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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로점] 서가 단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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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주중앙도서관 기획, 파주출신 작가 박생강이 쓰고 파주에 사는 화가 오승민이 만든 작품으로, 파주의 생생한 지리와 역사, 전설이 어우러진 미스터리 환상소설이다. 이 소설은 파주에, 밤새 우박과 함께 종이학이 떨어진 사건으로 시작한다.
환상박물관 술이홀의 이무기 관장은 자신을 대신에 여의주의 공간으로 들어가 문제를 해결해줄 아르바이트생을 뽑기 위해 종이학을 날려 보낸다. 하지만 누구도 펼쳐보지 않고 두 아이만이 종이학을 펼쳐보고 환상박물관 술이홀로 초대된다. 평범한 중학생인 수호와 장대높이뛰기 선수였지만 부상을 극복하지 못하고 마음에 병을 앓고 있는 윤지는, 이무기의 기대대로, 환상박물관 술이홀에 닥친 위기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인가? : 아주 오래된 이야기의 나라 파주, 천년 후에도 살아남을 이야기
‘술이홀’이라면 얼핏 외국어처럼 들리지만, 이것은 파주의 아주 먼 옛날 이름이다. 이곳을 ‘술이홀’로 부르던 때는 1,700년쯤 전인 삼국시대부터다. 원래 이곳은 백제 땅이었는데, 475년부터는 고구려의 영토가 되었다가, 결국 신라가 차지했다. 삼국시대를 관통하며 세 나라 모두의 땅이었다는 오래전 역사가 흥미롭다. 지금도 파주의 일부는 군사분계선으로 잘려 북쪽에 있다. 이렇게 파주는 지난 2천 년 동안 한반도 전체에서 가장 곡절과 부침이 많았던 곳이다. 그러니 이런 세월만큼이나 당연히, 이 땅 구석구석엔 수많은 이야기가 숨어 있다. 아주 오래된 이야기의 나라, 파주에서 태어나 자란 소설가 박생강은, 자신의 고향 땅 발밑에 묻혀 있던 이야기의 원석들을 캐낸다. 그리고는 천년 후에도 살아남을 이야기로 만들었다. 『환상박물관 술이홀』 속에선 지금의 우리가 ‘그 옛날의 전설’이 될 것이다. 말 그대로 ‘오래된 미래’가 구현된 작품이랄까. 공공기관인 파주중앙도서관의 후원으로 소설이 시작되었던 점 또한 특별하다. 『환상박물관 술이홀』 은 여러모로 의미심장한 작품이다. : 『파주 보물찾기』에서 『환상박물관 술이홀』이 나오기까지
2020년 여행에세이 「파주보물찾기」는 이러한 상주작가 지원사업 중 하나였다. <파주 보물찾기>는 시민들이 파주에서의 추억이 담긴 장소를 제출하면, 작가가 직접 찾아가 작가의 시선으로 파주를 기록하는 에세이 형식의 파주 여행기이다. 시민들이 추억하는 장소와 작가가 추억하는 장소를 적절히 안배하여 방문지를 선정하였다. 작가는 이미 많이 알려져 있어 식상할 것 같았던 문화재를 새롭고 경쾌한 시각으로 그려내기도 하고, 골목길의 벽화에서 상상의 보따리를 만들기도 하고, 전통시장과 민북관광을 연결하여 판타지 세계로 안내하기도 하였다. 사라져 갈 금촌 골목길의 추억과 돌기와집에서 끝없이 나오는 보물들이 무엇일지 궁금증을 자아내기고 하였고, 월롱의 노란기차 도서관을 정감있게 그려주기도 하였다. 작가가 써 내려간 파주 이야기를 모아 엮어 『파주보물찾기』라는 작은 책이 만들어졌다. 책이 출간된 이후, 여기저기서 이 책을 구할 수 있는지 문의가 이어졌다. 파주를 알릴 수 있는 좋은 기회라서 원하는 모든 곳에 배포하고 싶었지만, 지원사업의 한계로 한정된 부수만을 제작?배포할 수 밖에 없었다. 그 때 우리는 이 책이 비매품이 아니라 읽고자 하는 사람 누구나 볼 수 있으면 좋겠다라고 생각했다. 이런 바람을 담아 「파주 보물찾기 시즌2」로 기획된 것이 바로 『환상박물관 술이홀』이다. 「파주 보물찾기」는 작가가 소풍 가듯이 파주의 곳곳을 다니며 취재하면서 써 내려갔던 에세이였다면, 『환상박물관 술이홀』은 파주의 갖가지 자원들을 소재 삼아 작가 특유의 판타지적 상상력을 보태어 탄생한 창작물이다. 『환상박물관 술이홀』은 총 10회로 기획되었고, 매달 말일에 도서관 홈페이지와 블로그, 페이스북과 인스타 등 SNS을 통해 파주를 널리 알리고자 하였다. 『환상박물관 술이홀』은 술이홀이라는 제목에서 보여지듯이 파주의 옛 지명과 고려시대 숙박기관이었던 혜음원이라는 장소적 배경을 기반으로 파주에 대한 무한한 상상력을 자극하고 있다. 적성의 천연기념물인 물푸레나무, 금촌 돌기와집에서 발견한 곰방대와 재봉틀, 감악산, 심학산, 명학산 열매의 정령들, 공릉과 순릉의 장순황후와 공혜왕후에서 허준선생에 이르기까지 파주의 역사적 문화적 사실들이 환상박물관에서 꼭 필요한 소재로 적재적소에서 등장한다. 보광천, 문산천, 임진나루 등이 임진강을 중심으로 흐르고 뒤엉킨 파주의 역사를 만나게 하고, 삼국시대부터 한국전쟁까지 수많은 전쟁과 전쟁의 흔적들이 여전히 긴장 상태로 머물고 있는 파주를 역동적 환상의 세계로 초대하고 있다. 문화관광 책자에서 봤을 법한 딱딱하고 무거운 소재들이 『환상박물관 술이홀』에서는 재기발랄하고 재치 있는 역할과 기능으로 새롭게 태어난다. 평화를 소망하는 이무기의 염원을 해결하는 윤지와 수호의 환상 모험이 시작부터 끝까지 박진감 넘치게 읽히면서 책장을 덮는 순간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파주의 전통과 역사자원에 자연스럽게 익숙해지게 된다. 『환상박물관 술이홀』은 박생강 작가 특유의 경쾌함과 발랄함, 블랙유머가 녹아있는 판타스틱한 모험기로 세속적 물신의 기호와 전통적 문학의 기호를 믹스매치하겠다는 작가의 계획을 유감없이 발휘한 작품이다. 특히 윤지와 수호의 청소년기 고민과 갈등이 솔직하게 드러나고, 미지의 세계에 대한 호기심이 ‘파주’라는 지역적 소재를 기반으로 펼쳐졌다는 데에서 환상과 모험이 지역정보와 어우러져 새로운 문학작품으로 이어졌다는 성과를 낳았다. ‘도서관’의 상상력이 작가의 상상력을 거쳐 문학작품으로 세상에 나올 수 있게 되었다는 데서 어린이와 청소년 뿐만 아니라 성인들도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작품이다. 이 책을 추천한 다른 분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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