1장 바비즌의 탄생: 가라앉지 않는 몰리 브라운 대 플래퍼
2장 대공황에서 살아남다: 깁스 걸과 파워스 모델
3장 매카시즘과 희생자가 된 여성: 벳시 탤벗 블랙웰과 커리어우먼들
4장 인형의 집이 되다: 그레이스 켈리와 미인대회 수상자들
5장 실비아 플라스: 1953년 여름
6장 존 디디언: 1955년 여름
7장 보이지 않는 사람: 게일 그린과 “외로운 여자들”
8장 “이름이 없는 문제”: 실비아 플라스와 1950년대를 추도하며
9장 한 시대의 끝: 여성 전용 호텔에서 백만장자의 아파트로
: 어찌나 화려한지 드라마 〈매드맨〉이 따분해 보일 정도다. 브렌의 매력적인 책은 바비즌 여성 전용 주거용 호텔이 1927년 맨해튼 이스트 ㅊ번가 140번지에 세워졌을 때부터 2007년 수백만 달러 가치의 콘도미니엄으로 개조되기까지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그뿐만 아니라 20세기 여성의 야망과 급변하는 뉴욕에 관한 탁월하게 다층적인 사회사이기도 하다.
: 뉴욕의 문화사와 밀접하게 얽혀 있는 몇몇 상징적인 호텔 가운데 플라자, 앨곤퀸, 월도프 애스토리아 등에 비하면 바비즌은 덜 알려진 편일 것이다. 그러나 폴리나 브렌의 매력적인 이 책은 바비즌이 뉴욕의 과거 이야기에서 여느 곳 못지않은 지위를 차지할 자격이 있음을 분명히 보여주었다. 매혹적인 초상을 통해 이 호텔이 지나간 시대의 마법적인 장소로 되살아난다.
: 매혹적인 역사서! 폴리나 브렌의 책은 세상에서 가장 유명한 열망의 무대인 뉴욕을 배경으로 지난 세기 동안 여성의 야망에 대한 문화적 시각이 어떻게 달라졌는지 보여준다. 브렌은 엄청난 양의 사료를 바탕으로 자신이 그려내는 여성 한 명 한 명을 세심하고 정성스레 다룬다.
: 하이힐 또각거리는 소리, 타이프라이터 두드리는 소리부터 바비즌 여성들이 수십 년 동안 마주했던 복잡하고 굴곡진 역경까지 기분 좋게 리듬 진행을 바꾸어가며 깊이 있게 분석한다. 브렌의 몰입도 높고 명쾌한 분석이 여성 평등을 향한 오랜 탐구의 과정에서 중대한 소우주 역할을 한 바비즌을 생생하게 그린다.
: 통찰력 있고 잘 쓰인 글. 브렌은 몰리 브라운, 그레이스 켈리, 실비아 플라스, 존 디디언 등 바비즌 거주자들 가운데 가장 유명한 이들의 삶을 세세히 전하며 20세기 중반 싱글 여성, 직업, 성에 대한 역사적 맥락을 제공한다. 20세기 여성의 삶, 패션, 출판, 뉴욕의 역사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읽어야 할 책.
글을 읽고 쓰고 옮기면서 살려고 한다. 옮긴 책으로 『클라라와 태양』 『밀크맨』 『신경 좀 꺼줄래』 『도시를 걷는 여자들』 『깨어 있는 숲속의 공주』 『달빛 마신 소녀』 『나는 가해자의 엄마입니다』 등이 있다. 『밀크 맨』으로 제14회 유영번역상을 수상했다. 지은 책으로 『아무튼, 사전』 『우리는 아름답게 어긋나지』(공저) 등이 있다.
<맛, 그 지적 유혹> 음식과 맛에 대한 관심이 넘쳐나는 요즘이다. 대학에서 문화와 관련된 다양한 주제로 강의를 하는 정소영 저자를 만난 자리에서도 음식 얘기가 나왔고, 이어서 자연스레 문학에 관한 이야기로 이어졌다. 그렇게 탄생한 책이 <맛, 그 지적 유혹>이다. <맛, 그 지적 유혹>은 책 속 음식에 숨겨진 풍부한 암시와 상징이 책읽기의 또 다른 재미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강조한다. 독자들은 이 책을 통해 기존의 문학을 새로운 시각에서 재발견하는 즐거움을 얻고, 음식이 인간과 사회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강력하고 지적인 인문학적 장치임을 깨달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