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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로점] 서가 단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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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미스러운 스캔들에 휘말려 학교 교사를 그만둔 지 4개월째. 생의 의미도 재미도 잃은 채 아래로 아래로만 침잠하던 스물여섯 살 청년 기자키에게 어느 날 친구가 하와이 여행을 권했다. “그 섬에 ‘호텔 피베리’라는 작은 숙소가 있는데 말이야, 그곳에는 누구든 딱 한 번만 묵을 수 있어. 재방문이 허용되지 않는 특이한 호텔이지.”
간단하게 짐을 꾸려 도착한 ‘호텔 피베리’는 작고 조용하고 아름다웠다. 이곳에 묵고 있는 여행자는 기자키를 포함해 다섯 명. 안주인이 차려내는 음식은 맛있었고, 시시각각 변하는 하와이의 풍경도 좋았다. 그렇게 안온한 평화가 이어지던 어느 날, 한 투숙객이 호텔 풀장에서 익사한 채 발견된다. 이틀 후 또 한 명이 오토바이 사고로 사망하자 남아있는 사람들 사이에는 불안한 공기가 휘몰아치는데…. 1장~7장 : 주인공의 불온한 심리에 대한 묘사가 압권이다. 작가의 섬세한 문장 덕에 흡사 내가 주인공과 함께 현실을 도피해 하와이를 여행하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 삶이 명쾌하게 끝나지 않는 것처럼, 여운 가득한 소설의 결말과 하와이라는 여행지의 상쾌한 풍경이 대비되며 강한 인상을 남긴다. : 다양한 표정을 지닌 하와이에 대한 아름다운 묘사, 그리고 소설이 자아내는 불안한 서사가 절묘하게 어우러진다. 미스터리와 로맨스를 넘나드는 문장에 이끌려 단숨에 읽었다. ―마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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