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져 가는 가게들에 대한 이야기다. 이 동화는 어느 기사 속에서 만났던 망원동의 어느 사진관 이야기를 모티브로 하고 있다. 망원동에서만 40년 간 운영됐던 이 사진관은 주민들에게 서민 사진관이라 불리며 22년 전 가격을 그대로 받으면서도 어느 곳보다 멋지게 사진을 찍어 주는 곳이었다. 그러나 망원동 일대가 사람들의 관심을 끌면서, 임대료가 치솟았고, 사진관은 문을 닫아야만 했다.
박현숙 작가는 오늘날의 이런 현상들에 대해 안타까움을 갖고 동화 <시원탕 옆 기억사진관>을 완성하였다. 오랜 시간 이웃들의 삶을 기록하던 ‘기억사진관’과 많은 이들의 근심과 걱정을 녹여 주던 ‘시원탕’의 이야기로 어디에나 있는 지금 우리의 이야기를 동화로 담았다.
좋아하는 아이에게 좋아한다 말 못하고 화내기 일쑤인 기억사진관의 손자 지훈이와, 시원탕을 물려받아 대를 잇겠다는 큰 포부를 가진 시원탕의 손녀 성지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이야기는 우리의 이야기이자, 모두의 이야기다. 아이들의 사랑스러운 투닥거림도, 아이들 다툼으로 인해 어른들 싸움으로까지 번지는 기막힌 상황도, 할머니가 돌아가시고 마는 안타까운 사연도 모두 망원동을 배경으로 펼쳐진다. 우리 모두의 울고 웃는 삶의 무대가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이 마을인 것이다.
성지는 배신자다 6
시원탕에서 생긴 일 21
머리통이 큰 아이의 뒷모습 34
아이들 싸움이 어른들 싸움으로 50
걱정 63
죽을 때까지 말 안 할 거야 78
영정 사진 92
참 길었던 하루 104
명물 목욕탕 주인을 꿈꾸며 116
작가의 말 1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