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다 미리의 모든 작품에서 우리는 일관된 이야기와 만난다. 평범한 오늘을 소중하게 여길 줄 아는 태도가 곧 행복이라는 이야기. 단단한 우리의 삶은 유명인사의 명언 한 줄로 행복해지거나 변화를 맞이하거나 하지 않는다. 일상적으로 꾸준하게 행복을 말하는 사람, 그 사람의 세계, 그 사람의 언어와 지속적으로 만났을 때 조금씩 행복해진다. 그 소중한 세계와 만난다.
마스다 미리의 인생론과 행복론이 담긴 2권의 책을 시리즈로 묶었다. 30대 일러스트레이터 쓰유쿠사의 이야기가 담긴 『누구나의 일생』과 40대 싱글 직장인 히토미의 연애 이야기가 담긴 『행복은 누구나 가질 수 있다』이다. 각각 독립적인 작품이지만, 작가의 세계와 더 진하게 만날 수 있도록 특별판으로 준비했다.
마스다 미리의 작품 중에 이 작품은 특별하다. 소소한 일상, 행복, 평범함이라는 주제로 친숙한 마스다 미리 작가가 이 작품에서 선보이는 반전은 그가 가진 힘의 모습이다. 이는 곧 우리의 평범한 일상이 갖고 있는 힘을 대변하는 것 같아 감동이 천천히 밀려와 오랫동안 머문다.『누구나의 일생』은 30대 일러스트레이터 나쓰코의 이야기이다. 시간적 배경은 ‘코로나 시기’로, 마스다 미리 작가가 그려왔던 일상의 소중함이 더욱 와닿던 때이다.
이 시기 우리는 ‘일상적으로 더 이상 못하는 것’들을 일상적으로 받아들였다. 일상은 당연한 것과 당연하지 않은 것으로 이루어져 있음을 알게 되었다. 이 작품에서 마스다 미리는 두 세계를 모두 다루기에, ‘일상’에서 ‘일생’을 그리는 작가로 나아간다. 우리에게 삶이 있듯 죽음이 있다는 사실을 담백하게 그린다. 그래서 내일이 오늘처럼 평온하리라 더는 기대하지 않지만,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는 걸 알기에 오히려 절망 없이 오늘을 살 수 있는 것, 그런 오늘이 모여 ‘한 일생’이 되는 이야기를 전한다.
경희대학교 철학과를 졸업하고 일본 지바대학원 일본근대문학 석사과정을 수료했다. 마스다 미리의 ‘수짱’ 시리즈를 비롯해 다니구치 지로, 온다 리쿠, 미야자와 겐지 등 굵직한 작가들의 작품과 『은하철도 저 너머에』 『설레는 일 그런 거 없습니다』 『퐁 카페의 마음 배달 고양이』 등 개성적인 소설들을 번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