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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곳적부터 인류는 생존을 위해 본능적으로 원인을 알 수 없는 불확실한 상황을 거부하며 어떻게든 세계의 규칙을 찾고자 했다. 그리고 이러한 시도는 물리학과 통계학의 발전으로 이어졌고, 또 한편으로는 세상이 이미 정해진 ‘운명’대로 굴러간다는 숙명론적 세계관을 발전시켰다.

그러나 인간의 노력과는 별개로 세계는 여전히 갑작스러운 지진으로 한 국가가 송두리째 흔들리고, 코로나19로 수백만 명이 목숨을 잃는 등 더욱 예측할 수 없는 변수와 함께 흘러가고 있다. 우리는 그럼에도 운명을 믿을 수 있을까, 아니면 이처럼 불확실하고 우연한 세계에 몸을 맡겨야 할까?

세계적인 과학 저널리스트이자 『우리가 운명이라고 불렀던 것들』(원제: 우연한 모든 것Alles zufall)의 저자인 슈테판 클라인은 인간의 삶은 우연이 만들어낸 사건들의 총합일 뿐이며, 이 세계가 어떤 규칙이나 운명에 맞춰 굴러갈 것이라는 믿음은 ‘사랑스러운 착각’에 불과하다고 말한다. 하지만 그렇다고 변덕스러운 삶에 무방비하게 내맡겨졌다고 생각할 필요는 없다.

사실 우연은 운명보다 더욱 신비롭고 낭만적인 무한한 가능성을 품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우연은 우리에게 불안이 아닌 ‘자유’를 안겨주며, 강자뿐 아니라 약자와 다양한 종에게도 생존의 기회를 주었다. 그뿐인가. 수많은 역사적 사건과 운명적인 사랑 역시 ‘우연’ 덕분에 가능했다는 것을 알게 된다면, 우연으로 가득 한 이 세계가 다르게 보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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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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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 :연세대학교 독문과와 동 대학원을 졸업했고 현재 전문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아동 도서에서부터 인문, 교양과학, 사회과학, 에세이, 기독교 도서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의 번역 작업을 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는 《바이올린과 순례자》 《울림》 《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 《매일 읽는 헤르만 헤세》 《제정신이라는 착각》 《무자비한 알고리즘》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