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중에서 가장 유력한 노벨상 후보로 거론되는 김빛내리 교수 등 이 책의 저자들은 ‘올해의 여성과학기술자상 수상자’들이다. 이 책은 5인의 여성 과학자가 각자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내는 방식으로 구성되었다. 어린 시절 적성과 꿈 찾기, 공부하는 과정, 개인적인 고난과 극복, 연구 테마 찾기, 실험의 실패와 성공 등 일과 삶을 자전적으로 담아냈다. 그밖에 이야기 속에서 연구 주제를 자연스럽게 소개하는 한편, 각 장의 뒷면에 관련 지식 소개, 진로에 관한 조언도 추가했다.
『과학하는 여자들』은 후배 여성 과학자들에게는 실제 삶과 일에 대한 지혜를, 남성을 포함한 일반 독자에게는 여성 과학자 또는 ‘유리천장을 깨나가는’ 여성들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줄 것이다. 무엇보다도 여중고생이라면, 여기서 소개되는 여성 과학자를 롤 모델 삼아 자신의 꿈을 키워나가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다.
microRNA를 통한 유전자 및 세포 조절을 이해하는 연구를 다방면에 걸쳐 해왔다. 서울대학교 미생물학과에서 학부와 석사 과정을 마치고 옥스퍼드대학교에서 생화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기초과학연구원 RNA 연구단장이며 서울대학교 생명과학부 교수이다. 국내 기초과학 분야의 권위자들이 선정한, 노벨상 수상에 가장 유력한 한국인 후보로 꼽힌다.
한국해양연구원 첫번째 여성 연구원 출신이자 여성 최초로 극지연구소장에 취임해 쇄빙연구선 아라온 호의 건조와 운영, 남극장보고과학기지 건설을 주도했다. 서울대학교 미생물학과에서 학사·석사 과정을 마치고 독일 브라운슈바이크 공대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지금은 극한 미생물 연구로 안식년을 보내고 있으며, 과학기술진흥훈장 혁신장 등을 받았다.
서울대학교 화학생물공학부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 동 학과 에서 박사 학위를 취득한 후 UC 버클리에서 박사후연구원을 지냈다. 2013년 John Wiley & Sons Young Scientist Award, 2014년 POSCO 기술상, 2015년 올해의 여성과학기술자상, 2016년 젊은과학자상, IUPAC Young Polymer Scientst Award, 2017년 미국 물리학회 Dillon Medal을 수상했다. 현재 포스텍 화학과 교수를 역임하고 있으며, 공저로 《과학하는 여자들》이 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소 최초 여성 소장과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초대 원장을 역임하고 현재 충남대학교 분석과학기술대학원 원장으로 재직하고 있다. 숙명여자대학교 약학대학에서 학사·석사·박사 학위를 받은 뒤 영국 런던대학교 킹스칼리지에서 박사 후 과정을 마쳤다. 대영제국 지휘관훈장 등을 받았고, 저서로 『보이지 않는 진실을 보는 사람들』이 있다.
정수론 학자로 전자통신과 암호이론의 응용 등에 기여했다. 이화여자대학교 수학과를 나와 미국 템플대학교에서 이학박사 후 콜로라도대학교 조교수를 거쳐 현재는 포항공과대학교 교수로 근무하고 있다. 대한수학회 논문상, 닮고 싶고 되고 싶은 과학기술인, 아모레퍼시픽 여성과학자상 등을 수상했으며, 2013년에는 미국 수학회 펠로에 선정되었다.
여자가 이공계에서 일한다는 것
그리고
과학이 좋아서 과학자의 길을 걷는다는 것
이 책에서 다섯 명의 여성 과학자들은 RNA, 극지 연구, 과학수사, 인공 근육, 수학 분야에서 남다른 성과를 내오기까지, 꿈/좌절/희망을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이들은 하나같이 과학이 좋아서 과학의 길을 걷게 되었다고 말한다. 그 뒤에는 딸의 꿈에 한계를 긋지 않는 부모가 있었다.
하지만 여자가 이공계에서 일하기란 여전히 쉽지 않다. 경력단절을 겪고 사법고시를 준비했다든지, 연구소에서 잔심부름만 시켜 퇴사를 고민한 시간도 있었다. 여성에게 쏠린 육아 부담으로 전쟁 같은 하루하루를 보내기도 한다. 이들이 버틸 수 있었던 것은 ‘스타트업’만큼이나 불확실하지만 짜릿한 성취를 맛보게 하는 연구 그 자체였다.
『과학하는 여자들』은 학창 시절, 직업 선택뿐 아니라 각자의 연구 분야 또한 흥미롭게 풀어낸다.
노벨상 유력 후보자부터
국과수와 극지연구소 소장까지
[생명과학자 김빛내리] 암세포의 성장과 사멸을 조절하는 마이크로 RNA(miRNA)를 발견했다. 연구 초기만 해도 RNA 연구가 주목 받지 못해, 2억 원의 빚을 지고 연일 밤잠을 설쳤다.
[수학자 최영주] 공부와 담 쌓고 지내다가 중학생이 되었을 때, ‘인간이 엮인 일치고 달라지지 않는 건 없다’는 철학적 고민에 빠졌다. 그때 구원한 것이 불변의 진리, 수학이었다.
[과학수사 정희선] 약대 동기들은 모두 약사가 되었는데, 혼자서 그 험하다는 과학수사연구소에 입사했다. 입사 초엔 커피만 타야 해서 매일 사표를 품고 다녔다. 3년만 다닐 줄 알았다.
[극지연구 이홍금] 어릴 적 꿈은 ‘현모양처’. 호기심만 많았지 진로가 불투명했는데, 마지막이란 생각으로 전공을 파보니 뜻밖에 흥미로웠다. 몇 번 모험 끝에 남극까지 가게 되었다.
[화학공학자 박문정] 대학원 시절, 교통사고를 입고도 값비싼 실험재료를 날릴까봐 연구실로 뛰어갔다. 육아에 분주한 나날이지만, 장애우가 인공근육을 사용할 날을 꿈꾸며 연구한다.
여전히 ‘여성’ 이라는 구분이 유효한 까닭
여전히 우리는 누군가의 직업을 말할 때 ‘여성’이라는 꼬리말을 붙인다. 이에 두 가지 상반된 반응이 나올 수 있다.
“굳이 그렇게 구분해야 하는가? 무엇이 다르다고?”
“영향력 있는 자리로 갈수록 여성이 소수이니, 롤 모델이 필요하다.”
이 책의 저자들은 꽤나 솔직하게 인생과 일을 털어놓는다. 이들은 이공계가 남자들의 영역인지 따져보지도 않고, 그저 과학이 좋아서 이공계를 선택했다. 그러나 그들 역시 ‘여성’이기 때문에 여러 장애물을 만날 수밖에 없었다.
여성 후배들에게 던지는 책의 메시지는 한마디로 요약된다. 자신들도 매일 고민하고 정답은 모르지만, 함께 나아가보자는 것이다.
*올해의 여성과학기술자상:
우수한 연구개발성과로 과학기술발전에 이바지한 여성과학기술인에게 수여하는 상으로 미래창조과학부가 주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