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수지 작가의 어른들을 위한 그림책. 부모님의 재혼으로 천덕꾸러기가 된 주인공은 여름 방학 동안 시골 할머니 댁에 맡겨진다. 그곳에서 자신처럼 시골집 마당에 방치된 똥개를 만나게 된다. 주인공은 개가 묶여 있던 감나무의 색을 따서 '카키'라는 이름을 붙여 준다. 그렇게 카키와 함께 무료한 여름날을 보내게 되고…
어디로든 가고 싶었지만 어디로도 갈 수 없었던 유년 시절의 나날들. 고인 듯 흐르지 않고 영원히 머물러 있을 것만 같았던 그 여름날이 귓가에 맴도는 매미 소리처럼 기억 속에 맴돈다.
한수지 (지은이)의 말
2019년 겨울 브뤼셀에서 부전공으로 듣던 만화 수업 중에 만든 이야기가 처음 출간하는 책이 될 줄은 전혀 몰랐습니다. 그 당시 할아버지가 돌아가신 지 얼마 안 되었을 무렵이라 할아버지와 할아버지가 사셨던 시골에 대한 많은 생각이 들어 이 이야기를 만들게 되었습니다.
어릴 적부터 시골 개를 보며 느껴 왔던 기억과 예민하고 불안했던 제 청소년기의 감정들을 투영시킨 작품입니다. 주인공에게 카키가 위안이 되었듯 이 책이 읽는 분들에게 자그마한 위안이 된다면 참 좋겠습니다.
카키를 좋아해 주시고 출간의 기회를 주신 대표님과 그림책을 가르쳐 주신 Anne Quevy 교수님, 늘 응원해 주는 가족과 친구들에게 깊은 고마움을 전합니다. 특히 타지에서 글쓰기의 어려움을 겪을 때마다 도와준 재능 많은 친구와 언제나 쉴 곳이 되어 주는 짝꿍에게 말로 다할 수 없는 고마움을 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