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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로점] 서가 단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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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와 이미지를 중첩시키며 완전히 새로운 '시각적 사고' 실험을 선보이는 책이다. 오랫동안 언어는 사유의 주요 수단으로 특권적 지위를 누려온 반면, 이미지는 언어의 보조 수단 정도로 인식되어온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저자는 사유의 수단으로서 텍스트에 의존하게 되면서 언어 바깥에 있는 것들이 얼마나 무시되어왔는지를 추적한다. 그리고 언어가 만들어낸 '인위적 한계' 너머의 가능성을 드러내기 위해 문자와 이미지를 '만화'라는 형식 안에서 '동등하게' 활용하면서 두 요소가 '동시에' 의미를 만들어내는 과정을 완벽하게 재현한다.
저자에 따르면 우리의 생각과 경험, 삶에 견고한 형식을 부여해주기 위해 인간이 고안한 온갖 도구와 개념, 제도 등이 '인간의 사고와 행동을 일차원적으로 만드는 메커니즘'으로 변모해 거꾸로 인간의 무한한 가능성을 가로막고 있다. 이처럼 경직되고 협소한 일차원적인 것을 총칭해 '단조로움'이라 하고, 인간의 잠재적 에너지와 생기, 인간성 등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관점을 동원해 새로운 방식으로 대상을 바라보는 시각이 필요하다고 역설한다. 즉 하나의 관점에 매몰되지 않는 입체적 관점, '언플래트닝'이 바로 그것이다. 단조로움 … 9 : 기존의 스토리텔링 방식을 거부하는 이 흥미로운 책은 서구 사상에서 언어와 이미지에 대한 그간의 이분법적 시각을 넘어 두 요소가 동시에 의미를 생산할 수 있음을 증명한다. 시각적 요소와 언어적 요소의 불가분한 관계를 완벽하게 표현한 그래픽 북. : 비주얼 커뮤니케이션과 학습의 본질에 관한 사유 실험! 컬럼비아 대학 최초의 만화 철학 논문이라는 사실만으로 자칫 무겁게 느껴질 수 있으나, 그래픽이 문학의 표현 수단으로 수용되는 요즘, 이 책은 추상적인 생각을 표현하는 하나의 방식으로 비주얼 내러티브의 새로운 경지를 개척했다. 천재적인 구상과 인상적인 드로잉 모두를 갖췄다. : 심오한 통찰이 담긴 책. 명료하고 통찰력 있는 글과 잊을 수 없는 긴장감 가득한 그래픽으로 시각 정보가 어떻게 우리 생각의 형태를 구체화하는지를 입증한다. 만화 분야뿐 아니라 기호학과 인식론, 최근 급증하는 ‘비주얼 싱킹’ 연구에도 유의미한 업적을 남겼다. : 괴짜 철학자가 쓰고 그린 이 만화 형식의 철학 논문의 백미는 예술비평가 클레멘트 그린버그가 극찬한 고도의 추상성이 아니라 에드윈 애벗의 소설 《플랫랜드》에 등장하는 플랫랜드인들의 답답하고 안타까운 사정을 누구보다 훌륭하게 표현했다는 데 있다. 소설 속 플랫랜드인들은 즉각적으로 지각할 수 있는 것 이상의 인식을 발전시키지 못한다. 수재니스가 제안하는 해결책은 시각적 요소, 특히 그림을 언어의 지적 영역으로 돌려보내는 것이다. 그리고 이는 말할 것도 없이 만화라는 형태로 완성된다. 이 책을 추천한 다른 분들 : - 동아일보 2016년 9월 24일자 '책의 향기/150자 서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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