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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시선 136권. 이재연 시인의 두 번째 시집. 이 시집에서 우리가 만나게 되는 시적 상황들은 대체적으로 일상적 삶의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작품을 읽어 가는 독자들에게는 낯선 감각을 불러일으키는데 그 이유 역시 시인만의 시간 위에서 그 사건들이 펼쳐져 있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 새의 심장으로 노래하는 시인이 있다. 그는 천상과 지상을 오가며 덧없이 사라지는 순간들을 통찰하는 시인이다. 광장만 남은 광장에서 하늘의 체온을 그리워하는 시인의 손에는 흰빛이 있다. 흰빛은 시인의 삶을 견인하는 마음의 근력이요 순결한 에너지다. 이곳에 부재하는 이와의 통화를 기다리며 혼자 있는 낮달을 바라보고 있는 시인은 거친 질감의 세계를 호흡하면서 “수식어를 하나씩 버리고 있는 겨울나무”를 만나기도 하고(「평범한 나의 신」), 말없이 귀가하는 사람들의 뒷모습에서 천사의 얼굴을 발견하기도 한다. 그는 햇살이 땅에 떨어지는 소리를 듣는 귀 밝은 시인으로 기원과 현실의 충돌이 연속되는 눈앞의 “외딴 강”을 건너는 중이다(「신과 아이」). 이방인처럼 격절의 시간을 관통하면서 강 건너 다른 풍경을 따듯하게 보듬어 안는 시인은 익숙한 감각의 흔적을 지우고, 정신의 열도와 사유의 깊이를 확보한 특별한 시의 자리에 있다. 그의 고유한 발성과 감각이 심화, 확장된 이번 시집에 여러 날 몸을 의탁하여 시의 온기를 느끼는 호사를 누려도 좋겠다. 몸에 별을 그려 넣으며 살고 있는 이재연표 시의 집에는 “색이 다 바래지고 난 후의 빛”과(「눈이 내리는 구간」) “어두워질수록 점점 밝아져 가는 나무들”이 있기 때문이다(「내가 아주 어린 떡갈나무였을 때」).

최근작 :<화요일이었고 비는 오지 않았다>,<쓸쓸함이 아직도 신비로웠다> … 총 2종 (모두보기)
소개 :전라남도 장흥에서 태어났다. 광주대학교 문예창작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석사 학위를 취득했다. 2012년 제1회 오장환신인문학상을 수상하면서 시인으로 등단했다. 시집 [쓸쓸함이 아직도 신비로웠다] [화요일이었고 비는 오지 않았다]를 썼다.

이재연 (지은이)의 말
이곳을 떠난 사람들의 이름이 하나 둘
가슴에 불을 밝히면
차가운 바람이 불었다

손에 닿지 않으면

이국적인 나무의 이름을 다 잊어버리는
외곽의 여름이었다

침묵이 가능한 세계에 눈이 쌓이고
따뜻해지기를 바랐다